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지만 의료에서는 사회주의적 의료제도와 자유시장적 의료가 혼합된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건강보험은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인 의료보장으로 한국이 채택하고 있는 사회의료보험 즉 국가의료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이 의료를 제공한다. 공립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간에 당연지정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요양기관이며 공공병원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인과 의료인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는 정치적 이유로 기본권의료(필수의료)의 제공범위를 계속 확대해 왔고 여기에 드는 재정은 뒷받침되지 못해서 보장률이 떨어졌다. 의료보장의 4대 원칙 중 최소수준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기본권의료정책이 지켜지지 않는 건강보험제도 때문에 기형적으로 상품의료가 탈출구가 되는 현상이 지속되어 소위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법적 리스크를 국가가 책임져 주지 않는 환경에서 의료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 된 것이다. 저수가와 의료이용이 관리되지 않고 급여·비급여 진료가 혼합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의사유인 수요 및 환자의 도덕적 해이, 즉 의료쇼핑이 일반화되어 결국 해마다 국민의 경상의료비는 증가
지난주 우리나라의 여성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한국인으로선 두 번째 노벨상을 받는 쾌거였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에선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고, 발표 이후 한강의 작품은 66시간에 53만부, 1분으로 따지면 136권이라는 유례없는 판매부수를 올리며 대한민국에 난데없는 독서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에선 작품을 어떤 순서로 읽어야 되는지, 대표작은 무엇인지를 서로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서점에선 책이 완판되어 더 이상 판매할게 없자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의 작품을 매대에 진열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던가, 5.18의 비극과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를 두고 정치성향에 따라 논쟁하는 등 별 쓸데없는 잡음도 있지만 한강 작가 덕분에 출판과 문학 분야에 새로운 바람과 활력이 불어넣어졌음에 감사한 일이다. 이런 대단한 영예에도 작가 본인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것 역시 문학인으로서의 고집과 일종의 기개(?)를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4년 제60차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TC 106, ISO/TC 106) 총회가 2024년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 Ernest N. Morial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는 투표권을 가진 31개국과 참관자격을 가진 18개국, 총 49개국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였고, 투표권 자격이 있는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김경남 워원장님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과 병원 그리고 학교에 소속된 40명의 전문가가 한국이 제안한 13개의 안건들을 국제표준으로 정립하겠다는 일념으로 참석하였다. ISO/TC 106은 총 8개의 소위원회(Subcommittee, SC)로 구성된다. SC 1은 충전 및 수복재료, SC 2는 보철재료, SC 3은 용어, SC 4는 치과용 기구, SC 6은 치과용 장비
문단과 출판은 실과 바늘 같아서 같이 갈 것 같지만 한강 때문에 문단 축복, 출판 죽음이 되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발표 이후 출판시장 동향을 보면 10월 10일에서 10월 16일까지 예스24 베스트셀러 집계는 1위부터 10위까지 한강의 작품이 싹쓸이 했고 동일기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는 4위, 10위를 빼곤 한강 일색이다. 참으로 기이하다. 한국문학사에서 노벨상이 나왔으니 걷다가도 웃을 일이요, 자다가도 길몽을 꿀 일이고 불티나게 책이 팔리는 일이 생겼으니 출판 업계도 단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한강 작품 출판사는 돈방석에 앉았지만 종이책 위주의 타출판사는 도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극소수의 대박과 대다수의 쪽박으로 판이 갈라졌으니 한강 디바이드라고 할 만 하다. 천만관객 영화가 뜨면 다른 작품이 죽을 쑤는 것과 유사하다. 마케팅과 한국인들의 쏠림기질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면서 시장의 기형적 발작이 일어난 것이다. 독서 강국인 일본은 기록과 출판에서 세계 첫 번째이며 최근 박경리의 토지를 일본어로 완역하여 출판하였다고 한다. 잠시 생각을 멈추게 하는 소식이다. 독서 인구 감소는 출판계에 치명적 타격을 주었고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면서 독
작년 미국 치과의사협회 임원진과 대화를 하다가 의외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우리에게 미국은 “소송의 나라”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 의외로 치과진료 관련 소송 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비록 일상적인 생활 속에 소송이 많은 나라이지만,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환자가 클레임을 거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반대로 치과의사 대상 소송 건을 비롯하여 과실로 인정되는 비중, 그리고 보상액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왜 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물론 요즘 대한민국이 우리나라 의료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적대적인 시기이지만, 유독 “치과의사”라는 직종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진정한 의료진”으로 여겨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가 의과진료를 받으면서, 환자가 의사에게 진단명이나 치료방법을 특정하여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치과에서는 환자가 이미 치료부위, 진단명, 그리고 진료의 범위까지 정해놓고 내원하여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의 내부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핵심은 환자들이 생각했을 때, 치과진료는 필수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큰 일부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목숨을 다루지만, 치과의
