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구진이 대규모 유치 측정 데이터셋을 전격 공개하며 치의학과 인류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스페인 부르고스 국립인류진화연구센터(CENIEH)는 시민 과학 프로젝트인 ‘라톤 페레스 컬렉션’을 통해, 스페인 어린이 52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총 712개의 유치에 대한 정밀 측정값을 데이터셋으로 구축했다. 이는 현대 소아의 치아 발달 연구에 있어 가장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참고 자료 중 하나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증자의 상세한 생체 정보를 바탕으로 유치 원시 데이터를 오픈 액세스로 제공하는 최초의 사례로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Data in Brief’ 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온라인판에는 지난 12월 12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2년 사이 스페인 전역의 11개 도시에서 기증된 유치 중, 한 명당 최소 10개 이상의 치아를 기증한 사례를 선별해 데이터 연속성을 확보했다. 데이터셋은 유치 절치, 견치, 구치의 근원심(mesiodistal) 및 협설(buccolingual) 직경을 포함하며, 치관 지수(crown index)와 치관 면적(crown area) 정보까지 망라하고 있다.
모든 측정은 표준화된 치아 계측 프로토콜에 따라 수행됐으며, 이는 현대 인류와 화석 인류 간의 비교 연구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인구 집단 간 비교 분석에도 즉각 활용될 수 있는 높은 정밀도를 보장한다.
이번 데이터 공개의 기반이 된 ‘라톤 페레스 컬렉션’은 현재 5000개 이상의 유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증자의 연령, 성별, 식단, 임신 기간, 출신 지역 등 상세한 배경 정보를 함께 데이터베이스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이번 데이터셋이 소아 치의학 분야에서 어린이의 정상적인 치아 발달 기준을 수립하고 발달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며 “법의학 분야에서는 미성년 개체의 연령 추정 및 생물학적 프로파일링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참조 자료로 활용돼 현대 유치 데이터가 부족했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자료가 인류 진화 연구에서 호모 속의 진화적 패턴을 규명하는 비교 프레임워크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생물고고학 및 생의학 분야에서도 과거와 현재 인구 집단 간의 성장과 건강 상태를 비교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