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티슈펀치는 최근 플랩리스 수술과 가이드 수술의 유행에 따라 각광을 받고 있는 임플란트 수술기구로(그림 1), 이전에 비하여 훨씬 자주 사용되지만 회사 마다 규격과 물성이 다양하여 쉽게 선택하기엔 어려웠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여 대한민국이 김경남, 권재성, 박창주 교수를 중심으로 티슈펀치의 치과표준을 제안하였고 드디어 2021년 국제표준 ‘ISO 23445:2021, Dentistry - Tissue Punches’로 발행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생산자가 제조 시, 임상가는 구입 및 사용 시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들 위주로 이러한 티슈펀치의 치과표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분류> 티슈 펀치는 사용 목적에 따라 제1형(중공)과 제2형(중심유도)으로 분류한다. 식별 부호와 기호 1 작업부 2 섕크 3 중심유도 D1 작업부 바깥지름 D2 작업부 안지름 D3 섕크 지름 L1 전체 길
늘 하던 대로 생각에 빠져서 늘 하던 같은 속도로 걷다가 삐끗, 발목이 시큰거릴 때에야 비로소 지루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평안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우연(偶然). 평범함이 가장 편하고 귀한 것임을 일깨워주는 우연은 늘 환영합니다. 고착되어버린 치열함으로 무거워진 '요즘'을 잠시 외면하고 나선 길. 준비 못한 우산으로 홀딱 젖은 8월의 아침. 홍련(紅蓮)이 만들어준 우연, 미소 한 줌.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깨끗하고 고귀한 꽃으로 많은 수의 종자를 품고 있어서 다산과 생명의 창조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힘과 건강과 장수, 풍요 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불교 문화권에서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그리스 등 에서도 신성시 되었고, 동양에서는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이라 칭송 받았습니다. 잎과 꽃이 물 표면에 떠서 사는 수련(睡蓮)과 구별됩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최근 협회장에 대한 횡령혐의 고발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단 치과계 전체를 위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에 하나라도 횡령혐의가 인정되었을 경우 치과계에 불어닥칠 혼란을 생각하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며칠전 모 신문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박태근 협회장은 “회계 같은 경우에도 의혹이 생기면 감사단이나 지부장, 대의원, 협회 임원에게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저한테 직접 전화해도 되잖나. 그래서 불합리한 것을 얼마든지 개선해 나가고, 그러는 게 저는 협회가 성장하는 좋은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여러 가지 개선할 수 있는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바로 경찰서에 가서 고발하는 이런 풍토들, 이런 것들은 우리의 위상을 갉아먹기도 하면서 협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1년여 기간 동안 회무를 하면서 아쉽고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해결방법을 놔두고 가장 복잡하고 난해한 길을 찾는 이들에 대한 길 안내다. 사실 이러한 고소고발을 일삼는 일들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은 집행부만의 몫이 아니다. 고소 고발을 일삼는 이들을 포함하여 치과계 전체에게 불필요한 대가를 지불하게 만든다. 물론
우리 치과가 있는 골목에 새로 독립서점이 문을 열었다. 내 눈은 31가지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가게 옆을 지나가는 아이처럼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서점은 꽃으로 뒤덮인 세이렌들이 사는 안테모사 섬처럼 점심을 먹으러 나서는 길 중간쯤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날엔 서점 유리창에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그린 동그라미와 꽃, 사람, 헵타포드 외계인들과 교신이 가능할 법한 낙서와 같은 그림들이 눈에 띄었고, 다른 날엔 하얀색 커튼 너머로 젊은 엄마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오월의 햇살 아래를 꿈꾸듯 걷는 내게 ‘모락’이 달콤한 노래를 부르며 다가왔다. 그 자리에 이전에도 서점은 있었지만 내게 들어오라 말을 건넨 적은 없었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벽에 지른 선반에 다양한 제목의 동화책들이 키를 재듯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탁자 위에는 책들이 오밀조밀하게 포개져 전시돼 있었다. 창가에는 아기자기한 골판지로 만든 자동차 장난감과 아이들의 글을 모아 만든 작은 책들이 지나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곳에서 성인들을 위한 독서 모임 같은 게 열리나요? 아니요, 아직은 독서 모임은 따로 없습니다. 책방지기 선생님은 나의 얘길 듣고
