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자긍심·치과 이미지 개선에 한몫
최근 자연치아를 살려서 쓰는 것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과 요구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치아를 살리는 대표적인 술식인 ‘의도적 재식술’을 심도 깊게 배우려는 개원의들이 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같은 술식에 의욕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층이 기존 임플란트를 두루 섭렵한 50~60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치과의 원장들이라는 점이다.
왜 일까? 이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이 같은 술식이 머지않아 임플란트를 대체할 개원가의 ‘차세대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의료인 스스로의 자긍심은 물론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치과라는 ‘입소문 효과’까지 톡톡히 보면서 치과계 이미지 개선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의도적 재식술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진료다. 다만 과거에는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고 진료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개원가에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임플란트 광풍이 치과계를 휩쓸고 간 뒤 자연치아의 중요성이 새삼 더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의도적 재식술에 대한 뒤 늦은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재료와 술식의 발달과 더불어 성공률을 높이는 치료방법이 프로토콜화 되면서 의도적 재식술이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 50~60대 치의들 관심 ‘주목’
의도적 재식술의 프로토콜을 정립해 이를 개원가에 보급하고 있는 최용훈 교수(분당서울대병원)는 “만 7년간 1300여 증례를 시술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현재 성공률은 95%선이다.
의도적 재식술을 많이 하는 일본의 경우 20~30년까지 장기 성공률이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한 “치아를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의 신뢰도가 엄청나게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결국 안 될 경우는 최후의 수단으로 임플란트를 하면 된다”면서 “결과적으로 똑같은 임플란트를 하게 되더라도 환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100%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최 교수가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의도적 재식술 연수회의 참가자 대부분이 웬만한 고가 장비를 다 갖추고 임플란트를 할 만큼 다 해본 대규모 치과를 운영하는 50~60대 원장들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그분들의 공통적인 얘기가 이제 할 것은 이것 밖에 없다고 한다”면서 “향후 평균수명 확대 등을 고려하면 자연치아를 살려서 쓰려는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얼마안가 의도적 재식술이 개원가의 보편적 진료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개원가에서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성공 프로토콜만 따르면 OK
하지만 의도적 재식술이 개원가의 보편적 진료로서 임플란트를 대체할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원가 성공 진료를 위한 프로토콜 정착’과 ‘적정 수가 보장’이라는 선행과제가 남아있다.
최 교수는 시술 프로토콜이나 전용기구 등을 무시한 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어설프게 의도적 재식술을 하는 경우,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에 관련 시술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기본적인 시술 프로토콜을 소개했다
최 교수는 또 “해당 원칙만 준수한다면 실패 확률은 거의 없고 오히려 임플란트보다 치유시간은 더 짧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과거에는 해당 술식이 건전한 치주인대가 있는 케이스로 한정됐었지만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주인대 재생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적용할 수 있는 케이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 적정 수가 보장이 활성화 관건
2~3만 원대의 터무니없는 보험수가는 여전히 관련 시술 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의도적 재식술은 기존의 치아 재식술과 같은 시술로 분류돼 있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기존의 치아 재식술과 의도적 재식술은 엄연히 다른 술식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가 치아 이식술과 같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해외의 치아 재식술의 대가들로부터 의견서를 받아 관련 근거자료를 제출해 놓은 상태로 아직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의 경우 의도적 재식술 비용(급여)과 술전 교정비용 및 MTA 비용(비급여)을 별도로 청구하고 일반 개원가에 비해서 고가의 수술비용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수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의도적 재식술이 실패할 경우에는 1+1개념으로 임플란트를 식립해 주고 있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도 거의 없는 편이다.
# 환자 문의 급증세 대비 필요
서울의 모 개원의는 “최근 환자들의 덴탈아이큐가 높아지면서 임플란트 시술전 자연치아를 최대한 살려 쓸 수 있는 의도적 재식술을 먼저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우리병원에서는 관련 시술을 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다른 곳을 더 알아보겠다고 하더라. 나 같은 경우 환자의 필요에 의해서 의도적 재식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다. 앞으로 이 같은 환자들의 요구가 대세가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지방 모 대형치과병원 원장은 “근래 관련 기구와 재료 발달로 성공확률이 95%이상으로 높아져 많이 시술하는 편”이라며 “보통 40~50만 원 선을 받기 때문에 환자들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어 너무 좋아한다. 무조건 임플란트를 권하기에 앞서 최대한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치과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사회 내에서 치과에 대한 이미지가 더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이 원내에 접수된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자연치아 살리기’ 방법과 관련한 문의가 1년 전에 비해 30% 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20~40대 젊은 층에서 자신의 치아를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