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잦은 모임으로 누구나 부산하다.한해를 보낸다는 뜻이 담긴 忘年會라는 이름은 나름대로 이해되지만 忘年會라는 명칭은 딱히 그 의미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아마도 지난 한 해동안의 괴로웠던 일을 잊어 보자는 뜻으로 쓰이는 듯 하다.그런데 그 잊어버리려는 것이 지난 한해의 궂은일, 나쁜 일 들 뿐인가. 그 중에는 나이 하나 더 먹는 것도 잊어버리자는 의미도 있으리라. 지난 6일에는 제주에서, 10일에는 서울에서 보건의료정책과정 동문회에 참석한바 있었다.보건의료관련 CEO 과정이어서 주로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가 주요 멤버였고 여타의 직업인이라 하더라도 보건의료분야에 관련이 있는 분들이다.성인이 된 후에 만난 도반이기는 하지만 연령이나 직업. 직책. 남녀를 초월한 동창이어서 처음에는 어색했었는데 자주 만나다보니 어린시절부터 사귀어 온 듯한 친숙함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우선 제주에 있었던 모임을 살펴보자. 1박 2일의 첫째 날은 상견례 겸 분위기 있는 만찬이 준비되고 여흥으로 음주가무가 뒤따르는 흥겨운 만남이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잡히자 자이브 댄스에 몸놀림이 부산하고 기성가수 뺨치는 노래솜씨는 웃음과 즐거운 환성의 소용돌이를 자아
장주혜<본지 집필위원> 오랜만에 선후배나 동기를 마주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여자치과의사들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좀 피곤해 보이는 기색, 약간은 부스스 해진 머리 결, 살짝 주름지는 얼굴 외에 대체로 학교 다닐 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인가 싶어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아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들이다. 여자치과의사들은 별로 늙지 않는다! 남자들은 경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가정에서 내조를 받으면서 가사와 육아에서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둔 채 병원 일에 몰두 할 수 있다. 병원 업무가 끝난 후에도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쓰기에도 자유롭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아무 정신이 없는 채 살고 있는데도 살도 안 쪘고 늙지도 않았다면? 이 점에 있어서는 다들 고개를 갸웃한다. 공부,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능가하는 슈퍼 엘리트 여학생인 알파 걸들이 학교의 상위권 석차를 필두로 입학시험 및 각종 자격증 시험을 휩쓸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는 성적을 기준해 남녀 차별 없이 등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서 시험성적을 내는데 특출한 여자들이 각종 요직에 입성할 수 있
근로자는 노동관계법령에 의해 두텁게 보호를 받는 주체다. 노동관계법령에서는 근로자에게는 권리를 사용자에게는 의무를 규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제공의무를 기본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근로제공은 반드시 노동력을 목적에 따라 실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으로 족하다. 근로자가 노동력을 사용자로 하여금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둔 이상 사용자가 이를 활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근로제공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된다. 제공할 근로의 내용·장소·수행방법 등은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약정을 통해 사전에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공할 근로의 내용과 방법 등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미리 구체적으로 약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계약에는 포괄적으로 약정하고 구체적인 노무제공은 그때그때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아 이를 이행하게 된다. 즉 근로제공의무는 근로자가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에 맡기고 사용자의 포괄적 내지 구체적인 지휘명령에 따라 근로를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이 근로제공의무는 사용자의 지휘·명령권을 예정하고 있고, 이 권한의 행사에 의해 근로계약의 내용이 구체적으
동료 선배님 한 분에게 아이들 공부문제로 상담을 받다가 요즘 대세가 돼버린 듯한 미국유학을 제안받았다. 미국사회에는 가장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이 공존하는 나라라고 한다. 따라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무진장해 사고와 시야를 넓히기 위해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야 한다고 한다. 사실 미제는 아니지만 개량된 미제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언어의 공통어로 자리잡은 영어는 이미 한국사회에서 초등학교 시절, 심지어 유치원생부터 영어교육을 위해 아이들을 경쟁속으로 내몰며 한편으로 막연한 빈부의 차를 느끼게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경쟁력있는 필요한 도구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영어와 함께 1, 2차 세계 대전이후 최대의 채권국으로 발돋움하며, 영국의 파운드를 물리치고 이후 전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잡은 달러 또한 한국 경제를 달러경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사회도 지배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영향력은 이미 2/3를 차지한다고 하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뿐만 아니라 매년 각종의 노벨상으로 석권하며, 달나라와 우주를 향해 무한히 도전하는 것도 대부분이 미제들이다. 우리 나라만이 그러한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이미 미
