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혜<본지 집필위원>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노는 토요일마다 특별한 숙제를 하게 했었다. 한 가지 토픽을 가지고 그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데, 적어도 세 가지의 근거를 대야만 했다. 주제는 예를 들어 고가의 브랜드 옷이 좋은가 나쁜가, 나중에 어른이 돼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게 바람직한가라는 식으로 초등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이었다. 근거를 찾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과 신문기사와 인터넷을 뒤지면서 적어도 한 나절을 보내야만 했다. 어릴 적부터 이런 식으로 evidence based learning으로 무장을 시키다니, 참 세상이 바뀌었군, 감탄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 훌륭한 교육 방법도 시간에 바삐 쫓기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보기 좋은 떡이 되는 모양이었다. 학원 숙제에, 과외 수업에 바쁜 아이들은 대뜸 인터넷을 검색해서 비슷한 내용의 과제물을 찾아서 갖다 붙이거나, 그것도 모자라 아이가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부모들이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와 주기 때문이다.얼마 전 치과 전문 신문의 광고에서 굵직하게 ‘선배, 레진 시멘트는 뭐가 좋아?" 라고 띄어놓은 문안을 보았던 적이 있다. 청중들을 가득 끌어 들이는 굵직
1992년 K시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43세의 남자 환자가 상악좌측 견치를 치료받기 위해 내원했다. 검진 후 근관치료를 시술했으나 예후가 좋지 않았다. 치근단 농양으로 진행됐고 안와하부위에 부종이 심해졌으며 방사선 촬영결과 주위 골조직까지 흡수가 확대돼 있는 소견을 볼 수 있었다.K시에는 종합병원이 없었고 먼 거리에 있는 T대학병원으로 의뢰하기가 여의치 않아서 인근 도시에 개원한 근치학을 전공한 선배에게 전화로 상의를 드렸다. 선배 치과의사는 치근단을 천공해 볼 것을 권했고 원장은 천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관세정만 해왔는데 선배님의 조언대로 천공을 시도했다. 천공이 되자 많은 양의 배농이 이뤄졌다. 계속 항생제 투여와 치료를 2주정도 시도했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결국 발치를 시행했다. 발치 후에도 화농은 멈추지 않았으며 치유는 요원했다. 다시 정밀검사를 시도하니 화농은 안와에서부터 시작돼 보였다. 즉시 안과전문의에게 의뢰했는데 끝내는 안구제거술까지 받게 된다. 환자는 한쪽 눈을 상실했으며 그 원인을 치과진료의 과오로 생각하면서 피 말리는 의료분쟁으로 휘몰아쳐 갔다. 원장은 환자가 처음 내원해 초진할 때 전신적인 병력을 자세히 관찰해 기록해 놓
특별한 직종의 면허자격은 그 제도적 취지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제도를 취하고 있다. 그중 건축사(건축사는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에 관한 업무, 건축물의 조사 또는 감정에 관한 사항, 건축물의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에 관한 사항 등을 행한다)에 관한 자격관리는 독특한 제도로서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다. 건축사가 되려는 자는 건축사예비시험을 통과하고 5년간의 실무경력을 갖추어야 건축사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즉, 건축사법은 건축사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요건으로 건축사예비시험에 합격한 자로서 건축사예비시험 응시자격 취득일부터 5년 이상 건축에 관한 실무경력이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최근 건축사 시험제도와 관련해 5년의 실무경력을 요구하는 것과 5년의 실무경력 중 군복무경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공권력행사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는 헌법소원 청구사건에 관해, 대학졸업 후 5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건축사자격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건축사법 관련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조대현 재판관)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축공학을 전공한 정모씨가 “대학재학 중 건축제도병으로 군복무한 경력 등을 인
네트워크 병원 설계의 전제는 민간보험?지금까지 미국식 민간보험(HMO)의 모델에 관해 다루어 보았다. HMO는 우리나라 의료와는 다른 역사, 문화적 배경 아래서 전개됐지만, 모델 구성의 속성 상 우리나라에서 민간보험을 설계한다면, 충분히 참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다른 반편 즉 네트워크 병원을 구성과 관련해 생각해 보자. 위 그림에 의하면 네트워크 병원 구성을 결정 짓는 함수는 민간보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양자 간에 관계가 원인-결과라는 함수라고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민간보험이 장기적 관점에서 법, 제도의 토대 위에 구조화된다고 한다면, 민간보험의 설계 내용에 따라서 네트워크 병원 구성은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민간보험이 단기적으로 설계 내용 중 사소한 부분은 네트워크 구성 요인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네트워크 병원의 구성은 민간보험 설계에 종속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간보험은 주로 정액형 현금 급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회사가 먼저 나서서 암보험, 입원비 보조 등을 커버하는 보험을 소개했으며, 국내 민간보험회사도 이 경쟁에 참여,