국가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의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발생된 출생 통계를 보면, 2020년 총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으로 전년(30만2,676명)보다 30,339명(10.0%)이 감소되었다(그림 1). 사실 대한민국이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것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위생환경이 개선, 감염질환에 대한 치료, 의학기술의 발달, 이에 발맞춘 보건의료 정책이 펼쳐지며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19세기-20세기 중반까지는 피임에 대한 정보나 약, 도구도 부족하였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아이는 현재와 미래의 노동력으로 치부되어 주요 경제자산으로 여겨졌다. 특히 1960년대 전쟁이 끝나고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한 집당 아이는 5~8명 정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정부는 적정한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억제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정부가 대표적으로 내세운 가족계획 구호로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 있었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캠페인을 통해서 국민의식 전환에 애쓴 시절이었다(그림 2). 1970년대에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레지던트 시절 우연히 달리기를 접하고 나서 이렇게 좋은 걸 나만 하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구강외과 의국원 전체가 일 년에 한번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10월 유방암 환자를 후원하는 ‘핑크리본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후 이런 의미있는 행사가 우리 치과 영역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날 치협에 전화를 걸어 면담을 요청하고 구강암 및 얼굴기형 환자 후원을 위한 마라톤 대회를 제안했는데 당시 황당해했던 임원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벤치마킹으로 아이디어를 만든 일 보다는 새로운 개척의 모험을 허락해주신 이수구 전 회장님을 포함한 치협 관계자분들의 공이 더 큽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치협은 회계 규정상 대회 운영으로부터의 수익금을 운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행사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바로 적자가 시작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스마일재단이 참여하여 참가자 기념품 구입비 지원과 기부금(기부물품) 영수증 발급 및 기부금을 통한 치과 치료비 지원, 사업 홍보 부스 운영 등 2010년 첫 대회부터 지금
#1 연일 30도를 훌쩍 넘어서는 고온, 다습의 무더위가 밤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자고 나면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잠을 설친지가 꽤 여러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창 밖 아파트 단지 안의 나무에서 울어대는 새들과 매미소리에 잠을 설쳐서 잠깐 깨고 나서 아직 일어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억지로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쉽게 다시 잠이 들지 않습니다. 머리 속에서 뭔가가 잡히지 않고 오락가락만 하면서 돌아다닙니다. 습기, 끈적함, 뜨거움, 갈증... 계속되는 열대야로 인해 숙면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들이 저 말고도 많겠지요. 결국 그렇게 일어나서 뭔가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출근을 하는 길은 그리 신나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기엔 뭔가 아쉽습니다. #2 열대야를 극복하고 숙면을 취해서 하루의 시작을 상쾌하게 바꾸어보려고 정보를 얻고 조언을 구해보면 결국 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한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섭취할 것 중 기본인 물은 우리 몸 안에서 세포 사이에 영양분을 전달하고 체온조절, 소화 기능 유지,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 등 많은 역할
“부자 되는 골드 해바라기, 재물운, 금전운, 풍수그림”이라는 광고를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황금색 꽃잎이 재물을 상징하여 걸어놓으면 집안 풍수에 좋다고 하는....... 해를 마주보며 따라 도는 꽃이라는 의미로 그 이름을 얻었습니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에 다른 대륙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태양신을 숭배했던 옛 잉카제국의 후예인 페루의 국화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소피아 로렌의 얼굴이 먼저 연상되기도 하는데, [해바라기]라는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열정과 카리스마 넘치던 강렬한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해바라기씨유 채취를 위해 러시아, 중국, 유럽 등지에서 대규모로 키우는데, 고전이 되어버린 영화 [해바라기]의 배경도 구소련의 영토였던,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해바라기 밭입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위기, 에너지 위기를 전 세계인이 체감하게 되었고, 그 누구도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폐쇄적으로 살아갈 수 없이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문화 공동체가 된 이 지구별에서의 인류 생존을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또다시 각성하는 계기가
