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뿌연 하늘이 모처럼 파란 얼굴을 드리운 토요일, 모교의 개교 40주년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장님과 대학 총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들과 교수님, 선후배 동문들의 많은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흥수 신임 학장님에 대한 축하와, 정기총회에서 17대 총동창회장에 선출된 문 철 회장님에 대한 이임식이 진행됐다. 이어 본교 치과대학의 발전과 치의학 교육 진흥에 공헌하신 분들에게 ‘자랑스런 봉아인 상’이 수여되었으며 장학금 및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이 밖에도 난타와 퓨전 국악 공연, 가수 해바라기의 공연 등 다채로운 축하 기념행사로 기쁨의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비록 행사장 내에서 안내하는 작은 일을 맡았지만 뜻 깊은 모교 행사에 함께한 것은 뿌듯함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어떤 일도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항상 뒤에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2~3시간 남짓한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몇 개월간 준비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조직위원들의 열정을 보며, 그동안 이러한 행사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수련의를
아침 FM 93.1 에서 쉐네베르그 소년합창단의 경쾌하고 산뜻한 ‘비틀즈 메들리’를 들었다. 비틀즈 Beatles 간단한 코드 진행에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드러머인 링고스타까지 작곡과 화음, 직접 노래까지 ‘옐로우 서브마린(Yellow Submarine)’ 링고스타가 쓴 곡인걸 알고 짐짓 놀랬던 기억이 난다. 대단한 밴드 쉽고 단순한 코드와 멜로디의 곡 구성(but 깊이가 있다 - 연주해보면 그 느낌 내기 만만치 않다.) 적당한 곡의 길이, 강약(바운스), 긍정적이고 밝은 메지세지와 분위기의 곡들. 남녀노소 다 좋아할 만 하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좋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곡을 만들어서 일까? 곡 자체도 좋지만 곡의 특성에 맞게 톤, 분위기, 느낌, 목소리, 합창, 화음, 가사, 영감.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곡이 거의 다 좋다. 리메이크 하기도 좋다. 질 리지 않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틀즈의 곡은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다. Let it be Don’t let me down I will Girl All you need is love 멤버 모두 작곡 능력을 갖추었고 더불어 노래(화음)도 잘한다. 밴드가 한 두 사람 잘 한다고 좋은 소리가
38년간 근무하던 대학에서 정년을 하고 1여년 지나 치과의원을 개설하여 14년간 개원의로 일했습니다. 지금도 개원하고 있는 동기도 있으나 금년 3월, 이제는 휴식하면서 평소 하고 싶던 일이나 하고 미국에 있는 아그들(손자, 손녀)도 만날 생각이었으나, 저와 한방을 쓰고 있는 영부인 (자기를 그렇게 부름)이 느닷없이 저를 “노인복지관”에 등록하고 다음주 부터 나가라는 것 이었습니다. 유년, 소년, 청소년, 청년, 장년, 중년인데 다음은 노년이라 하지 않고 노인이라 합니다. 국어사전에 유년은 어린 연령, 어린이, 소년은 아주 어리지 않고 또 완전히 성숙 하지도 않은 사내아이, 청소년은 청년과 소년, 청년은 청춘기에 있는 젊은 사람, 장년은 30세 안팎의 혈기 왕성한 시기, 중년은 마흔살 안팍의 나이, 노년은 늙은나이, 늙은 시기라 하고 그리고 노인은 늙은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노년 보다는 노인이란 말이 더 높은 말인지 몰라도, 요즘은 어르신, 아버님, 어머님이라 합니다. 지하철 노인석에 있는 안내문을 보니 유아 - 만 6세 미만, 어린이 - 만 6세 이상 ~ 만 13세 미만, 청소년 - 만 13세 이상 ~ 만 19세 미만, 어른 만 19세 이상 그리고 노인 -
“치주염, 충치로 치아 1개씩 빠질 때마다 사망위험 2% 높아져” “치아 1개 잃으면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1~2% 높아져” “치아 하나 빠지면 심혈관질환 발생률 1~2% 증가”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의 언론보도 제목들이다. 논문내용을 살펴보면 치주염과 충치로 치아가 많이 빠질수록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 가능성과 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입안에 번식하는 세균과 염증들이 혈액에 퍼지게 되고,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드는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치아와 전신질환의 연관관계를 잘 표현한 최근의 논문자료이다. 이런 중요한 내용을 우리 치과의사들이 국민구강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도록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현재 당면한 치과계의 현실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 하여 자연치아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함께 해야겠다. 2006년 5월 25일 고 윤흥렬 회장님을 모시고 자연치아아끼기 운동모임을 창립하면서 취지문을 발표하였다. 작금의 사회현상은 자연치아의 중요성을 더해주는 분위기이다. 우리가 깊이 새기어 국민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치과의사의 삶을 기대
