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 최 기자가 뜻밖에도 글(수필) 한 편을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10여 년 전엔 생각지 않던 ‘건치신문’ 논설위원이 되어 글쓰기 훈련을 했는데, 이제부터는 수필 수련을 하게 되나 보다. 응답 후 바로 글 제목으로 <운구기일(運九技一)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는 스스로 재능이나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다며 평소에 자주 입에 올리던 말이다. 화투 놀이에서 듣던 ‘운칠기삼(運七技三)’보다 더한 운을 타고 났다는 의미다. 한데 얼마 전 치과의사협회 신년하례식에서 올해의 상을 받은 ‘수필’이 생각나며, 과연 멋진 글이 가능할까? 하필이면 치의신보에 실린 치과의사 문인회 이야기 중, 글솜씨 고수들이 모여 품평회도 한다기에 문인회 회원이 아닌데도 걱정이 좀 됐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했든가? 어울리지 않는 ‘사자성어’까지 생각났다. 망구(望九)를 지나 이날까지 겪은 크나큰 운(運)으로는 일곱 살 때 2층 창틀을 넘어 떨어져 의식을 잃으며, 한쪽 눈에서의 출혈 이후 시력이 점차 사라지긴 했지만 바로 다음 날 깨어난 일이 첫째요, 바로 석 달 전 출근길에 콘크리트 기둥을 받으며 에어백이 터지는 교통사고로 폐차를 하면서도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2024년에 나는 한국의 차세대한림원(Y-KAST) 멤버로서 노벨상을 발표하는 기관들을 방문하고 스웨덴의 젊은 과학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에서는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이 발표되며,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의과대학(Karolinska Institutet)에서는 노벨 의학/생리학상, 그리고 이번에 한강 작가가 받은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Swedish Academy)에서 발표된다. 글쓴이가 노벨 물리, 화학, 경제학상을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방문을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노벨상의 중요성과 노벨상을 받기 위한 연구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2024년에 수여된 한강 작가에 대한 노벨문학상 수여를 보면서,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충분히 노벨 과학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현재까지 치의학 분야에서 아직 노벨상이 수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치의학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생각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치과 임플란트가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요즘 우리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영화를 접합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소파에 눕히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화가 펼쳐지죠. 하지만 소설이 주는 감동은 다릅니다. 글을 읽는 동안 독자는 작가가 쌓아 올린 문장 사이에서 자신의 상상을 덧붙이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같은 소설이라도 읽는 사람마다 떠올리는 장면과 인물의 모습은 모두 다르죠. 이것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영화는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지만, 때로 원작 소설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상상 속에서 무한히 확장되었던 세계가 스크린 위에서는 단 하나의 해석으로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본 뒤 소설을 읽으면 영화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독자 스스로의 상상력이 제한되는 경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작품을 소설로 읽었으면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를 봤다면
2024년 7월 치과의료감정원 설립추진위원회(이강운 부회장) 구성이후 탄핵정국으로 윤석렬 대통령 체포가 임박한 시점인 1월 15일에 치과의사회관에서 치협 치과의료감정원(원장 김철환)과 서울 중앙지방법원(원장 김정중)이 치과의료감정절차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의료 분쟁이 증가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치과분야는 특히 비가역적 수술 치료가 대부분이므로 감정요구도 동반하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보는 감정은 법관의 판단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로 하여금 법규나 경험칙 또는 구체적 사실에 적용하여 얻은 사실판단을 법원에 보고하게 하는 증거조사 방법으로 보는데 의료소송의 판결서에서 감정인의 의견이 자주 인용되는 만큼 신뢰받는 감정원이 된다면 그 역할이 막중하다 할 것이다. 환자나 치과의사 양측에서 원하는 것은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이 이루어졌으면 하지만 양측이 감정을 신뢰하지 않거나 감정의가 의료감정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런 의료분쟁의 경우 의협 의료감정원에 진료기록 감정촉탁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 한다. 의료감정 절차개선 노력으로 의료감정료 적정화로 과목당 신체감정 80만원, 과목당 진료기록 감정 120만원(소송비용 증가 측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시간에 쫓겨 출근하고, 진료실에서 환자와 직원들과 실랑이를 하다가 지쳐 귀가하는 쳇바퀴 돌 듯, 무감각한 하루를 보낸다. 누구나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기를 바라며 더 큰 만족과 성공을 원하지만 늘 틀에 박혀 가슴 뛰는 일이 없다고 불평한다. 새해에도 행복하길 꿈꾸지만 새로운 활력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삶 속에서 자아실현을 하거나 고민하는 사람 또한 그리 많지 않다. 2014년도 개봉한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정신과 의사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피터 첼섬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주인공인 헥터(꾸뻬)는 파리의 정신과 의사로 유능하고 인정받고 경제적으로도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매일 자신이 불행하다고 말하는 우울하고 불평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갖고 있고 큰 불행을 겪지 않는 사람들인데도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고민하게 된다. 어쩌면 자신도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르고 이제는 자신이 환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행복이 무엇이며 자신도 행복할 수 있는 ‘행복의 비밀’을 찾아 세계여행에
