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펀드, 코인, 부동산...... 개원의라면 누구나 치과 외 투자를 통한 소득을 한번쯤 고민해 봤을 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나름의 가치와 신념을 갖고 ‘엔젤투자’에 열중하고 있는 개원의가 있다. ‘AI(Angel Investor)엔젤클럽’의 회장으로 현재까지 60여 업체, 290여 억 원의 투자를 이끈 최성호 원장(최성호치과)으로부터 투자에 대한 개념 전환 필요성을 들어봤다.
최 원장은 강동구에 개원하고 있는 평범한 개원의다. 2007년 한 투자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후 장외주식 투자, 그 중에서도 엔젤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엔젤투자란 기술력이 있으나 초기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5000만 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벤처기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고, 투자자는 연 3000만 원까지는 100% 소득공제, 3000~5000만 원 사이는 7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최성호 원장이 엔젤투자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성장하는 기업,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진정 올바르고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2014년 전문개인투자자 자격을 취득했으며, 2015년 엔젤투자자모임 ‘AI엔젤클럽’을 만들었다. 또 현재까지 30개가 넘는 ‘AI엔젤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운용책임자로 투자를 이끌고 있으며, 그동안 61개 스타트업에 289억 원을 투자해 91억 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투자처들은 계속해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후속 투자유치 금액이 2733억 원에 달하고, 일부 기업은 인수·합병이나 상장을 하기도 했다.
엔젤클럽이 투자자들의 모임이라면 조합은 실제적인 가입자들의 자금으로 투자 펀드를 만들어 가능성 있는 기업들을 선정해 실제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그룹에 좋은 스타트업이 매치되고, 기업의 가치를 더 잘 알아볼 수 있다. AI엔젤클럽은 중기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최성호 원장은 벤처창업학회의 기업가 정신 대상을 받는 등 인정받고 있다.
최 원장은 “투자에 대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대박을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 투자해서 잃지 않고 소득공제만 차곡차곡 받아나간다는 개념으로만 접근해도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 벤처투자회사 수익률을 평균 6~7%라고 볼 때, 엔젤투자는 여기 더해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젤투자는 기업과 관련한 숫자보다 정성적 평가를 많이 한다. 투자자가 창업자, 창업팀의 사업에 대한 진성성, 시장의 크기, 성장 잠재력 등을 알아보고 투자자와 최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이며, 그래서 정부에서 세제 혜택도 주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이면서 정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전문직 투자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희일비 말고 장기투자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워렌 버핏이 투자로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65세 이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