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도입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치협 회장단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내홍이 법적 싸움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후보자 간 갈등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내부 혼란으로 오랜 기간 회원들 사이에서는 치협 선거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치협을 이끌 제34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올해 3월 10일로 성큼 다가왔다. 이에 본지와 치의신보TV가 공동으로 이석초 치협 공보이사(치의신보 편집인)와 유석천 치협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의 대담회를 통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당한 선거란 무엇인지 의미를 되짚어보고, 선거 준비 상황과 주요 쟁점들을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 치협 선관위가 하는 일
Q. 이석초 공보이사(이하 이): 제34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다가오면서 회원들은 이번 선거가 어떻게 준비되고,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운영될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회원들에게 인사 한 말씀과 간단한 소감 및 포부를 부탁드린다.
A. 유석천 치협 선관위원장(이하 유): 37년 차 개원의로서 지난 2024년 4월부터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치협 27대 집행부에서 총무이사를 역임했고, 임기 마지막 해에는 총무이사와 재무이사를 겸직한 경력이 있다.
지금 치협이 아주 어려운 시기 속에서 34대 회장단 선거를 관장하는 선관위원장을 맡게 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된다. 그러나 역대 선관위가 잘 해왔던 것처럼 깨끗하고 공정하며, 치우침이 전혀 없는 선거관리로, 선거 후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잘 운영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선관위 회의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회의를 통해 선거를 큰 잡음 없이 잘 치르고, 후유증이 없도록 해 본래 치협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Q. 이: 치협 회원 입장에서는 선관위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선관위의 기본 역할과 기능을 간략하게 소개 바란다.
A. 유: 치협 선관위는 선관위원장을 포함해 13명까지 인원을 구성할 수 있다. 선관위 위원은 11개 치과대학 동창회에서 훌륭한 이들을 추천받아 구성하는데, 여기엔 외국치대 출신도 1명 포함된다. 이는 회원의 대표로서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선관위는 출범과 동시에 현실에 맞게 정관의 선거 관리 규정 개정에 착수했고, 정관 및 규정 제·개정 특별위원회와 협의 아래, 치협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의 결정을 통해 선거관리 규정의 개정을 이뤄냈다. 앞으로 선관위는 개정된 선거관리 규정이 들어가 있는 정관에 따라 34대 치협 회장단 선거를 2026년 1월부터 선거가 있는 3월까지 절차에 맞게 진행해 나갈 것이다. 회원들의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 치협 선관위 회의 중점 사항
Q. 이: 최근 선관위 회의에서는 어떤 안건들이 논의됐는지, 회의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해달라.
A. 유: 그간 선관위가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했던 사항은 불법 부정 선거 시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선관위는 지난 2024년 5월 출범 후 ‘클린 선거로 치협을 만들자’를 목표로 지금까지 9번의 회의와 1번의 워크숍을 통해 ▲현실에 맞게 선거관리 규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앞으로 선관위는 선거기간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회의를 병행할 것이며, 중요한 결정 사항은 반드시 비밀투표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회의 일정은 이미 다 정해 놓았고, 온라인 회의는 보안을 철저히 할 것이다. 현재 모든 선관위 위원의 발언은 모두 소홀함 없이 경청하고 전부 기록하고 있다.
Q. 이: 이번 선거는 정당하고 안정된 선거 운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따라 선관위가 규정 위반 제재 절차와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제재 가이드라인까지 발표했다. 이 같은 기준을 세우게 된 배경을 간략히 말씀 바란다.
A. 유: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선거기간 동안 선관위에는 수많은 고발과 이의제기가 들어온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어떤 이유에서든지 법적 다툼이 일어난다. 치협이나 개인이나 소송이라는 굴레에서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이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불법, 부정 선거에 엄한 제재가 가능한 규정의 시행세칙, 제재 가이드라인을 결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선거 규정 위반 제재에 관해서는 정확한 로드맵으로 구성된 절차에 따라 아주 공정하고 엄격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선관위 내부적으로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 ‘그 정도로는 효력이 없지 않겠냐’ 등등의 여러 의견이 수없이 오갔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철저히 준비할 수 있었다.