29년간의 공동개원을 마무리하고, 한 달 이상을 인테리어에 투자하여 두 달 전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치과문을 열게 되었는데... 인테리어는 마음대로 진행이 안되어 완성되지 못한 채 환자를 받게 되었고, 직원들은 일부 퇴사 후 구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은 모자라고, 새로 구입한 장비들은 생소하면서도 세팅이 잘 안되어 있었고, 새롭게 신고하러 다녀야할 곳은 넘치고... 총체적인 난국 상황 속에서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내원하면 환자를 보는데 왜 이리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방사선 사진을 찍으면 화상이 저장되지 않고 날라가 버리고, 보험청구 내용 저장도 시간이 걸리며, 그래서 그 전 같으면 10~20분 만에 끝내고 귀가시켰을 아이가 병원에 한 시간 이상 머무르는 일이 다반사여서 보호자분들의 컴플레인이 끊이지 않고, 전화는 왜 이리도 많이 오는지 받지 못하고 먼저 걸려온 전화응대에 리셉셔니스트 직원은 그 입장에서, 진료실에서는 그들대로 지쳐만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맘 카페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 우리 병원을 칭찬하는 호의적인 글들이 자주 올라왔었는데 최근 두 달 동안에 올라온 글들은 좋은 내용은커녕 성토하는 분위기의 내용이
본지는 개원 준비 시 놓치기 쉽지만 세심하게 살펴야 할 핵심 사항인 ▲개원 준비 부동산 계약 시 확인 사항 및 체크리스트 ▲개설허가 신고 등 행정처리 실무 ▲개원예정일 전 직원 출근과 우선해야 할 업무 등에 관하여 병의원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4회에 걸쳐 꼼꼼히 짚어본다. 개원예정일 전 직원 출근과 우선해야 할 업무병의원을 개원할 때 개원 예정일 이전에 채용된 직원을 출근시키는 것은 단순히 병원 내부 정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직원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업무와 절차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개원 초기의 혼란을 줄이고 환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필요한 교육과 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개원 전 출근은 다음과 같은 이유와 필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원 예정일 전 3~5일 정도 미리 출근해서 준비하여야 합니다. 1. 업무 파악 및 숙지 : 각 직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병원 정리를 하면서 의료소모품의 위치 및 동선을 파악합니다. 2. 소통과 협업 강화 : 낯선 직원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팀워크를 형성하는 시간이 됩니다. 3. 병원 프로세스 시뮬레이션 : 환자 응대, 접수·수납, 진료 어시스트 등 각종 절차를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합격의 기쁨에 들떠있던 그때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예상치 못했던 일들로 가득 찼던 그 시간이 지나, 엊그제 국가고시를 치렀다. 다행히 합격한 것 같아 또다시 기쁨에 휩싸여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치의학대학원에서 보낸 4년은 정말로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알차고 꽉 찬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치 대단한 캠프에 길게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국가고시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선 지금, 지난 4년이 마치 다채로운 꿈을 꾼 것처럼 느껴진다. 선생님들께서 “제일 좋았던 시절일 거야”라며 재차 말씀하시던 그 “좋은 시절”도 이제 끝이다. 이젠 진짜 학생이라는 신분도 끝났다. 거친 사회로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지만,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러던 중 문득 이 칼럼이 떠올랐다. 치의학대학원에 합격하기 전부터, 다른 선생님들의 묵직한 주제같이 대단한 무언가를 쓸 엄두는 안나, 지식과 경험이 얕은 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일기처럼 편안하게 써오던 이 치의신보 칼럼을 쓴 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다. 글솜씨가 뛰어나지도 않고 대단한 내용을 쓴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한
경상남도 창녕군 성산면 가복리. 물귀신 소문이 헛도는 음습한 상가복 소류지를 지나면 당제로 금줄 묶인 500년 묵은 고목나무가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있는 개울가. 그 언덕 위로 있는 파란 지붕의 파실댁. 나는 해가 일찍이 져 사과가 잘 맺힌다는 어느 골짜기 마을의 파실댁을 추억해본다. 이장 글씨가 새겨진 초록 모자며 때 탄 팔토시. 귀에 꽂은 라일락 한 개비. 화훼공판장에서 받아 온 천년초 가시가 뭣 모르고 설쳐대던 손바닥에 박혀있다. 어린아이 앞에서 매캐한 담배를 뻑뻑 피워대던 것 치곤 자상한 손길. 선인장 가시를 뽑아내며 담부터 조심하라 타박하던 주름진 얼굴. 그게 내 첫 기억의 시작이다. 산골에서 읍내까지 이어진 버스는 하루에 두 번 와서 장에 가려거든 차를 타고 족히 30분은 가야 했다. 삼남매는 흰 트럭의 조수석과 보조 조수석을 차지하고 오일장에 갔다. 수확철이면 닭이며 개며 온갖 것들을 파는 장에서는 사과를 팔았다. 일 년 일해서 하루 버는 농사꾼이라는 직업이 좋은 것은 분명했다. 당시 사과 한 콘테나에 2~3만 원 웃도는 시세라 몇 박스 팔면 들어오는 액수가 꽤나 쏠쏠했던 것인지 번 돈으로 중화집에서 간짜장이며 탕수육을 꼭 시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