손창인<본지 집필위원> 수주 전에 갑자기 날아든 가깝게 지내온 선배의 돌연사 소식에 허망과 당혹감을 저버릴 수 없었다. 치과의사인 우리는 다른 직업의 사람들처럼 다양한 사회교류도 없고 또 치과의학의 특성상 하루 종일 병원에서 진료하는 생활을 해나가는 다람쥐 쳇바퀴 식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 환자, 동료, 이웃에 의한 스트레스와 비사회적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건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습관적인 비정상적인 진료자세와 검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마저 없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이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의욕과 투혼만으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뿐만 아니라 3~4년 전 작고하신 가까운 또 다른 선배 한분도 자신의 몸에 뇌혈관이 막혀가고 있는 것도 모른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셨다. 이와 같이 우리 치과계에 조용히 사라져 가고 있는 치과의사의 수가 늘어간다는 점이다. 물론 매스컴이나 기타 서적 등에서 자신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한다든가 운동으로 자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치과의사는 그리 많지 않다. 거의 대다수가 손쉽게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헬스클럽이나 심지어 집
사람의 입술(口脣) 은 피부구순과 점막구순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입술이라고 할때에는 점막구순을 말하며 형태를 적당히 균형잡힌 도톰한 입술, 얇은 입술, 두꺼운 입술형의 3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는 단순유전형질로서 입술의 두께에 있어 두꺼운 입술은 얇은 입술에 대해 우성인것으로 관찰된다.그리고 입술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두께가 생활, 풍속, 습관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치의학적으로는 구순의 형태보다도 구순에 있는 주름, 균열, 구(溝)가 관심사가 되며 이 구순구(sulci albiorum ruborum)가 문리(紋理)형태를 보여 구순문(figura linearum labiorum ruborum)을 만드는 것을 lip print라해 지문(指紋), 장문(掌紋), 족문(足紋)과 더불어 피부문리의 하나로 응용성이 있는 것이다. 피부문리는 범죄수사 실무에 광범위하게 활용돼 왔으며 특히 지문(finger print)에 대한 역사와 연구 및 이용은 괄목할만한 것으로 일찍이 석기시대의 토기에 남은 지문을 관찰한 연구가 있는가 하면 사람의 지두융선(指頭隆線)이 평생 변하지 않음이 Galton에 의해 밝혀졌고 Henry, R
75세의 원고는 1995년에 4 UNIT 브리지를 상악에 해 넣었다. 치과의사는 브리지 하기 전에 한 치아에 신경치료를 했고, 브리지를 하기 전부터 있었던 chronic residual infection이 그 치아의 buccal bone에서 fistula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았어도 브리지를 시술한 것이다. 환자는 다른 치과의사에게 가서 신경치료를 다시 받았지만 몇 개월만에 브리지는 두 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았다. 원고의 주장은 (1)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만성 염증이 있음을 알고도 전문의에게 의뢰를 하지 않았던 태만.(2) 만성 감염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브리지를 딜리버리 한 점.피고 치과의사는 자신의 치료는 적당한 것이었고, 감염을 제거하고자 항생제 처방과 소파술을 시행했다고 주장했다.치과의사는 6백달러를 원고에게 지급하게 됐다. 불필요한 치료를 한 경우 2001년 12월, 체육교사인 33세의 Ms. W는 Dr. B에 의해 구강 검사를 받고 치료계획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치료계획에는 신경치료, 발치 등이 있었고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모든 아말감을 광중합 복합레진으로 바꾸자고 설득했다. 그 후 2002년 5월까지 환자는 Dr. B에 의
