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어떤 분이 업체에 문의할 것이 있어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는 상담원이 맨 먼저 하는 말이 “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신 분의 말이, 자기가 알기에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고귀하고도 어려운 일이라 쉽게 읊어댈 수 있는 말이 아닌데, 현실적이지도 않은 말을 저렇게 쉽게들 해대니 현대인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것이 더욱 믿어지지 않는 것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일면 고개가 주억거려지기도 하는 그분의 말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 나는 스님이 본래 다 하나라고 하시는 말씀도 마음에서는 하나도 안 받아들여져요. 너와 내가 이렇게 엄연한데 자꾸 하나라고 하시니…….” ‘우리는 하나’라는 말도 흔한 말이고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말도 흔한 말입니다. 모두가 이렇게 각각 다 다른데 하나라고 하는 건 왜 하나라고 하며 너와 나라는 구분은 또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가요? 씨앗을 심어 과일을 수확할 때도 얼핏 보면 모두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크기나 색깔·맛·모양·냄새 등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러니 다르다고 하는 건 형체·색깔·소리·맛·냄새·감촉·생각
황규선 <전 국회의원> 名正言順(명정언순)이란 말이 있다. 명칭(이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이 정당해야만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뜻대로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름은 간단명료할수록 정체성이 뚜렷하고 설득력이 강한 것이다.삶과 관련된 사물의 이름을 살펴보면 그 중요성이 클수록 단순함을 짐작케 한다.자연계에서 보면 해. 달. 별. 땅. 산. 물. 논. 밭. 집 등등 단음절 이름일수록 중요한 것들이다. 인체에서도 눈. 코. 입. 귀. 손. 발. 배. 등. 목 등등 단음절이고 먹고 사는 것에서도 쌀. 밥. 떡. 술. 벼. 콩. 조. 깨 등등 단순한 명칭들이다.일언이 폐지하고 우리 의료계에서 부르는 명칭도 대동소이하다.근세 이전까지만 해도 의료인에 대한 명칭이 의원이나 의생이라 불러왔고 의사라는 명칭은 근 현세에서 사용하게 된 명칭이다. 현대에는 내과의사, 외과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으로 부르는 것도 정체성이 부족하여 내과라 하더라도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등을 붙여서 부르게 되고 치과에서도 전문의 제도가 정착되면 ‘교정전문치과의사’ ‘치주전문치과의사’등이 붙여지는 긴 이름이 생길 것이다.작금에는 “치과의사 심화교육 수련제도(AGD)”라는 긴
Don"t worry, be happy!2009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요즈음 너무 어려우시죠?형식적인 새해인사나 덕담은 생략하겠습니다.쓸데 없는 빈말로 힘든 상황에 계신 여러 독자님들의 기분을 더욱 상하게 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 때문입니다.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이러한 경기침체는 단기간에 끝 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만 참으십시오.저는 어려움이 있을 때면 항상 군대시절을 생각하고 위안을 삼습니다.제대를 몇 달 남겨 두었던 군대에서의 마지막 겨울, 의무대에 군의관들이 모여 앉아 깡소주를 마시면서 제대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 하루 달력의 숫자에 엑스표를 치던 그날들 말입니다.그 때의 하루는 지금보다 열배쯤 길게 느껴졌고 또 그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지금이 어렵다고 해도 그 생활에 비하면 너무 호화스럽다 못해 사치스럽기까지 합니다.현재 많이 힘드시더라도 과거에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잘 견뎌 내시길 바랍니다.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줍니다. 세월은 사람을 절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만 사람은 세월의 흐름을 인자한 눈빛으로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지켜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요사이 들려오
신흥식 노무사 노무법인 한길 본사 대표연락처 : 02-583-7766 성희롱이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추행을 포함한 성희롱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법적분쟁과는 별도로, 이로 인한 회사 이미지실추 및 회사차원의 손해배상문제 제기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성희롱은 조직구성원의 사기저하 등으로 이어져 업무능률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사업주는 성희롱 예방을 위하여 연 1회 이상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교육은 관련 법령, 성희롱 발생 시의 처리 절차와 조치 기준, 성희롱 피해 근로자의 고충상담 및 구제 절차, 기타 성희롱 예방에 필요한 사항 등을 연수·조회·회의 등의 방법을 통하여 교육하여야 한다. 단, 상시 10인 미만의 근
