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서 구강보건사업지원단을 출범시키고 지난 달 30일 첫 회의를 가졌다. 구강보건사업지원단은 종전의 수돗물불소농도사업지원단을 확대 개편한 것이라고 한다. 이 지원단에서는 구강보건사업의 장단기 계획수립 및 평가체계 개발과 교육·홍보자료 개발 및 홍보지원, 기술지원 및 교육훈련, 사업평가 지표 개발 및 사업평가, 구강보건사업 인프라 구축 등 전문적인 지원을 맡는다고 한다.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보건복지부 내에 구강보건담당부서 조차 없어 구강보건에 관한 정책과 사업이 여기저기 의과 중심 부서에 산재해 있어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려웠던 때를 기억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물론 담당부서가 생긴 이후도 관료들의 몰이해로 툭하면 통폐합의 대상이 되어오던 때도 불과 얼마 안됐다. 이제서야 정부가 구강보건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국민의 구강보건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구강질환은 사실 국가 차원에서 얼마나 예방사업과 예방정책을 잘 하고 있느냐에 따라 대폭 줄일 수 있는 병이다. 구강질환은 일단 발병하고 나면 그 치료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조기 예방을 위주로 한 구강정책만 잘 세워도 국민의 구강건강 향상은 물론 치료로 인한 고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그로인한 건강보험 지출 역시 줄일 수 있으며 근로자의 치료기간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현상도 막을 수 있다. 즉 구강보건에 대한 인식을 단편적으로 보면 치아우식증이나 치주질환 정도를 치료하는데 무슨 정책과 사업이 필요하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단순한 질환치료 위주로 보면 대단한 착오를 일으킨다. 과거 정권이 모두 이러한 우를 범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구강보건 관련 정책 사업을 의과의 일부분으로 취급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지원단을 출범시켰다고 정부 인식이 전폭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직도 구강보건분야를 하찮게 보는 시각이 잔재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정부 입장에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암이나 급성질환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 나갈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 우리 나라 국민의 건강상태 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국민경제 수준이 높아졌을 때는 생명과 직결되는 보건정책 및 사업보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보건정책 및 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따라서 이 지원단을 이끄는 구성원들의 역할은 사실상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활동이 보다 열정적일 때 정부가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하게 구강보건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즉 국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구강보건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들 역시 정부 정책과 사업에 따라 구강건강 상태가 양호해져 나갈 수 있으며 일본의 8020 캠페인처럼 80세까지 20개 이상의 영구치를 보존하는 그러한 날이 올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