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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구강 의료전달체계 수립 필요합니다”

복지 효율성 제고 방안 제시, 장애인 진료수가 상향 촉구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 송민호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 부회장

 

“양지에서 봉사단을 이끌어주시는 선배님들도 계시고, 음지에서 소리소문없이 봉사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은데, 부족한 제가 이처럼 귀한 상을 받게 되니 부끄럽습니다.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주시는 진료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분들을 대표하게 된 만큼,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11회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송민호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 부회장(인천 프린스앤프린세스치과)의 겸손한 소감이다.

 

송민호 부회장은 올해로 14년째 장애인 진료봉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인천장애인치과진료봉사회 일원으로 합류, 현재도 인천시치과의사회관 내에 마련된 장애인진료센터에서 회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중증장애인 구강을 돌보고 있다. 입소문이 나서 센터를 찾는 중증장애인은 연 1000여명에 이른다. 그의 봉사정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난민을 진료하거나, 미얀마 장애인학교 등 해외에서도 많은 봉사활동도 펼쳤다.

 

송 부회장을 봉사의 세계로 이끈 건, 다름 아닌 부모와 스승이다. 목회자인 아버지는 송 부회장에게 봉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었고, 모교에서 은사로 모신 김영진 전 경북치대 소아치과 교수는 봉사에 대한 사명감을 심어줬다. 덕분에 심중 깊은 곳의 뜨거운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송 부회장은 오랜 기간 봉사에 힘써온 만큼, 그 과정에서 느낀 아쉬움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장애인 구강검진에 6개월, 진료에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국내 복지 환경을 꼬집었다.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전국 13개에 불과한 탓이다.

 

이에 송 부회장은 1차 의료기관을 활용한 장애인 의료전달체계 수립을 제언했다. 동네 치과의원에는 경증 장애인 구강진료·구강관리 등을 맡기고, 권역센터에는 구강진료에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 환자 등을 집중적으로 담당시켜, 의료복지 효율성을 대폭 높이자는 내용이다. 물론 권역센터나 공공병원 등이 늘어나면 가장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우므로 이같은 대안적 방법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의료전달체계 수립을 위해, 송 부회장은 장애인 진료수가 상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자폐·정신장애 등 일부 장애인에 대한 진료에는 100% 가산수가가 적용되는데, 실제 투입되는 유·무형적 비용은 가산액보다 한참 많아, 개원가로서는 장애인 진료를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일부 개원의 및 치과보조인력은 장애인 진료를 두려워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인식 개선도 필요한 상태다. 물론 송 부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째 대한장애인치과학회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지금은 치과의사들의 희생에 기대 장애인을 돌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물론 우리 치과의사들이 지금보다 더 따뜻한 눈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면 좋겠지만, 장애인 진료수가가 실질 투입 비용보다 낮은 상태라 봉사를 마냥 강요할 수도 없으니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역량 있고 열정도 넘치는 분들이 노력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이번 수상이 장애인 구강진료 환경의 현실을 널리 알리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