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능력이 뛰어난 의사 VS 환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웃어주고 눈을 맞춰주는 의사. 환자들은 과연 어떤 의사를 더 신뢰하고 진료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눈 맞춤, 이야기 들으며 고개 끄덕이기(경청), 웃어주기 등 의사들의 비(非)언어적 소통이 진료 능력과 버금갈 만큼 환자들의 신뢰도와 진료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동명대 신문방송학과 정미영 교수는 최근 ‘의사의 언어·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이 진료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 정교화 가능성 모델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6개월 이내 1차 개인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성인 4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의사의 전문성, 언어 및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외형적 매력 등이 환자의 진료 만족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환자들은 의사의 전문 능력에서 가장 높은 신뢰와 진료 만족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말투·설명, 목소리 등 언어적 표현이 뒤를 이었고, 친절한 인사, 이야기 경청, 고개 끄덕임 등 비언어적 행위도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진료 만족도를 주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반면 의사의 외형적인 매력은 환자들의 신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 형성은 의사의 전문적 능력에 의해 상당부분 결정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눈 맞춤을 자주 해주고 환자의 말을 경청하면서 웃어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몸짓 언어(비언어 행위)를 많이 할수록 환자들은 그 의사를 더 믿고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 경청, 공감만으로도 치유 효능
한편 과거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이하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지 못하게 하거나 말하는 중에 중단시키는 경우, 환자에게 충분히 묻지 않거나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지 않을 때, 환자가 느끼는 감정을 무시할 때 환자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박영국 전임 학회 회장은 “의료 현장에서 경청과 공감이란 의사가 아닌 환자의 관점에서 환자 스스로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 한다”면서 “환자가 의사의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의사의 경청과 공감 상태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경청과 공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치유의 효능을 가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료인들은 환자의 발언 중 자신에게 필요한 얘기만을 요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의증과 관련된 질병의 단초를 찾는 일에만 편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환자들의 정서나 질병에 관련된 사회적 심리적 배경을 포착하지 못함으로써 진료에 꼭 필요한 정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