조직은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적응하게 마련이다. 가장 격심한 조직구조 변화중의 하나가 사업주체의 변경이다. 두 개의 병·의원이 하나로 합병하거나 그 반대로 동업 내지 그에 준해 운영되던 병·의원이 분리되는 경우 또는 병·의원이 그대로 운영되면서 매각되는 영업양도 등을 통해 사업주가 변경될 수 있다. 사업체 분리·합병 및 영업양도를 통해 사업주체는 변경과정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들의 임금 및 기타 근로조건 저하 없는 일자리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근로자보호의 필요성에 의해 고용승계원칙이 통용되고 있다. 고용승계는 원칙적으로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기존의 근로조건을 준수해야 하며, 고용승계 이전의 근속기간 등 기득권을 보장해야 한다. 임금 및 각종 복리후생조건을 일방적으로 하향 조정 할 수 없다. 특히 근속기간을 보장해야 함에 따라 연차휴가일수 및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년수는 고용승계 이전의 최초 입사일부터 기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고용승계전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용승계과정에서 퇴직금 적립금을 인수받거나 퇴직금
불교엔 여늬 종교와 달리 유일신이나 절대자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에 대한 가르침과 그것을 따르는 수행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종교로서의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절대자에 대한 헌신이 아니라 진리를 믿고, 진리를 배우는 서원과 수행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불교에서 말하는 구원은 자기가 자기를 구원하는 것, 마치 넘어진 사람이 제 힘으로 딛고 일어서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불교의 의식이나 수행법 속에는 부처 보살과 같은 절대자와 유사한 개념의 숭배대상이 있고 기도나 복을 비는 행위 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는 ‘깨달은 이"라는 뜻이고 모든 세상의 스승으로서 추앙을 받는 것이지 유일신이나 절대자로서 숭배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은 결코 무너지거나 사라지거나 하지 않는, 그리고 늘지도 줄지도 않는 영원한 생명의 법을 뜻하며 ‘교"는 잠시도 쉬거나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세상의 이치, 나고 죽는 삶의 도리를 의미합니다. 고로 불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누구라도 그러한 진리를 깨우쳐서 부처가 되도록 이끄는 여러 말씀과 수행 방법들입니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집을 떠나 공부 길에 들어서셨을 때 무엇부터
언어심리학 용어에 ‘칵테일 효과’ 라는 말이 있다.대화가 어려운 만큼 시끄러운 록 댄스파티 장에서라도 자신과 관련된 말은 묘하게 귀에 쏙 들어온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말 보다는 부정적인 말일수록 더 잘 들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같이 춤을 추고 있는 군중 속에서도 멀리 있는 자기 애인과 다른 남자(혹은 여자)와의 이야기에 귀가 열린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오바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된다.과연 오바마 효과는 무엇인가.아마도 오바마가 집권하면 남북문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FTA에 관한 협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 우리의 정치력에 기대하기 보다는 외세에 눈을 돌리는가?왜 우리는 우리의 정치권을 믿음직스럽게 생각지 않는가?이 의문을 풀기 위해 오바마를 살펴보자. 오바마는 미국의 연방정부 중에서 가장 작은 하와이 섬에서 아프리카 케냐출신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백인의 어머니는 흑인아버지와 이혼하고 인도네시아인과 재혼, 오바마는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 갔다가 다시 하와이로 와서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고교를 거쳐 시카고로 이주하고 명문 하버드대학에서 법률 공부를 했다. 청장년기