Q. 이: 요즘 선거에서는 SNS 활용과 선거운동 규정 준수가 중요한 이슈다. 물론 모든 규정을 철저히 따라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선관위가 특히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인지 말해달라.
A. 유: SNS 선거 운동은 선거관리 규정에 나와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살필 예정이다. 관리가 쉽진 않겠지만, 문자 메시지 등 자동 동보통신을 이용한 전파는 관심 있게 볼 것이다. SNS 선거 운동 관련해서는 허위 사실에 의한 비방이나 중상모략(음해), 심각한 명예훼손,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과도한 향응 제공 등 몇 가지 상식을 벗어난 선거 운동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이다.
지난 33대 회장단 선거에서는 회원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의제기나 고발이 선관위에 접수됐으며,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법률 자문을 구한 경우가 상당수다. 이로인해 기탁금 중 상당한 금액이 자문료로 지출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사항이다. 선관위는 이의제기나 고발이 들어오면 육하원칙에 따라 확실한 증거에 기반한 사항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접수 과정에서 아주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 선거 후보자·언론·회원에 당부
Q. 이: 제34대 회장단 후보자 등록이 곧 시작된다. 현재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자들에게 선관위원장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A. 유: 선거는 유권자에게서 선택받는 축제의 장이다. 후보자들은 본인의 정책적 비전을 통해 회원들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선거라고 생각한다. 선관위는 열린 마음으로 마음껏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자세가 돼 있다. 다만 절대해서는 안 될 몇 가지 부정·불법 선거의 전형에 관심을 두고 있다.
훌륭한 후보자들이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좋은 선거 운동인지 잘 알 것이라 본다. 선거 운동과 관련 서약서에 사인하는 만큼 꼭 지켜주리라 믿고, 서약서대로만 선거 운동을 해달라 당부드린다. 지금 치과계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둘러싸여 있다. 선거 후보자들은 이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고 선거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이: 이번 선거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규범인지 명확하게 짚었다. 선거가 본격화되면 회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전문지 기자들도 선거 관련 보도를 이어갈 것 같다.
A. 유: 선거기간 동안 부정과 불법 선거 운동을 해서 제재가 확정된 후보자는 언론이나 SNS를 통해 알려드릴 것이다. 회원들이 이 점을 잘 고려해 투표에 임해야 치협의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며 아름다운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
통상적인 것이 제일 어렵듯이, 선거기간에 어느 후보가 부정과 불법 없이 깨끗하게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지 잘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 회원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치협의 선거 풍토를 변화시킬 것이다. 그래야만 고귀한 회비가 엄청난 법률비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애정을 부탁드린다.
이 밖에 언론의 중요도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치과계 언론의 많은 도움과 역할이 필요할 때고, 그렇게 해줄 것이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후보자 본인이 사양할 시 어쩔 수 없겠지만, 차후 인터뷰를 진행할 경우에는 모든 후보자에게 공평·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했으면 한다. 또 특정 후보자에게 불리한 기사를 쓸 경우, 항상 후보자 측에 반론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Q. 이: 위원장의 설명을 들으니 앞으로 선거가 어떤 기준과 원칙 아래 준비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회원들도 이번 선거의 방향과 기준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선관위와 후보자 모두가 공정하고 성숙한 선거 문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하겠다. 선관위 위원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A. 유: 치과의사 모임에 가면 내가 치협 선관위원장이란 사실을 일반 회원들은 잘 모른다. 그러다 내가 선관위원장이라는 걸 알면 대부분은 치협의 법적 다툼을 이야기하며, 제발 그런 일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전한다. 또 선관위원장이 운영을 잘해서 선거를 잘 치르고, 절대 그런 일 없게 해달라고 주문한다.
치협을 사랑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너무나 부끄러웠다. 회원들의 말을 잘 새기겠다. 선거기간 동안 잡음을 최소화하고, 선거 후유증도 없었으면 하는 회원들의 바람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기 FDI 회장에 선임된 박영국 교수는 FDI의 모토가 ‘치아 건강 없는 전신 건강은 없다’라고 했다. 치협도 이를 국민에게 잘 홍보하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단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