김호영<본지 집필위원> 최근에 MBC의 ‘뉴스 후’는 ‘손 묶인 구당 왜?’ 라는 제목으로 김남수 옹에 대한 방송을 했다. 뉴스 후의 방송 내용은 그가 침사 자격만 있고, 뜸을 뜨는 구사 자격증은 없으므로 무면허 의료행위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침구사제도는 한의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사라졌기 때문에 신규면허발급은 중단이 돼 있다. 김남수 옹의 경우 침사 자격은 갖고 있었지만 침구사 제도가 없어진 이상 구사 자격을 다시 취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가 면허정지를 당했다는 소식은 뉴스나 신문 등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졌으며 유명세를 탄 그를 시기한 한의사들에 의해 면허정지가 내려진 것이 아닌가 해 한의사들에 대한 비난여론과 함께 그에 대한 동정여론이 들끓었었다. 면허정지는 한평생 침과 뜸 시술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프로그램에서 그의 제자들이 수천 명에 이르며, 침구사제도의 부활을 주장하는 그가 제자라는 사람들에게 수료증을 주는 장면을 보면 과연 그 프로그램의 내용이 바람직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뉴스 후의 진행자는 “법과 제도는 국민을 위해 필요
사용자는 노무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보호를 다하지 못하므로 인하여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부상·질병에 걸릴 경우 사용자는 이를 보상할 의무가 발생한다. 일반적인 손해배상은 불법행위나 계약위반에 따른 과실책임주의를 택하고 있는데 반하여 업무상재해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불법행위나 과실의 존재 여부를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한다. 업무상 재해보상을 사용자의 의무로서 무과실책임을 부과하고 있더라도 실제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을 때 사용자가 재해보상을 하지 못한다면 재해보상제도의 의의는 상실되고 만다. 이를 극복하고 사업주의 위험을 분산 경감시키기 위하여 산재보험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산재보험은 상시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된다. 산재보험은 강제보험으로써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성립신고를 하고 자발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사용자가 산재보험 성립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근로자에게 업무상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에 대한 보상(요양·치료기간 소득보전·장해보상 및 유족보상 등)을 실시한다. 다만, 산재보험
“나는 한평생 남에게 나쁜 일을 한 적도 없고 남한테 악담도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니 나는 따로 종교를 갖지 않아도 잘살고 있고 이렇게 살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자족하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한평생을 그런 자세로 일관되게 살아갈 수 있다든가 나쁜 일을 겪게 되었을 때조차 성숙된 인품으로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본다든가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신은 착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충분히 입력을 시켜놓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부귀강녕이 고루 갖춰진 것을 뜻한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거기에 해당되겠지요. 하지만 잘 산다는 사람일지라도 번뇌와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들도 결국 죽음을 두려워할 것이고 평소엔 가진 것을 잃게 될까 염려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사바세계를 고통의 바다라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일, 원하는 것을 욕심껏 다 가질 수 없는 일, 싫어하는 일이나 사람과 부딪히는 일 따위만으로도 삶은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것은 모두 죽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스스로 원하지 않더라도
12월이면 잦은 모임으로 누구나 부산하다.한해를 보낸다는 뜻이 담긴 忘年會라는 이름은 나름대로 이해되지만 忘年會라는 명칭은 딱히 그 의미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아마도 지난 한 해동안의 괴로웠던 일을 잊어 보자는 뜻으로 쓰이는 듯 하다.그런데 그 잊어버리려는 것이 지난 한해의 궂은일, 나쁜 일 들 뿐인가. 그 중에는 나이 하나 더 먹는 것도 잊어버리자는 의미도 있으리라. 지난 6일에는 제주에서, 10일에는 서울에서 보건의료정책과정 동문회에 참석한바 있었다.보건의료관련 CEO 과정이어서 주로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가 주요 멤버였고 여타의 직업인이라 하더라도 보건의료분야에 관련이 있는 분들이다.성인이 된 후에 만난 도반이기는 하지만 연령이나 직업. 직책. 남녀를 초월한 동창이어서 처음에는 어색했었는데 자주 만나다보니 어린시절부터 사귀어 온 듯한 친숙함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우선 제주에 있었던 모임을 살펴보자. 1박 2일의 첫째 날은 상견례 겸 분위기 있는 만찬이 준비되고 여흥으로 음주가무가 뒤따르는 흥겨운 만남이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잡히자 자이브 댄스에 몸놀림이 부산하고 기성가수 뺨치는 노래솜씨는 웃음과 즐거운 환성의 소용돌이를 자아