2008년도 치과전문의제도가 시행된 이후 소수정예 배출이 어렵게 되자 2018년 다수전문의 개방으로 돌아선 그해에 기수련자나 해외수련자가 첫 전문의 시험을 치르면서 전문의 시대가 도래 되었고 2019년부터 비수련자를 위한 경과조치를 시행함으로써 통합치과전문의 4년 경과조치 시험이 금년 7월로 마무리가 되었다. 과거 메디컬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제도 도입 당시,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면 자격증이 발급되는 시험이 아니었다. 2018년에 너도 나도 전문의에 대한 관심으로 전국에 10,000여명이 넘는 치의들이 관심을 갖고 시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과정에서 300시간 연수 실무 교육을 통한 응시 자격조건이 주어졌고 거기엔 임상실습 등 주중, 주말에 치과계는 협회 창립이래 학술강연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4년이 되었다. 전문의 자격증 주최인 보건복지부가 협회에 일임하여 협회는 치의학회와 치과병원협회가 주관이 되어 교육과 임상실습으로 필수교육점수를 이수하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 대한통합치과학회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고 시험출제와 관련 학회의 많은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다. 전문의 응시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문의 취득을 위한 교육비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화 중 하나는 위계질서이다. 위계질서의 사전적 의미는 관등이나 직책의 상하관계에서 마땅히 있어야 하는 차례와 순서로 풀이되며, 연공서열이란 말이 함께 연상된다. 다시 말해, 서열이 짬밥 순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나이로 구분된 단체 돌봄과 의무교육, 그리고 대학과 군대, 회사 생활로 이어지는 조직문화에 노출된 우리는 위계질서와 연공서열을 당연하게 인식하는 한편, 남을 향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면서도, 본인을 향한 위계질서는 불편해한다. 위계나 서열은 강력한 규율이나 원칙에 의해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매겨졌을 때는 구성원들이 쉽게 동의하고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다양성과 개인주의가 존중되는 현대 사회에서 수직적 위계질서와 상명하복 문화는 오히려 조직의 소통과 성과를 저해할 거라는 건 이제는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1997년 괌에서 2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의 원인이 기장과 부기장 사이의 군대식 위계 문화와 우리 말의 복잡한 경어체계로 인한 소통의 문제임이 밝혀진 후, 대한항공은 민간 출신 조종사 비율을 늘리고, 영어 의사소통을 표준화하여, 항공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은 위계질서의 단면을 보여준 유
7월 1일, 뜨거웠던 여름날의 날씨처럼 치열했던 11과목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드디어 방학이 찾아왔다. 방학은 학생에게 있어 최고의 특권이다. 27살이나 먹은 내가 방학이라고 마냥 즐거워하기에는 철없어 보이긴 하지만 신나는 이 마음을 숨길 수는 없다.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내 방학만큼은 부러움에 몸서리친다. 내가 생각해도 약 2개월 동안의 온전한 자유시간은 부러워 할 만 하다. 친구들마다 이 소중한 방학을 즐기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연구에 뜻이 있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연구활동에 매진한다. 동아리 활동이 방학에 집중되어 있는 친구들은 합숙훈련에 참여하며 동아리 활동에 최선을 다한다. 어떤 친구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조용히 보내기도 한다. 나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 여행을 선택했다. 아마도 3학년 원내생을 시작하면 이렇다 할 여름방학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없이 좁아진 내 시야에 큰 세상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이었다. 고작 시험 한 과목, 한 문제에 좁아져 있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야 했다. 여행은 치의학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떠났다. 시험기간에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기들과 방학을 하자마자 여행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