최신 의료광고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임플랜트 등 침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를 많이 수행하고 있는데 비해, 환자에게 진료방법의 위험성(후유증, 부작용)에 관해 광고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컨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적절하고 균형 잡힌 의료정보를 주기 보다는 공급자에게만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해 의료기관 선택기준을 왜곡하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특정 진료방법에 관한 의료광고를 하는 경우, 관련 학회에서 제정한 일률적인 후유증, 부작용 등 경고 문구를 게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일률적인 경고 문구는 물론이고 보다 추가된 후유증, 부작용을 게재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심의필 외에,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제정한 환자 안전에 관한 추가된 자율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는 취지의 부가된 심의결과를 게재할 수 있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후유증, 부작용의 게재가 활성화 될 경우 진료에 관한 정보의 왜곡을 최소화해 환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의료광고의 본래의 취지에 충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의료광고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흔히 보게 되는 광고내용이 의료기기에 관한 것이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모델들을 살펴 보자. 우선 네트워크 모델이 있다. 보험자가 둘 이상의 1차 진료의 그룹과 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일차 진료의들은 소규모로 공동개원을 하므로, 이들 공동개원 그룹의 요구에 적합하게 다양한 형태의 참여를 도모할 수 있다. 보다 다양한 전공을 갖는 개업의들이 참여하게 되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의사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단독 개원의들이 갖는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으므로 개업의들이 참여를 꺼리는 모델이다. 또 다른 유형으로 IPA와 유사하나 개별 개업의가 직접 HMO와 계약하는 ‘직접 계약" 모델이 있다. IPA의 경우 여기에 참여한 개업의들을 위해 IPA 포럼이 대신 계약하나, 직접계약 모델의 경우, 개업의들이 개별로 계약을 한다. 단 그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개업의들이 HMO 이사진에 참여해 지역 개업의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구조를 갖게 된다. 또한 IPA 모델과는 달리 HMO 운영과 관련되는 모든 위험은 HMO가 직접 감당하게 되므로 HMO는 재정적으로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 개업의들은 HMO의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행위별 수가제에 따라 보수를 지불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HMO의 ‘개방형 서비스"(op
환자는 64세의 남자환자로서 상하 좌우측 구치부 상실과 다수의 proximal, cervical caries가 있어 임플랜트와 충치치료를 하기로 하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초진 2005. 01. 27). 상담시부터 말소리가 웅얼거리는 느낌이 있었으나 대화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환자는 심장 판막질환이 있어 치료전 항상 항생제를 premedication으로 투여했습니다. 이때의 치료과정에서도 입안에 고이는 물을 잘 참지 못해서 자주 일어나 뱉는 어려움이 있어서 임플랜트를 시행할 때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할 수 있는데 까지 하겠다고 수술을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05년 2월 16일 #47, 36, 37, 26, 27, 15, 16, 17 부위를 하악 양측 Block 마취와 상악 Block 마취하에 순서별로 임플랜트 시술을 하였습니다. lidocaine은 1:100,000의 Epinephrine을 함유한 cartridge를 하악 양측에 1개씩 두개, 상악에는 infiltration을 포함해서 2.5개를 사용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치아들의 근관치료 및 보철치료, 임플랜트 2차수술 및 보철치료, 다른 치아
새 정부가 시작된 지도 4개월여 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해 새출발을 하고 있다. 새로운 것이란 매번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새신랑, 새신부, 새직장, 새입학 등 새로운 것은 늘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며, 새로운 동력을 부여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이란 있을 수 없다. 항상 과거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역사가 발전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구성원이 추가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보다 새롭게 재구성하며 발전시켰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 횟수로 4년째 대학 교수생활을 한다. 아직도 배울게 더 많은 풋내기 교수다. 설익은 지식으로 의욕만 넘치는 그런 시기다. 한번은 지방 학회에 대학원생들과 함께 참여한 적이 있는데, 모임에 졸업하신 선배님이 그날따라 오셨다. 학회 일정을 마치고 저녁 늦게 술자리에서 함께 자리를 했는데, 후배들에게 신임교수 잘 모시라고 훈계하면서 하셨던 선배님 말씀가운데, 여전히 기억에 남는 한마디가 있었다. “출근길에 자빠질 수 있다. 대학원생 모두가 똘똘 뭉쳐서 교실 의국과 신임교수에게 매사 열심히 하라”고 던진 한마디가 어찌나 고맙고, 한편으로 재미있던 표현이었든지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