장주혜<본지 집필위원> 오랜만에 선후배나 동기를 마주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여자치과의사들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좀 피곤해 보이는 기색, 약간은 부스스 해진 머리 결, 살짝 주름지는 얼굴 외에 대체로 학교 다닐 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인가 싶어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아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들이다. 여자치과의사들은 별로 늙지 않는다! 남자들은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가정에서 내조를 받으면서 가사와 육아에서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둔 채 병원 일에 몰두 할 수 있다. 병원 업무가 끝난 후에도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쓰기에도 자유롭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아무 정신이 없는 채 살고 있는데도 살도 안 쪘고 늙지도 않았다면? 이 점에 있어서는 다들 고개를 갸웃한다. 공부,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능가하는 슈퍼 엘리트 여학생인 알파 걸들이 학교의 상위권 석차를 필두로 입학시험 및 각종 자격증 시험을 휩쓸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는 성적을 기준해 남녀 차별 없이 등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서 시험성적을 내는데 특출한 여자들이 각종 요직에 입성할 수 있
근로자는 노동관계법령에 의해 두텁게 보호를 받는 주체다. 노동관계법령에서는 근로자에게는 권리를 사용자에게는 의무를 규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제공의무를 기본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근로제공은 반드시 노동력을 목적에 따라 실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으로 족하다. 근로자가 노동력을 사용자로 하여금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둔 이상 사용자가 이를 활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근로제공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된다. 제공할 근로의 내용·장소·수행방법 등은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약정을 통해 사전에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공할 근로의 내용과 방법 등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미리 구체적으로 약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계약에는 포괄적으로 약정하고 구체적인 노무제공은 그때그때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아 이를 이행하게 된다. 즉 근로제공의무는 근로자가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에 맡기고 사용자의 포괄적 내지 구체적인 지휘명령에 따라 근로를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이 근로제공의무는 사용자의 지휘·명령권을 예정하고 있고, 이 권한의 행사에 의해 근로계약의 내용이 구체적으
동료 선배님 한 분에게 아이들 공부문제로 상담을 받다가 요즘 대세가 돼버린 듯한 미국유학을 제안받았다. 미국사회에는 가장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이 공존하는 나라라고 한다. 따라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무진장해 사고와 시야를 넓히기 위해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야 한다고 한다. 사실 미제는 아니지만 개량된 미제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언어의 공통어로 자리잡은 영어는 이미 한국사회에서 초등학교 시절, 심지어 유치원생부터 영어교육을 위해 아이들을 경쟁속으로 내몰며 한편으로 막연한 빈부의 차를 느끼게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경쟁력있는 필요한 도구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영어와 함께 1, 2차 세계 대전이후 최대의 채권국으로 발돋움하며, 영국의 파운드를 물리치고 이후 전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잡은 달러 또한 한국 경제를 달러경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사회도 지배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영향력은 이미 2/3를 차지한다고 하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뿐만 아니라 매년 각종의 노벨상으로 석권하며, 달나라와 우주를 향해 무한히 도전하는 것도 대부분이 미제들이다. 우리 나라만이 그러한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이미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