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구도, 완벽한 노출, 완벽한 색감, 완벽한....기타 등등. 사진을 찍다보면, [완벽함]에 대한 강박에 빠져 있음을 깨닫는 순간 퍼뜩 소름이 끼칠 때가 있습니다. [보이는 만큼 보인다.]에서 ‘보이는’ 크기와 깊이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본’ 것 역시 자기 생각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재포장, 재평가 될 텐데 말이죠.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나]가 아니고 [너]의 마음이 움직이는 사진을 찍어.’라는 경구처럼, 일상에서도 타인의 마음을 얻으려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너의 오늘과 내일이 행복했으면 해.”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1960-70년대쯤 ‘오리진’이라는 번역서를 읽었다. 영장류로서의 인류의 진화과정을 다루고 마지막 10장에서 향후 크고 작은 전쟁을 불식시키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희망 섞인 의문부호의 전망으로 끝을 맺은 책이었다. 5-60년 전의 일이라 저자와 역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감명 깊게 두-세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사피엔스(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를 읽으며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오리진’에 대해 아마존 북도 검색해보고, 각종 중고서적 사이트도 검색해보았지만 찾아지지 않았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의 한글번역서에 보낸 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에서, 40억 년 전 출현한 생명이 유기체라는 한계에 묶여 자연선택의 법칙을 따르며 진화해왔지만, 이제 인간이, 자연선택으로 빚어진 유기적 생명의 시대를 과학을 통해 지적설계에 의해 빚어진 비유기적 생명의 시대로 대체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과학이 우리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재설계할 수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역사 과정 중의 수많은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것이었지, 인간자체의 변화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핸드폰에 스크린 타임 기능이 있어서 종종 확인해볼 때마다 놀랍니다. 생각보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죠. 그 시간을 합하면 엄청난데 과연 꼭 필요한 시간이었나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드라마나 SNS가 중독적이고 자극적이어서 끊어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굳이 보려고 한 것은 아닌데 마주치게 되고 쉽게 자극받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시간이 아깝고 후회스럽지만, 시간이 갈수록 타협하고 있는 저 자신을 봅니다. 책은 이런 면에 있어서 스마트폰과는 아주 다릅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책을 읽으려는 ‘의지’가 없다면, 책 한 장 넘기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러므로 책을 읽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러한 ‘적극적 의지’야말로 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요? 방송, 영화와 달리 책은 지면이나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다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음악 듣고, 영화 보고, 결제하고, 쇼핑하고, 검색하고, 운동까지 한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들어온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전 보다 선택의 여지가 훨씬 많고, 모든 것들이 빨리 변하는 지금 우리는 무언가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된 주제로 하버드 법대 졸업 연설로 유명해진 피트 데이비스는 책<전념>을 펴냈다. 그는 무엇인가 한 가지에 전념하지 못하는 이유를 지루함, 불안, 유혹이라고 하였다. 한 가지 일에 전념하려면 지루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 할 경우에는 불안할 수도 있고, 다른 선택을 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늦은 밤 넷플릭스에서 볼거리를 찾아 이것저것 훑어보고 검색하면서, 영화 한편을 골라 진득하게 보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니 더 좋은 것을 찾아 무한히 탐색하는데, 그럴수록 무엇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는 패러독스에 빠진다. 식당에서 메뉴가
마흔은 불혹(不惑)이라 하여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고 하였습니다. 과거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낮은 공자가 살던 시기에 지은 말이니 지금의 연령과는 맞지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에서 마흔이란 나이는 조직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조직의 허리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결혼을 해서 자녀가 있는 경우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시간을 많이 같이 보내야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들보다 주변에서 요구하는 책임들이 더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도 만40세를 생애전환기라고 부르며 이전에 건강검진 때 안했던 새로운 항목들이 추가되는 것을 보면 기존의 이삼십대와 다르게 체력적으로 약해지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술을 마셔도 이전과 다르게 술로 좋은 기분이 드는 것보다 다음날 힘들어지는 것과 그로 인한 걱정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여름에 찾았으나 이제는 속이 예민해질까봐 걱정되어 목이 마르지 않을 때는 한 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주문을 합니다. 신체적으로도 더 예민해지고 불편한 자세나 행동은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마흔은
몇주전 휴일 골프 라운딩이 있어 운전하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주문을 하기 위해 키오스크로 갔는데 60대로 보이는 두 분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하다가 제가 오니까 자리를 비켜주더군요. 두 분들께 먼저 하시라 하니, 저보고 먼저 하라고 해서, 제가 먼저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화면이 된장찌개를 주문하다 중간에 멈춰져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걸 주문하려고 이전 화살표를 누르고 제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헌데 제가 주문하는 도중에 뒤를 힐끗 보니 아까 주문하려던 두 60대 분들이 제가 주문하는 과정을 마치 열심히 배우려는 학생같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느꼈습니다. 더 이상 설명 안 드려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디지털을 모르면 햄버거 하나 주문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변화는 이제 미래로 진입하기 위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돼버렸습니다. 유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변화란 미래가 현재에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변화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뜻이지요. 지키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들이 변화가 아닌 안주와 안정을 찾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JYP로 유명한 박진영은 사진첩이 없다
