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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K-Dentistry’, 기초치의학에서 새 길 찾아야

Editor Column

​한국 경제의 거친 파고 속에서 우리 치과계 역시 거대한 격랑에 휩싸여 있다. 한때 ‘K-Dentistry’의 영광을 구가했던 임플란트 중심의 성장은 이제 삼중 위기라는 벽에 부딪혔다. 낡은 방식을 답습하며 ‘제로섬 경쟁’에 머무는 한, 우리는 결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한국 치과계를 위협하는 삼중 위기: ‘파이’가 쪼그라들고 있다. ​


현재 한국 치과 개원가와 산업계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으며, ‘파이’가 쪼그라드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1. 저가 경쟁의 늪과 시장 잠식
혁신적인 신기술 부재 속에서, 임플란트 시장은 저가 덤핑과 무분별한 환자 유인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개원가의 수가(酬價) 급락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첨단 기술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기자재의 국내 시장 잠식이라는 더 큰 위협을 앞두고 있다. 국내 산업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황혼의 늑대가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2. 의료 질서 붕괴와 과잉 경쟁의 역설
상식을 벗어난 저수가 덤핑은 필연적으로 과잉 진료와 의료 불신을 낳으며 치과 의료의 질적 하락을 불러왔다. 치과의사 과잉 배출이 이 무한 경쟁의 근본 원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숙련된 치과 종사 인력의 구인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는 시스템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이 모두 무너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3. 기초치의학의 고사 위기: 미래 혁신 동력 상실
이 모든 문제의 근저에는 기초치의학 분야의 붕괴가 있다. 임상 발전과 산업 혁신의 토대인 기초 연구 분야는 인력 부족과 투자 미흡으로 고사 직전이다.


일본과는 30년, 미국과는 50년 뒤처지고 중국의 국가중심 연구에 밀려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혁신 동력을 잃는다는 것은, 낡은 방식의 제로섬 경쟁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산업계나 임상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위기 돌파 해법: 기초치의학 혁신으로 ‘파이’를 키워야 한다. ​우리가 낡은 경쟁 방식을 넘어설 유일한 길은 파이 자체를 키우는 혁신입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유일한 해법은 기초치의학의 재건과 혁신에 있다. 기초 연구를 통해 임플란트를 넘어선 새로운 치료 기술과 글로벌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기초치의학은 임상과 치과 산업의 뿌리이며, 블록버스터급 트렌드 변화를 이끌 혁신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K-치과’ 시대를 위한 3대 혁신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연구 인력 양성 및 과감한 인센티브 도입
​치의학 분야가 정밀의학, 바이오인포매틱스 등과 융합되는 시점에서, 우수 인력이 기초 분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경제적 지원 확대: 기초 연구 인력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고 불안정한 커리어 패스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제도적 인센티브: 병역특례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전문연구요원의 진입·출구 허들을 낮춰 치과의사과학자가 되는 길을 용이하게 만들어야 한다.


​연구자 풀 다양화: 타학과 출신 유능한 과학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연구자 풀(Pool)을 다양화하고 기초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융합과학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2. 연구 투자 확대 및 산학연병 연계 강화
​단기적 성과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 연구에 대한 정부 및 민간 투자를 늘려야 한다.
​중개 연구 활성화: 기초치의학을 토대로 하는 산업계는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필수다.


​신속한 임상 적용: 연구 성과가 실제 임상 기술로 신속하게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산업적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3.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완성
​한국 치의학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킬 구심점이 절실하다.


​연구 역량 통합: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조속히 설립하여 기초와 임상, 기업을 연결하는 핵심 허브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분산된 연구 역량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


​결론은 기초 혁신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한다.


​지금 한국 치과계는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다. 임플란트 신화에 안주하며 저가 덤핑과 과잉 경쟁의 늪에 머물러서는 미래가 없다. 기초치의학에 대한 혁신적인 투자만이 임플란트를 넘어선 새로운 시장과 기술을 창출하고, 한국 치과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유일한 열쇠다. 기초의 튼튼한 뿌리 위에서 ‘K-치과’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해야 혁신의 시기다.

 


※ 위 내용은 9월 26일 치의신보 ‘기초치의학 트렌드와 전망’ 지상포럼을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