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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서자취급 안된다

국립대병원 치과병원의 현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조직상으로도 국립대병원의 치과진료처로 분류, 운영돼 오던 치과병원의 현주소가 치협 국립대치과병원 독립을 위한 T/F 팀에 의해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치과병원 종사자들이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항일지 모르지만 막상 수치화돼 공개되니 충격 그 자체가 아닌가 한다.


4개 국립대병원 치과병원들이 각각 대학병원 총 예산 가운데 치과병원에 배정된 예산이 불과 3∼5% 수준이라는 것은 치과병원의 위상이 고작 이 정도였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실례이다. 이 예산으로 치대생들의 교육과 임상과 교수들의 연구활동을 해야 하니 말이 아니다.


치과병원의 역할은 의대교육과 다른 치대교육을 담당하는 임상병원으로서 치대생들과 전문과정 수련의들을 대상으로 임상교육을 통해 완벽한 치과의사와 전공의를 배양해야 하는 일이다. 또한 임상 교수들이 환자진료는 물론이지만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양질의 치료를 위해 연구하는 장소로서의 역할도 한다. 즉 의대와 전혀 다른 치대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곳이 대학치과병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의 한 부처로 소속돼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의대생들과는 차별되는 환경을 직간접적으로 받았을 뿐 아니라 치대교수들도 의대교수들 보다 열악한 여건 속에 일을 해야 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진료실 공간이 의대생보다 평균 2배 이상 협소하고 임상교수나 전임의 배정도 의과병원보다 매우 형편없는 대접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즉 의과병원의 임상의는 평균 23.75명인데 비해 치과병원 임상의는 0.5명이었으며 전임의도 의과병원이 31.75명인데 치과병원은 0.75명이었다. 치과병원을 의과의 한 과 수준으로 밖에 여기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치과병원의 임상과가 10개나 있는데 말이다.


대학병원의 횡포(?)가 이 정도라면 치대 교수나 학생들의 불만이 그동안 얼마나 누적됐을까 짐작이 간다. 지난번 어느 지방 국립대병원 치과병원의 건물신축과정에서 병원측이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일로 인해 치과병원장들이 연속해서 사임했던 이유가 이해된다.


이러한 여건이라면 이번에 발의된 국립대 치과병원 독립법인화 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치과계의 단순한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치대교육이 이같은 차별을 받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정부나 국회도 이같은 사실을 직시해 주길 바란다. 오즉하면 국립대 병원장 가운데 치과의사 출신이 한명도 배출되지 못하겠는가. 치과의사 출신 교수들이 의대교수 보다 실력이 떨어지거나 인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인원 수에 밀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병원 경영권을 주무르고 있는 한 치과병원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반드시 이번 기회에 모든 국립대 치과병원이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