미국 유학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살던 곳은 University of Illnois at Chicago 인근의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머리를 깎으러 미용실에 갔고 차례가 되어 미용 의자에 앉았습니다. 미용사는 후덕한 외모의 히스패닉 아주머니였습니다. 머리를 깎다가 호기심으로 한국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미용사에게 질문했는데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까다롭고(picky), 머리카락도 굵고, 팁도 안 줘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대답이었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국인을 대표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이발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시카고의 따가운 햇살 덕에 안 그래도 까맣게 탄 얼굴에 히스패닉 아주머니의 투박한 미용 솜씨까지 더해져 영락없는 farmer의 모습이 되었지만 만족감을 표하고 팁도 두둑하게 챙겨준 후 미용실을 나왔습니다. 당시에 한국 교민들을 만나는 일도 더러 있었는데 교민 사회도 서로 그다지 돈독하지는 않은지 대면하여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인 특유의 ‘정’문화는 점점 퇴색하고 경쟁 사회 특유의 깐깐함과 이기심이 팽배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저도 점점
한여름에는 곰탕에 대해서 쓰더니 시원해지기 시작하니까 콩국수 타령입니다. 청개구리 같은 필자의 성격을 굳이 부인하진 않지만, 날씨에 따라서 주제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곰탕이든 콩국수든 그 매력에 빠지면 계절과는 상관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콩국수에 대해서 조금만 찾아보아도 이익의 ‘성호사설’과 19세기 조리서인 ‘시의전서’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1723년 쓰여진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맷돌에 갈아 정액만 취해서 두부로 만들면 남은 찌끼도 얼마든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을만하다’라는 콩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19세기 말 요리서인 ‘시의전서’에 ‘콩을 물에 불려 살짝 데쳐서 가는 체에 밭쳐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밀국수를 밀고, 웃기는 밀국수와 같이 한다’라는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콩국수는 콩을 수 시간 동안 불린 후에, 살짝 삶은 후 갈아서 만든 콩국에 국수를 넣어 먹는 것입니다. 이번에 주목할 단어는 ‘살짝’이라는 단어입니다. 양에 따라 살짝이라는 시간은 달라집니다. 2인분 정도에서는 10분 정도 삶는다고 하고, 양이 많아질수록 삶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결 같은 것은 덜 삶으면 비린내가 나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에게 꼭 찾아오는 고민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책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집이 무지 넓거나, 아직 그 정도의 책을 모으지 못했다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꾸준하게 책을 사서 읽는다면 곧 닥치게 될 현실입니다. 저에게도 몇 년 전부터 현실이 되었습니다. 책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해지니 집안이 정리가 안 되고 넘치는 책을 쌓아올려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해결될 일이지만 현실은 책을 버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책을 버린다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다 읽지 못한 책들도 많았지만 언젠가는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책은 또 한 번 읽을 것이라고 늘 마음의 짐처럼 생각했습니다. 큰맘을 먹고 책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잘했다 싶었습니다. 마음의 짐이 덜어졌습니다. 집안이 말끔하게 정리되고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내원하신 노인 환자 중엔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걸리신 게 아닐까 의심이 드는 환자가 종종 계십니다. 우리 치과를 오래 다니셨음에도 치료받은 것을 잊어버리시는 것은 예사요, 벌써 5년 넘게 정기 검진을 해드렸는데 서먹해 하신다거나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최근에 어떤 할머니를 아들이 모시고 왔어요. 치주염이 심해 어금니를 더 쓰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 한사코 이가 괜찮다고 주장하시더라고요. 아드님이 식사할 때마다 불편하다고 하시니 이를 빼 달라고 하시길래 발치를 시행했지만, 어딘지 석연치 않더라고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익명 우리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어 간다는 증거 중 하나는 진료실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점점 더 많이 만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확대보기가능합니다 김경남 위원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기기표준개발심사위원회
사건개요 교정치료 시작 2년 뒤 치아 교정용 와이어 장착 상태에서 식사 중 좌측 하악 구치부의 치아 교정용 와이어가 절단되어 삼킨 뒤 타병원 내원하여 경과관찰하며 체외 배출됨을 확인하였고, 와이어 제거 과정에서 피신청인의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였음. 치료과정 신청인(여/43세)은 피신청인의원 내원하여 교정치료 시작함. 2년 뒤 교정 치료 지속 중 ‘삼겹살과 쌈으로 저녁식사를 하던 중 치아교정기(어금니 쪽 고정하는 철사)를 삼킨 것 같아 걱정된다’를 주소로 타병원 응급실 내원하여 X-ray 검사(사진1 참조)상 1.1 cm 교정용 철사가 위에서 확인되어 내시경으로 제거 시도하였으나 제거되지 않음. 다음날 신청인은 타병원 X-ray 검사(사진2 참조)상 절단된 1~2 cm 정도의 와이어가 위에서 소장으로 내려가고 있음을 피신청인의원에 알리고, 교정장치 제거를 원하여 제거 받았으며, 이후 3~4일 경과관찰 후 재내원하기로 함. 사건 발생 6일 후 타병원 X-ray 검사상 와이어의 체외 배출을 확인(사진3 참조)하였고, 피신청인의원 내원하여 와이어가 제거되었음을 알리고, 상하악 고정식 유지장치를 원한다
