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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가격에 ‘현혹’된 환자들…진료 돌연중단에 ‘눈물’

J치과·I치과 폐업 피해 700명, 1천만 원 일시납도
불법 광고 보고 방문, 진료비 할인 조건 선납 요구
인근 개원가도 부담, 치의 대국민 신뢰도 하락 야기


치협과 치과계 전체가 나서 위험성을 경고하며 주의를 당부해왔던 불법 저수가 광고가 끝내 수많은 환자의 눈물로 귀결됐다.


강남구 소재 대형 치과인 J치과병원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치과계에 또 다른 먹튀치과 사태라는 불명예를 안긴 것이다. 


추산된 피해 환자 수는 약 400명, 현재 파악된 피해 금액만 총 2억 원에 달한다. 이 중에는 1000만 원 넘는 금액을 일시납 한 환자도 있고, 폐업 공지 하루 전까지 진료받은 환자도 있었다.


또한 인근 I치과의원도 지난 6월 1일 돌연 환자들에게 폐업 소식을 전해 충격을 주고 있다. I치과 피해자 수는 지금까지 300여명으로, 피해액은 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김명자(가명) 씨의 경우는 30만 원대 임플란트 광고를 보고 J치과병원을 방문했다. 6년 전에도 같은 위치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끝마쳤다는 그녀. 그새 두 번이나 치과명이 바뀌었고 원장도 바뀌었지만 개당 1/2~1/3 수준으로 떨어진 임플란트 가격이 진료를 어렵잖게 결정한 이유였다. 150만 원의 선납금이 신경 쓰였지만,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진 별 문제의식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5월 30일에도 크라운을 올릴 것이라며 임플란트 3개의 인상을 채득했다”며 “그 다음 날인 31일 폐업 공지를 할 상황이면서 아무 언질도 주지 않았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환자 중에는 지방을 오가며 진료를 보는 고령층, 외국인, 저소득층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이 기초생활수급자(기초수급자) 진료비 할인을 지원하는 재단과 연계하면서 기초수급자들의 피해 역시 큰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재단을 통해 J치과병원을 방문했다는 한 환자는 “재단에서 진료비 할인 홍보를 보고 부정교합 치료를 위해 어렵게 모은 돈 330만 원을 일시불로 지불했다”며 “나 말고 여러 명의 기초수급자 피해자들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치과병원이 저가 임플란트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임플란트에 피해 환자가 집중돼 있다. 피해자 모임에서 자체 집계한 환자 118명의 구체적 피해 규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피해 환자 중 73.7%는 임플란트였고, 28%는 교정 환자였다. 이중 피해액이 300만 원 이상인 환자만 44%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심지어 피해액이 1000만 원 이상인 환자도 일부(2.7%) 존재했다. 또 환자들 대부분은 남은 진료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경우가 63%이고, 이 중 1년 이상인 경우도 15%에 달하는 만큼 적잖은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 저수가로 환자 유인, 책임 떠넘기기 
이번 사태처럼 수많은 피해 환자를 양산하고,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근본 원인은 저수가 치과 마케팅에 있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J치과병원은 폐업 당일인 5월 31일에도 온라인에 ‘○○정품 임플란트 개당 30만 원, 몇 개든 지금 신청하면 49% 할인 적용’ 등의 문구가 담긴 불법의료광고를 게시했다. 또 당근마켓, 유튜브 등 SNS에서 환자 정보를 수집하는 불법 DB 광고도 펼쳐온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J치과병원은 지난 1월부터 ‘치과불법의료광고대응 단체카톡방’ 등 치과계 내부에서도 수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보건소 등의 행정지도와 설득에도 불법광고를 지속해 왔고, 이를 통해 상당수 환자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치과 경영 전문가는 “불법광고를 통해 개당 30만 원대의 임플란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환자를 끌어들이고, 여러 개 식립할 것을 유도한 후 많게는 수백만 원의 선납금을 지불토록 하는 등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번 사태가 수많은 피해 환자는 뒷전인 채 일각에서 치과 양도양수 과정에서의 원장 간 책임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A원장은 이전까지 종로구에서 운영해온 치과의원을 정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양도양수를 통해 강남구의 J치과병원을 새로 개원하게 된 것인데, 이 과정에서 해당 자리에 G치과병원으로 기개원해있던 B원장이 남긴 환자에 대한 A/S가 약 1억5000만 원에 달해 경영적 손해로 이어졌다는 게 A원장의 주장이다. 반면 B원장은 5억 원의 권리금을 5000만 원으로 낮추는 조건으로 모든 설비를 넘겨주고, 환자 A/S를 진행키로 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두 원장 간 맺은 계약서를 살펴보면 “(치과)인도일 기준 발생하는 모든 환자의 통상적 A/S는 A원장이 책임지되, 양도일 이전 B원장에게 진료받은 환자에 입원, 소송, 환불요구 등 중대한 문제, 법적 분쟁 발생 시 진료한 의사가 책임지기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B원장도 과거 SNS 등에 임플란트 이벤트 등 불법광고를 게시해온 바 있으며, 피해 환자 조사에서 32%가 G치과병원의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남긴 해악은 환자의 눈물에서 그치지 않는다. 피해 환자들이 인근 개원가로 넘어가면서 동료 치과의사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뿐더러, 치과의사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와 신뢰도 하락이라는 전방위적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의 한 치과 관계자는 “사건 이후 관련 피해 환자들이 방문한 바 있지만 실제 진료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대부분 치과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된 것 같다”며 “저수가 등을 위시한 불법광고의 악순환을 끊지 않는다면 제2, 3의 먹튀치과 사태는 연이어 터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