최근 몇 군데 사진과 함께 관련된 짧은 글을 올렸더니, 어떻게 알고 치과전문지에 연재도 하게 되고, 드디어 치의신보에서도 에세이를 써달라는 청탁이 들어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머뭇거리다 거절도 했겠지만, 이번에는 조건을 내걸고 흔쾌히 승낙을 하였습니다.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진이야기를 하는데, 글 위주로 쓰는 것 보다 사진 위주로 기사를 올리는 조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다.’는 말은 꼭 속담으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다른 직종에 비해 심하게 밝은 조명 아래에서 진료를 해야 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 특성 때문인지, 꽤 좋다고 자부하던 시력도 노안에는 어쩔 수 없이 무너지더군요. 진료 시 참고자료로 펼쳐본 교과서 글씨는 돋보기 너머에서 제멋대로 날아다니기 일쑤입니다.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페이지에서는 그나마 안도와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으니 참 고달픈 인생이 되었습니다. 좌충우돌 열정 하나로 몰아붙이던 젊음은 아쉽게 사라져가고, 경험과 노련함으로 오차를 줄여가야 하는 나이가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평안하게 보십시오. 오늘 글은 짧습니다. 대신 빛으로 그린 사진 한 장이 눈의 피로와 마음의 긴장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를 바랍니다. Spring
장래 꿈이 무엇인가요? 초등학생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의 답으로 무엇인가를 쓰긴 한 것 같은데, 당최 기억은 안 납니다만 그때 써냈던 답과 지금 나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은 것은 명백합니다. 학부를 졸업하고도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미래 지향적인 다짐도 없었던 듯한데, 지역치과의사회와 동창회 등 여기 저기 불려 다니며 회무를 하고보니,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루어 주겠다는 다짐을 몇 번인가 했던 기억은 납니다. 그것 참 재미있는 물건이네하며, 처음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봤을 때도 이걸로 딱히 무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기계적 호기심도 많은 성격이고, 유명 사진가들의 사진을 흉내 낸 최종 인화물을 받아보면서 나름 만족스럽기도 하면서 보낸 세월이, 돌아보니 어영부영 30년입니다.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가로서의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을 찍는 게 꿈입니다.” “어? 나도 그런데. 꿈이 같네.” 농담처럼 주고받았지만,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나의 꿈이 생긴걸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에 대해서,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마
2014년, 어린 시절부터 나의 우상이었던 오빠들이 돌아왔다. 2005년 7집 ‘하늘 속으로’ 이후 9년 만에, 5명 완전체로는 무려 12년 만에 god가 신곡을 발표했고, 최근 데뷔 20주년인 2019년을 맞아 최근 ‘같이 걸을까’라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방송을 볼 때면 나는 중학생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 때보다 나이도 먹고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활동으로 바쁜 멤버들이 오랜만에 함께 생활했던 그 시간이 god에게도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었지만 TV를 보는 나에게도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주었고, 힐링을 안겨주었다. 그 덕분에 근 10년 만에 나의 ‘덕질’이 다시 시작되었다. 평범한 다섯 남자는 나의 학창시절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앨범이 나오는 날이면 학교 마치고 레코드점으로 달려가 모아두었던 용돈을 탈탈 털어 테이프와 CD를 사왔다. 마이마이로 테이프가 늘어지게 노래를 들으며 가사집을 펴 놓고 가사를 외웠다. 학교에서는 맨날 친구들과 함께 멤버들 프로필과 인터뷰를 외웠고, 점심시간에는 교실 TV로 ‘god의 육아일기’를 볼 것이라고 다른 가수 팬들이랑 싸우기 일쑤였다. 지금이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만 하면 모든 영상을 찾아 볼
점심이 늦어져서 허겁지겁 비빔밥을 입안에 밀어 넣었더니 속이 불편했다. 쉬는 날엔 소화가 잘되는데, 출근해서 환자를 보느라 조바심을 내는 날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어김없이 소화불량으로 고생한다. 진료하다 말고 원장실에 들어와 소화제를 먹어 봤지만, 복통이 계속 심기를 건드린다. 어찌어찌 하루 업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아내에게 누룽지라도 끓여서 달랠까 말까 하는데, 집사람은 한술 더 떠서 중3 아들 고입설명회에 자신을 태워다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누룽지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아내도 아마 저녁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입시 설명회장으로 달려갈 걸 알기 때문이다. 설명회장 위치를 물어보니 자전거를 타고 가기엔 꺽정시럽고(걱정스럽다의 전라도 사투리), 택시를 타고 가기엔 가까운 거리다. 태워달라는 사람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아파트 경비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아내를 태워서 학원 앞에 내려줬다. 내려준 곳은 도로 폭이 좁은 1차선 도로라 곧바로 우회전했는데,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데~) 큰 대로변이라 밀리는 차들을 따라 직진할 수밖에 없는 도로 상황이다. 하는 수 없이 양평 방향으로 차를 운전했다. 속은 불편한데, 저녁은
