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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높은 치위생사 ‘찬밥신세’

개원가 불황 속 고임금 경력자 채용 꺼려, 치과 폐업 증가 실직 늘어 몸값 낮춰 지원

치과계를 강타하고 있는 장기 경기불황의 한파가 치과위생사 구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원가에 따르면 수년째 치과계의 심각한 구인난으로 귀한 몸 대접을 받던 치과위생사들이 최근 치과 폐업률 증가와 더불어 하루아침에 실직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력이 많고 나이가 많은 치과위생사들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치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고액 연봉에 부담을 느낀 개원의들이 당장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면서 실직후 재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일부 연차가 있는 치과위생사들은 자신의 경력과 연봉을 낮춰 치과 취업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원가 일선에서는 아직까지도 치과위생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일부에선 ‘부르는 게 몸값이던 호시절은 지나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 부르는게 몸값이던 시절 지나

얼마전 치과위생사를 고용하기 위해 면접을 봤다는 서울의 L 원장은 “면접자 중에는 다니던 치과가 폐업을 해 이직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치과위생사들이 다수 있었다”면서 “경기 불황으로 치과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임금의 치과위생사를 고용하는 게 부담이 되다보니 아무래도 다소 경력이 짧더라도 연봉 부담이 덜한 치과위생사에게 눈이 가게 되더라”고 밝혔다.

경기도의 P 원장은 “면접 끝에 치과위생사를 뽑았는데 입사 후 알고 보니 실제 보다 경력을 낮춰 지원했다”면서 “해당 치과위생사는 앞서 몇 군데 면접을 봤지만 실제 경력과 연봉을 제시하니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해 처음부터 아예 몸값을 낮춰 지원을 했다고 털어 놨다”고 말했다.


개원가에서는 스케일링 급여화 등으로 이를 전담할 치과위생사 인력이 절실하지만 치과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장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높은 연봉을 감수하면서까지 치과위생사를 채용할 만큼 주머니 사정도 마음의 여유도 넉넉하지 못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차가 높은 경력자의 경우 취업시장에서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9년차 치과위생사 K씨는 “과거부터도 개원가에서는 나이가 많고 연차가 높은 경력자들은 연봉 부담 등 기타 여러 가지 문제로 고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재취업이 쉽지 않은 편이었는데 최근 개원가 경기불황과 맞물려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치과 내부사정으로 이직을 결심하고 각종 치과관련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구인치과에 문을 두드려 봤지만 경력만큼 연봉을 주겠다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구인 공고에는 하나같이 ‘경력 상관없음’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 전화 또는 직접 면접을 보러 가면 대개 어느 정도 경험도 있으면서 연봉도 부담이 덜 되는 2~3년, 4년차 정도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차보다 연봉을 낮춰 지원하지 않은 이상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