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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아야 할 실종된 의식

치과의사들이 과잉 배출되다보니 여기저기에서 딱한 사연들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고충처리위원회에 접수된 내용 가운데는 치과의원이 개설돼 있는 동일 건물 내에 또 다른 치과의원들이 들어서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 딱한 상황이 소개되고 있다. 신규 분양되는 건물이거나 이미 상권이 형성된 임대건물 등 가리지 않는다.


실제 거리에 나가보면 상권이 좋은 지역의 경우 한 건물에 치과의원이 2~3개 이상 들어선 곳이 허다하다. 심지어 같은 층에 몰려 있는 경우도 있다. 마치 치과의원들이 백화점 점포같이 늘어선 꼴이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기득권을 주장하는 치과의사와 신규 치과의사간에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충처리위원회에 접수된 내용처럼 대형 오피스텔에 입주키로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치과의원이 들어선다고 한다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를 법적으로 따질 수도 없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된다면야 법으로 해결하면 되지만 법적인 해결점이 없기에 답답한 심사를 달랠 길이 없는 것이다.


방법은 단 하나인 것 같다. 치과의사들 간에 최소한의 직업윤리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미 입주한 치과의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을 선택해서 들어가고자 하는 후발 개원의의 그럴 수 밖에 없는 딱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동일건물 위 아래층이나 같은 층에서 개원하는 일만큼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적어도 그것이 먼저 개원하고 있는 동료 치과의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과의사들 간의 직업윤리가 바탕이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 있지 않다면 언젠가 또 윤리의식이 실종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치과계 구성원들 간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이 문제를 단순히 자유시장 원리의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이러한 현상을 빚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정부 정책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정책적인 해결책을 강구토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이같은 현상은 치과계가 그동안 꾸준히 주장한 치과의사 과잉배출의 원인이 현실 속에서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치과의사 배출 인력 수를 줄이는데 지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아울러 서울 중심의 발전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을 통한 개원 분산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것이 서울로만 통하다 보니 이같은 안타까운 개원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나 행정적 노력이 수반된다고 해도 우선적으로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역시 동일 직종 종사자 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윤리의식이라고 본다. 오늘 내가 선배나 동료 개원의에게 피해를 준다면 내일 내가 선후배 개원의에게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것이 직업적으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