김 신<본지 집필위원> 십수년 전에 일본에 갔다가 그곳 소아치과 사람들이 경사났다고들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지난 주 부터 치면열구전색이 보험항목에 새로 포함됐다고 말이다. 그때 나는 이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이 의아했으나, 우리처럼 저수가 정책을 근거로 한 급여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곧 의문이 풀렸다. 우리나라도 내년 12월부터 치면열구전색이 보험급여에 포함된다. 국민들에게 의료보험의 시혜범위가 늘어난다는 것은 의료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도 일단은 반길 일이다. 급여화와 함께 수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치면열구전색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이 시술을 행하고 있는 분야의 한 사람으로서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전색의 급여화와 관련해 내 분야의 입장을 떠나 치과계과 국민, 그리고 보험의 운영자인 국가와 관련해 우려되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줄거리로 떠오른다. 첫째, 치면열구전색술은 물성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적용기법에 매우 민감한(technique-sensitive) 시술이다. 열구 내로의 침투를 쉽게 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필러 함량이 낮은 복합레진은, 중합수축
근로계약관계는 계약 당사자간 일종의 채권채무계약관계다. 계약관계는 계약 당사자 일방에 의해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사용자에 의한 계약해지(해고)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제약이 따른다. 반면 근로자에 의한 계약해지(사직)는 민법상 고용계약의 일반 원칙이 적용돼 계약해지의 자유가 인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법상 고용계약은 일방(근로자)이 상대방(사용자)에게 해지의 의사표시를 통지(사직서 제출, 구두 통보 등)하고 이를 상대방(사용자)이 응락(수리)함으로써 유효하게 해지된다. 다만, 사용자가 사직의사를 수리(동의)하지 않을 경우 사직의사 통보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사직의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직서 수리 내지 사직동의를 하지 아니하여 사직 효력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행위는 계약위반(무단결근, 근로제공약정 불이행)에 해당한다. 사직효력은 사용자가 사직서를 수리거부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사직서 제출한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근로계약 해지(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민법 660조 제2항, 제3항) 따라서 근로자의 일방적인 퇴사로 인한 계약 불이행문제는 1개월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사직서 수리보류 내지 거부를 통
우리가 살아가면서 공공연하게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느니 하는 등의 말입니다. 그만큼 현실이 차가워지고 각박해진 것도 사실인 듯합니다. 자기 것 챙기기도 바쁘고, 조금이라도 남에게 뒤처지면 낙오자라도 된 듯한 강박관념으로 사는 세상이지만 그런 속에서도 따뜻한 소식 또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러한 선행에 단골로 등장하는 분은 대기업 회장님보다는 김밥을 팔아서 수 년동안 기부를 했다든가 자신은 전세를 살면서도 계속 사람들을 도와온 그런 분들입니다. 물질이 내게 쌓여 있어서 나누어주기 보다는 나보다 더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알고 현재보다는 앞으로를 더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남이 선행을 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을 불교에서는 수희(隨喜)라고 합니다. 부처님 당시의 한 일화에 보면 당시 왕이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대중 공양을 크게 올렸는데 그 때 어떤 거지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많은 수행자들에게 저 분은 저런 공덕을 쌓으시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구나.’ 하고 마음 깊이 그 일을 진정으로 기뻐했다고 합니다. 그 때 왕은 자신이 가장 큰 공양을 올렸으므로 부처님께서 당연히 자신의 이름으로 축원을 해주시리
우리는 단일민족이라고 한다.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 겨레를 배달민족이라 일컬어 오지만 어찌 순수한 혈통만이 살아 왔으랴.북한지방에는 여진족·만주족·몽고족 등의 출몰이 잦았고 삼남(三南)에는 왜구의 준동이나 남방인의 왕래가 있었으니 대륙과 해양의 중간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혼혈이 있어 왔을 것이다. 6·25를 전후해서는 구미인과의 국제결혼이 시작됐고 20세기 후반에는 동남아 각지에서 결혼이민으로 입국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21세기는 多人種·多文化 시대임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각종 보도에는 경향각지에서 다문화 관련시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함을 볼 수 있고 외국인 며느리와 그들의 자녀를 위한 한글교실, 언어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것이 사실상 동거하면서도 공식적인 결혼식을 하지 못한 가정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치러주는 것이다.지난 11월 22일 경기 남부 소도시에서는 동남아에서 결혼이민 온 6가정의 합동결혼식이 지역 주민의 성원으로 이뤄졌는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좋은 장면이 연출됐다.외국인 신부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거의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신부인데 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