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선왕의 소와 양
신영복 교수의 ‘강의’ 라는 책에 보면 중국 전국시대, 세상이 어지럽고 도처의 모든 군주들이 패권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때 맹자가 제선왕(齊宣王)을 만나 군주로서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야기는 국가행사에 제물로 사용될 소가 부들부들 떨면서 끌려가는 것을 본 왕이 측은히 여겨 신하들에게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지시 한데서 시작된다. 백성들은 왕이 인색해서 돈이 아까워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한다고, 요즘 말로 하면 쫀쫀한 임금이라고 비난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맹자가 소나 양이나 똑 같은 가축이고 죽이는 것은 마찬 가지인데 왜 그런 지시를 했느냐고 제선왕에게 묻는다. 그러자 왕은 내가 그래도 한 나라의 제후인데, 설마 돈이 아까워서 그랬겠냐며 그냥 소가 불쌍해서 그랬다고 답변한다. 이에, 맹자가 왕의 처사야말로 바로 인(仁)의 실천이라고 말 하면서 왕이 그렇게 한 이유는 소는 보았으나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군자는 금수(禽獸)를 대함에 있어서 그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는 그 죽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고, 그 비명 소리를 듣고 나서는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말한다. 신영복 교수는 맹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 이승종 연세치대 교수
- 2016-04-29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