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치과의사 그리고 논쟁
사진은 치과의사들에게 가장 친숙한 미디어 중의 하나다. 학부 때 강의시간이면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어김없이 슬라이드가 가득 담긴 카로셀 트레이를 가지고 등장하셨다. 강의 도중 슬라이드 하나가 잘못 삐져나가 카로셀이 버벅거리면, 끼여있는 슬라이드를 손상없이 재빨리 빼내어 강의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조교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었다. 또 빛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혹한 조건인 환자의 입안을 촬영해야 하는 임상사진은 고도의 사진 지식과 숙련된 촬영기술을 요구한다. 그래서인지 치과대학 동아리 중에 사진 서클이 대부분 있었고, 치과의사 중에는 프로사진작가 못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고수들이 많다. 동문회 행사가 있을 때면 누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사진 잘 나오는 ‘포토 포인트’를 열심히 찾고 있는 사진부 선·후배님을 어김없이 볼 수 있으리라. 디지털 문명은 치과계에서도 이러한 사진의 생산과 소비가 너무 쉽고 방법도 다양하게 만들었다. 임상사진이 코닥 슬라이드용 아날로그 필름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10여 년 전부터 급격하게 넘어온 것은 간편해진 생산과 다양한 소비가 함께 시너지를 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은 그 수준과 눈높이에
- 박상섭 리빙스톤치과의원 원장
- 2014-06-13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