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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용 방사선 검사 후 고장… 모든 피해 치과 전가

디텍터 이상 발생, 검사기관과 책임 소재 1년 다툼
보상방법 없어 원장만 ‘발동동’ 제도적 구제책 시급


의료기관의 방사선 안전관리에 대한 정부의 규제책이 강화되면서, 파노라마 등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검사 후 기기 고장과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르기 어려울뿐더러, 그 과정에서 누적된 피해는 일선 치과병·의원의 몫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과도한 검사 기준이 기기에 무리를 줘 고장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일선 개원가를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도 요구된다.

 

# 검사 후 디텍터 고장, 책임 소재 불명
경북에 개원한 치과의사 A 원장은 지난해 5월 파노라마 기기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검사받은 직후부터 기기 촬영이 되지 않았던 것.


기기 제조사의 도움으로 긴급 조치해 촬영은 가능하게 됐지만, 여전히 하얀 결함이 낀 사진이 찍혀 나왔다. 장비에 이상이 생긴 게 분명했다.


제조사 측은 기기의 ‘세팔로 디텍터’ 부위에 전기적 충격 등 외부 영향이 가해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A 원장은 “검사 직전까지만 해도 잘 작동하던 기기가 검사가 끝난 직후부터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정황상 검사기관 측의 과실이 맞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사기관 측 입장은 달랐다. 검사 과정에서 디텍터 부위에 무리를 줄 소지는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검사기관 측 관계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방사선 발생장치를 위주로 검사가 이뤄지기에 디텍터 부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낮다”며 “노후화로 인한 기기 고장이 검사 시기와 우연히 맞아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책임 소재 다툼으로만 수개월이 소요됐고, 적절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으면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자, A 원장은 보험처리만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개 이런 경우 검사기관과 이어진 보험사를 통한 손해 배상이 이뤄지지만, 보험사 측은 어느 한쪽의 과실을 명확히 가릴 수 없으므로 보험처리를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기관 측은 기기 수리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A 원장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A 원장은 “기존에 쓰던 디텍터는 2800만원 상당의 고가에 해당했다”며 “또 훼손된 이미지가 찍혀나오면서 판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지난 1년간 진료 과정에서 누적된 손실이 적지 않은데 이제 와서 반반 부담을 하자니 납득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 제도적 구제책 없이 의무만 강조
이렇듯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할 시 그 손실은 해당 치과가 떠안기 십상이다. 의료법에 따라 정기 검사를 받음에도 그 과정에서 곤란에 처한 병원을 보호해줄 제도적 장치는 마땅히 없는 실정이라, 의무만 강조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의료방사선과 측은 “우리가 나서서 책임 소재 여부를 판단해 주기는 어렵고, 양측간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좀 더 자세히 확인해 중간 조율을 도와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A 원장은 “매번 하는 검사인데 이렇게 문제가 생겼을 때 속수무책이라면 어느 누가 맘 놓고 검사를 맡기겠나”라며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면 최소한 일선 개원의를 보호해줄 제도적 장치라도 마련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과거와 비교해 엄격해진 검사 기준이 기기 고장을 야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검사 기준에 따르면 외장누설전류, 조사선량의 재현성, 관전압, 관전류, X-선 조사야 시험 등 여러 항목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열, 전기적 쇼크 등 기계에 무리가 가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치과용 엑스레이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촬영 횟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정부 기관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는 실정이라 더욱 엄격하게 검사하고 있다”며 “현재는 30회 이상 촬영하거나, 검사 시간만 두 시간가량 걸리기도 해 기기 고장 사례가 속속 보고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