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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의료분쟁 스트레스에 ‘방어 진료’ 늘어난다

사랑니 발치·근관·크라운 치료 기피 현상 이어져
검사장비·시설·인프라 확실한 대학병원 전원 조치

 

“사랑니 발치에 대해선 환자가 협조를 안 해주거나,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경우 상급병원에 전원 의뢰하고 있습니다. 제가 욕받이도 아니고, 이렇게 살아갈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환자·의료진 간 의료분쟁 사례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면서 일선 개원가에서는 사랑니 발치 등 부담이 가는 일부 치과 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에 따르면 치과를 포함한 의료계 의료분쟁 조정개시 건수는 지난 2012년 192건에서 지난해 1425건으로, 10년 간 7.4배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치과에서 생긴 의료분쟁조정신청건수는 1958건으로, 전체 진료과목 중 정형외과(4260건)와 내과(3026건)를 제외하고 3번째로 높다.<표. 진료과목별 조정신청 현황>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의료진 간 의료분쟁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치과계에서는 의료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치료를 기피하는 이른바 ‘방어 진료’ 현상이 일고 있다.

 

경기도에서 치과를 운영 중인 A원장은 일부 환자가 사소한 증상을 빌미 삼아 치과의사를 협박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뜯어낸 사례를 전하며 방어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A원장은 “요즘 개원가에선 사랑니 발치를 거의 안 하는 분위기”라며 “사랑니 발치를 전문으로 하는 치과의사가 얼마 전 환자의 사랑니를 발치하고 귀가 시켰는데, 그 환자가 저녁에 피가 많이 나 죽을 뻔했다며 고소를 하네 마네 난리를 쳤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고생하고 시간 뺏겨가며 사랑니를 뽑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치과의사 B씨는 “치과의사가 최선을 다해 치료할 의지를 시험대에 올려놓는 것 같다”며 “지역병원(Local Clinic)에서 감당할 수 있는 진료항목들도 치과의사는 난이도가 높거나 위험부담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사장비나 시설, 인프라가 확실한 대학병원으로 전원조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선 개원가에서는 금이 간 치아를 1년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크라운치료를 했다가 4년 뒤 환자로부터 엉터리 치료를 했다며 항의를 받았던 사연, 혹시나 발생할 의료분쟁을 피하려고 근관치료를 포기하고 임플란트 치료를 했던 일 등 성토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이강운 치협 법제이사는 지난 17일 GAMEX 2022에서 ‘치과 의료분쟁의 최신 경향과 대처 방안’ 강연을 통해 환자·의료진 간 의료분쟁 조정에 있어 의료중재원의 중립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운 법제이사는 “의료분쟁 조정의 객관성이 떨어지고 있다. 의료분쟁 조정 과정에서 감정부에 시민단체 위원이 반드시 포함되는데, 이들은 전문 의료인이 아니다”며 “이들은 의료지식이 없어 의료사고와 관련해 전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가칭)치과의료감정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