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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내고 가는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갔다. 보건복지부 총책임자로 부임한지 1년 3개월만이다. 그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간데 대해 말이 많다. 그러나 의료계로서는 일단 그가 정치권으로 돌아갔다는 자체에는 별반 문제 삼고 싶지 않다. 


단지 왜 이미 그 같은 정치적 구상을 해왔던 사람이 보건복지부 수장은 왜 맡았으며 그가 복지부 장관으로서 마지막으로 저지르고 나간 일들이 얼마나 문제투성 이었는지를 알기나 하는지 하는 한숨만 던질 뿐이다.


장관직을 정치적 발판으로, 징검다리 수준으로 생각했던 사람이 수장이 되었기에 수많은 문제법안을 만들고도 책임감 없이 훌쩍 떠나가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유 장관만이 할 수 있었던 업적(?)들이 아닌가 한다. 치과계는 이러한 유 장관을 ‘국민 보건복지 역사상 최악의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주고 있다.


사실 유 장관이 들어 선 이래 국민의 보건복지 행정은 거꾸로 가는 일이 많았다. 유 장관은 자신의 임기 내에 의료급여제도 개선, 국민연금 개혁, 의료법 개정 등으로 이뤄진 개혁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 보건복지 분야의 딜레마를 모두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 오만함으로 인해 임기 내 밀어붙여 왔던 과제들 대부분이 국민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질책을 받는 결과가 됐다.
의료급여제도,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대해 시민단체들로부터 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마도 유 장관의 최고의 작품은 ‘의료법 개악’과 ‘조직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법 개악은 시작부터 잘못된 법안이었다.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받고 다소 물러서긴 했지만 아직까지 환자의 유인알선 행위 허용 등 문제조항이 많이 남아있다.


조직개편은 아마도 치과계로선 최악이었다고 본다. 지난 1997년 22년 만에 부활시켜 10년간 잘 운영돼 오던 구강보건 전담부서를 전격폐지하고 생활위생팀으로 통폐합시킨 것이다. 그것도 장관직을 그만두기 직전에 결재사인을 했다. 자신이 이끌어 갈 복지부가 아닐거면서 그렇게 치과계와 시민단체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일만 내고 떠난 것이다.


유 장관은 떠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료법 개정안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만큼 두 법안의 개혁의 의미에 자신을 뒀다는 얘기인데 어쩐지 그러한 철학이 있었다고는 보여 지지 않는다. 오로지 임기 내에 뭔가 성과를 올리고 싶어 하는 정치적 욕심만이 느껴지고 있다.


이제 후임 장관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더 이상 나빠지게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다행히 정상적인 시각으로 볼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수도 있다. 특히 의료법과 구강보건전담부서 문제는 정말 신중하게 재고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