토요일에 개최되던 예년의 가멕스 개막제가 올해에는 금요일 저녁에 개최되었다. 전성원 대회장은 축사를 통해서, 경기지부는 치협과 서울지부보다는 다소 유연하여 가멕스 운영에 있어서도 도전적 시도를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국내 치과계에는 가멕스와 같이 지역 중심의 학술전시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회원들에게 학술과 기자재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해외학회와 비교해서 매우 저렴한 등록비 등 많은 혜택도 돌아가면서, 회원들간의 오프라인 모임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시부스의 규모와 행사의 화려함은 증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양면성에 대한 고려와 함께, 개인주의적인 세태를 극복할 수 있는 발전적 방향으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치과계 학술 및 전시 행사가 자칫 정량적인 흥행만을 목표로 한다면, 업체의 비즈니스 관점과의 차별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회원들의 관심도가 적더라도, 정책포럼과 같은 의미 있는 행사에 학술과 기자재에 관한 정보 제공만큼 비중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즉 최근과 같은 온라인시대에 주어진 귀한 오프라인 모임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전시와 부대 행사의 화려함과 눈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북한 전지역 정보인프라 구축사업은 김정은 집권과 동시에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 2012년 5월부터 각 도, 시, 군 지역과 주요 기업소에서 DB자료를 열람
참으로 조심스럽다. 문학이면서 정치이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를 읽은 지 오래고 노벨상 수상에 큰 역할을 한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읽지도 않았으니 한 줄 글을 보태는 것은 당치도 않지만 글과 말이 주업인 치의신보인 이유로 문학사적 경사스러운 업적에 글을 붙인다.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雪國’의 첫 구절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를 떠올리며 3명의 수상자를 가진 일본을 부러워했다. 영어, 프랑스어를 일본어로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서 출판된 세계문학전집이 마땅한 여가거리가 없던 시절에는 집집마다 한 집씩은 책장 한 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중에 文의 나라인 한국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염원하던 노벨상 작가를 갖게 되었으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나 작품과 그의 이념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많다. 비평가나 평론가, 언론인 등의 전문가 견해와 한강 작가의 기고문 등을 통해서 왜 그의 수상에 대해 환호하는 사람도, 마뜩찮아 하는 사람도 많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 이유를 보면 “역사적 상처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
마다가스카르 진료봉사를 마치고 팀원들이 귀국길에 오를 때 필자는 두 번째 방문 예정국인 말라위로 가기 위해 경유지인 케냐행 비행기 편에 오르고 있었다. 마다가스카르로부터 실제 직선거리는 짧지만 직항이 없는 아프리카 형편상 케냐로 갔다가 다시 돌아내려오는 일정으로 말라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지난 15년 이상 몽골에서 치과의료 선교사역을 하시던 강지헌 선교사님이 최근 말라위 치과대학이 설립되고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약 5년 전부터 이곳에서도 치과의료 사역을 시작하시게 되었고 이곳 치과대학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말과 함께 필자를 초청해 주셔서이다. 말라위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로 수도는 릴롱궤이고 최대도시는 블랜타이어이며 국토면적은 북한보다 약간 작은 정도이고 인구는 약 2100만 명이며 1인당 GDP는 $523이다. 196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나 부존자원이 없고 마땅한 관광지도 없으며 오로지 농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상적이게도 여러 목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구호사업을 펼치며 특히 도로를 포장해주고 있었던 중국의 China Aid(한국의 Koica)의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쉽게 목격할 수
연구년을 맞아 해외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칼럼을 쓰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과 다른 환경에서 자녀들이 잘 적응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낯선 환경에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외식 물가가 비싸고 한국처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멀어 주로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장을 보고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미국 학교 숙제와 알림장, 아내가 한국에서 줌으로 등록한 학습지 수업 등 챙겨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일을 제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아내와 함께 나눠서 합니다. 저는 그 와중에 의과학자 연수지원 과제로 UCI에서 유니티 VR 개발자 과정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는 10주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매주 과제가 나오는데 비개발자인 저에게는 상당한 도전입니다. 언어 장벽으로 수업 콘텐츠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워 한글로 쉽게 설명된 초보 교재를 e북으로 구매해 겨우 따라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푸념일 수도 있습니다. 선배 교수님들께서는 모두 연구년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한때는 누군가가 책을 읽는 모습이 마치 봄날의 따스한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 혹은 공원 벤치 어디에서든 사람들은 주변을 잊고 책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독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모습이 사라져 버린 듯합니다. 이제는 머리들이 스마트폰의 밝은 화면에 숙여져, 끝없는 스크롤에 몰두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조용한 모습은 오히려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책을 들고 있는 사람, 혹은 길에서 소설을 손에 든 누군가를 마주치는 것은 마치 옛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낯설고도 그립습니다. 독서는 일상의 스크롤링보다 깊은 사고를 선사합니다. 그것은 공감, 상상력, 인내를 길러주며 우리의 마음을 넓게, 그리고 깊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이 평범한 행위는 점점 멀어져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