어느덧 치과계에 들어온 지 올해로 20년째가 되어 갑니다.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치과계를 돌이켜보면 치과계는 놀라울 정도로 급속히 빠른 변화들이 있어 왔습니다. 화려한 인테리어, 최신식 장비도입, 활발한 마케팅방법의 적용, 친절한 서비스 등 눈에 띄게 많은 변화들이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변하지 않고 세월이 갈수록 강조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담당하던 치과병원에서 진행한 JCI인증, 보건복지부인증평가 등에서 항상 중요요소는 감염관리였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차별화된 프로토콜을 만들고 실현하기 위해 원장님들과 스탭들이 공부하고 뛰는 모습을 보고 저도 느낀 것이 있어 관련 분야를 유심히 살피고 공부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서는 무엇보다 이 분야가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같은 생각은 곧 여러 사회문제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면 의료기관에서의 끊이지 않는 감염관리사고가 그것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 2017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사고 등 우리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건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여러 사건들 이후 정부
멕시코시티는 해발고도 2200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멕시코시티 공항까지 13시간 40분의 긴 비행시간이다. 멕시코시티 북쪽 50Km 떨어진 떼오티와칸 문화는 라틴 아메리카의 최대 종교 도시 문화로 BC100~300년경에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세웠다. 남미 여행은 처음이라 많이 흥분되었다. 고원의 도시를 달리다 보면 커다란 선인장이 많이 눈에 보인다. 우리나라 제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백년초다. 열매가 달콤하고 수분이 많아 더운 나라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다. 먹을 때 단단한 씨앗이 있는데 씹을 수 없어 삼키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중미 최대 고대도시 떼오티와칸의 자태가 멀리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 자유의 벗이라는 잡지에 소개된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꼈는데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가 되어서 보게 되었으니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수세기 동안 번성하던 고대도시국가가 어떻게 사라졌는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높이 65m 밑변 225m고, 달의 피라미드는 높이 46m 밑변이 150x120m로 떼오티와칸 최대의 건축물이다. 기원전 2세기부터 건설돼 4~7세기 까지 전성기를 누리다가 자취를 감춘 국가, 한 눈으로 봐
벌써 6년 전의 일이다. 예방치과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었을 때, 3년차가 되었고 임상예방을 하는 병원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 지금은 정년퇴임을 하셨지만 당시에 서슬이 퍼러셨던 조선대학교 예방치과 김동기 교수님의 진료를 옵저베이션 하면서 분위기를 익힐 때였다. 예방치과에 환자가 올 때마다 치간칫솔로 직접 치면세균막(치태)을 제거하면서 치간칫솔에 묻어나온 출혈 정도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진단도구이면서 치료하는 도구여~!” 사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동의는 고사하고 말도 안된다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직접 환자에게 치간칫솔을 사용하여 치면세균막을 제거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치은에 염증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시켜주게 되고 또한 치면세균막도 제거해주게 되니 아주 심각한 치주질환이 아닌 치간 부위 치은에서는 프로빙보다 치간칫솔이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게 되었다. 게다가 치면세균막까지 제거해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당시까지 나는 치간칫솔을 사용하지 않고 치실만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과거에 치료받은 대구치의 인접면으로 깊은 2급 인레이 부위에 치간칫솔을 사용해보니 출혈이 지속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계속 사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