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말이 많던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임명됐다. 복지부 장관에 여당의 실세 중의 실세가 임명된 것이다. 김 신임 장관이 복지부 장관이 되면서 그동안 국무회의 서열에 뒤처져 있던 복지부 위상이 어느정도 상승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즉 국정의 주요 핵심 분야로 보건복지 분야가 떠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는 것이다.
사실 국무회의에서 서열 15위 정도밖에 안되는 복지부는 지금까지 별로 티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분야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처임이 틀림없다. 그러기에 정치가나 행정가 입장에서 보면 대외적으로 공과가 별로 드러나지 않고 골치만 아픈 이 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국민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 부처에 대한 위상을 부총리급으로 올리자고 지난번 이 난을 통해 제안한 적이 있다. 적어도 이 정도의 위상이 돼야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보건복지 분야가 좀 더 정부의 지원아래 국민의 복지와 국민의 건강한 삶을 제대로 보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취임한 김 장관은 취임 일성이 “파부침주(破釜沈舟)자세로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즉 항우가 진나라 정벌에 나서면서 살아돌아오지 않을 각오로 (밥지을) 솥을 깨트리지 않고 (타고 돌아 갈)배를 가라앉히는 심정으로 전장에 나섰듯이 김 장관도 그러한 심정으로 복지부 행정에 임하겠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재야 민주화세력에 몸담고 있다가 정치계에 몸담으면서 모범적인 정계활동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김 장관의 이러한 각오에 우리는 보건복지 분야의 균형있는 개선에 기대해 본다. 그의 말마따나 복지분야는 좀 복잡하고 이해집단간의 충돌이 걱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어느 한쪽만의 희생을 토대로 보건복지 행정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김 장관의 당면과제는 의료개방, 민간의료보험 및 병의원의 영리법인 도입 허용,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국민연금 개선방안 모색, 의료수가 현실화 강구, 의약분업에 따른 갈등 해소, 고령사회 대책, 차상위계층 보호정책 마련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산적하다. 치과계 입장에서만 하더라도 최근 불거져 있는 광중합형 레진의 급여화 문제를 비롯, 국립치의학연구소 설립, 국립치대병원 독립법인화, 치과의사인력공급 대책 등 크고 작은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현안들도 정부와 의료인 단체, 국민을 대변한다는 시민단체 등의 관계에서 최상의 공약수를 찾는다면 최상은 아니더라도 차상의 해법이라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그가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막힌 곳은 뚫고 끊어진 곳은 이어가는 굴뚝 청소부’의 초심자세를 끝까지 이어간다면 어느정도 성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