1665년 영국인 로버트 훅은 현미경으로 눈 결정을 보고 그려서 잡지에 발표하였고, 윌슨 벤틀리는 1885년 직접 제작한 카메라로 눈 결정을 찍기 시작하여, 대략 5,000여 종류의 눈 결정 사진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후 여러 연구가들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똑같은 모양을 가진 눈 결정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주(cosmos)에 흩어진 별(star)과 눈 결정(snow crystal)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 끝을 볼 수 없다는 것’과 ‘그 끝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 우리들 사람의 눈으로 보기가 가능한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한치 앞을 못 본다는 눈을 보조하기 위해, 저 먼 우주를 관찰하는 도구로 개발된 망원경과 아무리 눈살을 찌푸려도 보이지 않은 미시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탄생한 현미경. 망원경과 현미경이 볼 수 있는 세계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차라리 눈 감아버리면, 그 어두운 세상을 넘어서는 신세계가 떠오를까요?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카메라 앞에 특별한 장치를 붙이거나 혹은 약간 복잡한 개조를 통해 제작한 렌즈로, 눈으로 보기 힘든 아주 작은 피사체를 카메라 센서크기 비율보다 더 크게 촬영해내는 영역을 [초접사]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우리는 곧 비대면 진료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전에도 여기에서 원격의료 관련 논의를 한두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지만, 비대면 진료에 관한 논의 자체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비대면 진료의 윤리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지요? 익명 이번까지 하면 원격의료에 관해 칼럼에서 다루는
독일은 1932년에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후 선진국 중 가장 빠른 1972년에 고령사회로, 2009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며 2018년 기준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독일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을 매우 일찍부터 겪은 독일은 연금제도, 노인인구 경제활동 참여 독려 제도 마련 등 고령화에 동반되는 문제를 대비하고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독일의 장기요양(long-term care)을 위한 사회보험인 수발보험(Pflegeversicherung)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보건의료분야의 고령화 정책인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원형이다. 구강보건의료분야에서 독일 연방 치과의사회(German Dental Association, BZAK)와 전국 공적 건강보험 치과의사협회(Federal Association of SHI Dentists, KZBV)가 다양한 학회 및 시민단체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로서 개발하고 추진해온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건강 보험 개혁안인 “장애와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구강”(Oral health despite handicap and old age, AuB-Konzept)과 건강 보험 개혁 및 정책에 적절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여행을 마음껏 다니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여행하기를 무척 좋아했는데 낯선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자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 시즌에 감사하게도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 모임이나 회식도 거의 없었던 이 기간을 지나 지금까지도 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나의 위치를 지구상의 어딘가로 잠시 이동시켰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여행이라면 육아는 그와는 반대로 나의 위치는 같지만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세상에 극적인 변화가 생긴다. 어디론가 떠나지는 않았지만 나의 세상이 바뀌었으니 여행 중인 상태다. 그것도 세상에 없었던 사람이 등장해 인원이 한 명 더 늘어난 놀라운 여행이다. 육아 때문에 직장과 집을 왔다갔다 반복하는 것이 나의 일상의 거의 전부이지만 이것이 신비로운 여행이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내적으로 전보다 더욱 자유로움을 느낀다. 자유로움은 물리학이 아니라 생화학이다. 신혼여행으로 갔던 세이셸이라는 섬나라가 떠오른다. 에티오피아까지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갈 수 있는 곳인데 평소에 무척 가보고 싶었다. 실제로 가 보니 정말 놀라운 휴양지였다. 누군가가 엄청난 글 솜씨로 그
이번 시론에서는 지역사회 구강돌봄진료를 위한 대상자 선정과 돌봄진료 항목의 분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현행 개원 치과의사들이 치과에 내원하는 노인들에게 행하는 치과진료 행위와는 구분되어야 하기에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2014년에 시행된 75세 이상 독일 노인의 구강기능 지표(index of oral functional capability)와 2016년 일본의 구강기능저하증병명 도입에 따른 지역포괄구강케어의 활동 사례를 참조하였다. 앞서 고령화로 이미 구강돌봄진료가 잘 진행되고 있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가 필자에게 우리나라 구강돌봄진료 도입에 대한 당위성과 명확한 지향점을 주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먼저 구강돌봄진료를 위한 대상자 선정 기준 설정이다. 첫째, 구강돌봄진료 대상자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치과에 내원할 수 없기에 치과의사가 직접 방문하여 진료해 주어야 할 노인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거동성(擧動性, ambulation)”에 대한 평가가 대상자 선정의 첫번째 기준일 수밖에 없다. 이는 독일연방치과의사협회의 ‘고령과 장애인 개념(AuB-Konzept, Alter und Behinderung)’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