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 총회가 뜨겁다. 지금까지 18개 지부 가운데 13개 지부 총회가 끝났다. 예년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점점 모든 지부들이 회장 선거를 경합으로 치른다는 것이다. 또 하나 특징은 과거 통상적으로 신임 회장단에게 일임하던 치협 총회 파견 대의원도 총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서울치대 출신이 대부분의 지부를 장악하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이제는 각 지역마다 지역 소재 치대 출신들의 입김이 강화되고 이들이 또 지부 임원에 입성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부가 물려주기 식으로 새 집행부를 선출해 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경합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만해도 울산과 제주가 첫 경합으로 회장을 선출했다. 기존의 경합 지부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 강원, 충남 등이었다. 그러나 회장 경합보다 더욱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치협 대의원총회 파견 대의원 선출방식이다. 올해도 기존대로 회장단에 일임하는 지부가 많기는 하지만 일임하더라도 먼저 여기저기서 선출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심지어 일임하는 방안과 선출하는 방안을 가지고 투표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는 4월에 치르는 치협 협회장 선거와 밀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과 달리 협회장 출마 예상자들은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오고 있는 터라 각기 대의원 확보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다. 간선제를 택하고 있는 현행 선거로는 대의원 확보가 당락을 결정하고 있기에 각 후보 진영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국면을 이끌어 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지부부터 회장은 물론 파견 대의원까지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치과계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치과계가 너무 선거전에 휘말려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그러한 걱정이 들기는 하다. 그러나 몇가지 지킬 것만 제대로 지킨다면 오히려 이러한 경합구도들이 순기능으로 작용해 치과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회원간에 이전투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후보 모두가 치과의사라는 동료 선후배들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선거가 끝나도 서로 웃을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흑색선전을 자제하고 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만 지부에서부터 부는 선거전에 대한 후유증을 없앨 수 있다. 최근 매체를 통한 정책발표는 그런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아무쪼록 경합을 통한 선거가 치과계 미래를 퇴보시키는 선거가 아닌 발전시키는 순기능을 담은 선거전이 되도록 각 후보 진영에서는 선거운동에 대한 발상전환을 기해봄이 어떨까 한다. 현재 그러한 길을 가고 있는 진영이 있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