환자와 첫 인사를 나눈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침습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손을 사용하지 않고 진료를 보는 다른 과가 부러울 때가 있다. 바른 자세로 진료를 하려고 노력하더라도 하루 종일 환자를 보고나면 온몸이 뻐근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와 처방만으로 치료를 행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참을 거친 후에야 진단과 치료의 성패를 알 수 있고, 그마저도 완전한 결과가 아닐 수 있어 답답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최신 검사 방법으로도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정신적인 영역이라면 더욱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이 정신과 관련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활발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고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순간조차도 전혀 그럴만한 기색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홀로 있을 때면 힘든 부분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차차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외적으로 증상과 징후가 발현되는 일반적인 질병과는 달리 정신질환의 경우 가까운 주변인들뿐 아니라 본인조차도 이상 유무를 깨닫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건강보험 청구 및 현지실사와 관련해서 모두 6회를 연속해서 기고한 결과 여러 원장님들이 빠르게 반응하여 벌써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정보를 제공한 필자로서 고마움과 반가움이 앞선다. 이번 글은 마지막으로 건강보험 현지실사에 보다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하여 정리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건강보험 청구와 현지실사를 원장님 홀로 대응하지 마시고 저희와 같은 외부의 전문가를 잘 활용하시라는 점이다. 첫째, 유비무환의 대응 방안이다. 군대에서 많이 들었던 용어 같아서 반갑지는 않지만 건강보험 현지실사에 미리 대응해 놓는다면 그만큼 현지실사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게 된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을 청구하는 일체의 과정을 미리 점검하여 현지실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찾아서 잘못 청구된 부분을 올바르게 청구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현지조사 대상기관으로 선정되는 비율이 1~2%에 불과하여 우리 의원은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마의 기대감으로 불안감을 가진 상태로 의원을 운영하기 보다는 비용이 들더라도 사전에 점검하여 깨끗한 보험청구 의료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잘못된 청구방법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정당하게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확대보기가능합니다 최윤정 교수 ·연세치대 교정과
여름 한낮, 무겁게 내려 앉은 공기 속에서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김규식 교수님을 보내드렸던 황망했던 2018년 8월 22일 지난 여름을 떠올립니다. 언젠가 삶의 발자국을 차분히 정리하시던 노년의 교수님을 뵈며, 훗날 맞닥뜨리게 될 영원한 이별이 찾아올 때 ‘슬픔에 묻혀 감사했다고 말하는 기회를 놓쳐선 안되겠다’던 흉금은 갑작스레 날아든 교수님의 부음 앞에 한낱 공상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을 떠나신지 1년이 지난 오늘, 비로소 눈물을 거두고 우리 구강악안면외과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치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를 바라보며, 늦은 감사를 전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서울대학교치과대학 및 치의학대학원과 국내 구강악안면외과의 기틀을 만들고 선진대열에 오르게 한 학계의 큰 기둥이셨습니다. 6·25사변이 발발한 1950년 서울대학교치과대학에 입학하시고 군복무 후 구강악안면외과교실에 입문하신 선생님께서는 전쟁 후 열악한 의료 환경속에서 구강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해줄 수 있는 치과의사를 양성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밤낮 비지땀을 흘리시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셨습니다. 특히 서울대학교치과대학 학장과 치대부속병원장 재임시절 온화하고 겸손하시며 탁월한 판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얼마 전 제가 소속되어 있는 충북지부와 심평원 대전지원이 함께 “미청구 진료비 찾기”를 시행 했습니다. 보험진료를 한 후 보험청구 했던 내역이 반송, 심사불능 되었는데도 반송, 심사불능 된 것을 알지 못해서 보완청구를 하지 않아 받아가지 못한 진료비를 찾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인데요, 심평원 대전지원 뿐 아니라 전국 각 심평원 지원이 이런 캠페인을 가끔 시행하고 있습니다. 요양기관업무포털(http://biz.hira.or.kr) 또는 심평원 진료비청구 프로그램에서 “미청구 진료비”를 조회하여 미청구 또는 반송건에 대해서는 다시 청구를 하고, 심사불능 된 것에 대해서는 수진자 조회 등 사유 보완 후 보완청구를 하라고 이런 캠페인을 합니다. 미청구 진료비 찾기에서 조회해 보신 후, 불능 사유에 따라 아래와 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그림 1,2> (보완청구 방법은 사용하시는 청구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니 청구프로그램 회사에 문의하세요.) 심평원 대전지원의 자료에 의하면, 충북지부의 경우 수진자 자격 불일치나 틀니, 임플란트 등록번호가 달라 심사불능 된 경우가 많았으며, 상당수는 환자 내원시마다 수진자 자격조회를 했다면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