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 점차 종반으로 가면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들의 문제점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다. 특히 국립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모자라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결과는 도대체 서민을 위한 국립의료원인지 특권층을 위한 기관인지 모를 정도였다.
문병호 의원이 지적한대로 국립의료원의 상급병상율 보유율을 보면 33.3%라고 한다. 이 자료대로라면 서민들이 이용하기 보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들의 입원진료를 의도적으로 목표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환자가 몰려 오는 것도 아닌 듯 하다. 국감 자료에서 보면 환자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 2000년도에는 51만2천여명에서 2001년에는 48만6천여명, 2002년도에는 45만3천여명, 2003년도에는 41만5천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물론 의료원측에서도 경영 수지를 맞추다 보니 상급 병상 수를 늘이는 등 대책 마련에 노력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해 본다. 그러나 이같은 고급 진료를 표방해서는 국립의료원은 이미 민간 의료기관에게 상당 수 빼앗기고 있는 고급 진료 환자들은 물론 주 환자층인 서민층으로부터도 외면 당할 것이 뻔한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국립의료원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정립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기본 모델로서 민간 의료기관과는 차별화된 병원운영을 해 나가야 되지 않은가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확대 정책과 맞물려 국립의료원의 역할은 앞으로 현재보다 훨씬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