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치협이 주도해 이끌어 온 장애인 치과진료운동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회적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치과계의 아웃사이더 분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분야였다. 그러나 우리 나라 치과계가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으며 그 결실이 드디어 서서히 맺어가고 있다.
이미 치과계는 장애인에 대한 원활한 구강진료를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계몽을 통해, 운동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구강진료를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그 일환의 하나로 장애아동을 위한 구강검진과 치아건강잔치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각 대학병원 및 일반 치과의원에서도 이들에 대한 진료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상태. 우리 나라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일본보다 약 30년 뒤쳐진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어나고 있다. 그 와중에 이번에 장애인 구강보건에 대한 심포지엄을 처음으로 개최하여 우리 나라의 현주소와 미래지향적인 장애인 구강진료사업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케다 마사카주 일본장애인치과학회 전 이사장의 말은 우리 치과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일본치과의사회에 의한 의료활동이 장애인 치과의료에 있어서 중요한 큰 흐름을 만들어 왔다며 항상 의료가 사회적인 활동인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물론 장애인에 대한 치료문제나 저소득층에 대한 진료활동 등의 문제들은 어떻게 보면 국민소득이 어느 정도 올라선 다음에나 생각해 볼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을 떠나 많은 의료인들이 어려웠던 시절부터 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온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문제는 정신이다. 의료가 사회활동이라는 의미는 의료인으로서 이 사회에 책임져야 할 가치에 대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개인이나 일부 단체의 봉사활동으로 밖에 안되더라도 어느 수준이 오면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부당국이나 봉사단체 또는 의료인 단체 등에서 범국가적 차원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 계층에 대한 의료사업이다. 이것이 제대로 잘 되려면 먼저 치과의사들이 사회적 활동으로서의 의료행위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비록 한 차례의 심포지엄으로 모든 것이 쳬계적으로 정리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해 오던 무수한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이 정례화, 체계화되는 계기가 됨으로써 이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인 건강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치협을 필두로 한 의료인 전체의 역할이자 몫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