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가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당연히 광중합형 복합레진충전과 광중합형 글래스 아이노머 시멘트 충전에 대한 급여화 문제일 것이다. 치협은 현재 여러 방안을 강구하며 급여화가 시기상조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주장하고 있다. 그 와중에 진흥원에서는 최근 실제적인 수가를 산정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개원가에 있었다. 진흥원에서는 광중합형 레진 등에 대한 빈도수와 관행수가에 대해 전국에 2000 곳 치과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기한내에 회신한 건수는 겨우 270곳 밖에 안됐다. 분명히 이 설문조사는 무기명으로 하고 있어 개인신상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왔으며 치협은 이번 조사가 제대로 나와야만 정부의 급여화 예산이 얼마나 허수로 짜여져 있는지, 그리고 실제 소요되는 예산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소상히 밝힐 수 있다고 누누이 밝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담했다. 만일 응답자료가 부족해 치과계에 불리한 결과가 나온다면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것인가. 우리는 여기서 회원들의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치과계의 주인은 치과의사 자신들이다. 국민의 보건복지 욕구가 높아져 가고 있고 정부의 대국민 복지정책이 수위를 높여 갈수록 의료계는 희생을 강요당하기 일쑤다. 이러한 때 치과계는 치과계 나름대로 치협을 중심으로 스스로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여기에는 치협 집행부의 책임뿐만 아니라 회원 각자의 책임도 있다. 회원은 곧 치과계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번 광중합형 레진 등의 급여화에 대한 설문조사도 이러한 맥락에서 치협 집행부는 물론 회원 각자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기관인 진흥원에서 자료조사에 나섰을 때 설문조사에 대상이 된 회원은 사명감을 가지고 설문에 응했어야 했다. 현재 치협으로서는 진흥원의 조사연구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데 개원의들의 비협조로 그 기대가 무너질 위기에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왔을까? 아마도 나 하나쯤 응답을 안한다고 무슨 일 있을까 하는 방임주의형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무지형이 있을 것이고 자신의 수입구조가 노출될 것을 염려하는 피해망상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이든 이러한 비협조 풍토는 당장 없어져야 한다. 치과계가 비상이 걸렸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보통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진흥원에서는 회수자료가 너무 빈약해 치협 홈페이지에서 설문지를 다운받고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면 추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시기라도 놓치면 곤란하다. 설문지를 받은 개원의나 비록 받지 않은 회원이라도 모두 이 설문지를 다운받아 성실하게 응답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 개원의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거듭” “재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