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이 책에 손이 먼저 간 이유는 우연히 나무늘보라는 동물을 알게되면서부터이다. 나무늘보라는 동물은 하루에 대부분을 나무에 매달려 지내는 ‘게으름뱅이’의 대명사이다. 하루에 대부분을 나무에 붙어 꼼짝도 않고 지내며 평균 18시간 정도를 잠으로 보낸다. 어둠이 깔리면 잠에서 잠시 깨어나 나뭇잎이나 꽃을 따먹고 적당히 배가 부르면 다시 꾸벅꾸벅 조는 게 나무늘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지면에 내려가고 나머지 시간은 발가락 세 개에 달린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발톱 힘이 약해져서 잠을 자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독수리에게 잡아먹히게 되는 나무늘보의 수가 늘어나면서 추장인 크라테스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그런 운명을 숙명처럼 여기던 나무늘보에게 그들의 추장인 크라테스가 6가지 물음을 남긴 채 세상을 뜨자 그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나무늘보들이 회의장에 모이게 된다. 크라테스가 남긴 질문은 이러했다.
‘너는 지금 행복한가, 그리고 변화 할 수 있는가?’‘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만족할 수 있을까?’‘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가?’‘그런 정열을 내일도 가질 수 있는가?’‘너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이 질문을 받은 뒤 제대로 답할 수 있는 나무늘보는 한 마리도 없었고 그들은 오랜 옛날의 관습을 지키라는 연장자 그룹(도쿠사), 몸을 단련시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를 주도하려는 젊은 그룹(액터), 합창연습을 통해 즐겁게 살아가려는 그룹(포잇), 그리고 어느 그룹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말없이 지켜보는 그룹(티페)으로 나뉘어 서로 팽팽히 맞선다.
이때 액터는 그의 그룹과 함께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하게 되지만, 그것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나무늘보에게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일상생활에 필요 없는 훈련’ 이었기에 금방 지쳐 15분만에 끝을 내야 했고 참가자들에게서는 불평이 터져 나왔다.
사실 액터도 힘든 훈련 때문에 완전히 맥이 빠져있었고 그들의 연습으로 인해 과연 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심이 가기도 했다. 그들은 새처럼 날기 위해 커다란 이파리 두 장을 양손의 손톱 사이에 끼고 특별훈련을 거듭한다. 15마리가 함께 출발했지만 끝까지 도전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나무늘보는 두 마리 뿐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티페는 숲 속 주민들이 비행하는 소리와 합창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말했고 그룹 중 한 명이 훈련 도중 하이에나에게 공격을 받은 사건이 일어나자 그것으로 인해 그들은 다시 한번 그들의 훈련을 계속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되는데, 그러던 도중 그들은 그들 자신이 무엇인가 변화했음을 느끼게 된다. 훈련 중에 교대로 보초를 서면서 먼 곳까지 신경을 썼기 때문에 시각과 청각이 발달한 것 같았고, 목도 더 길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평지에서도 훨씬 빨리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결국 포잇의 합창단은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연습을 하기로 하였고, 액터는 나무늘보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곡의 숲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리고 떠나게 되는 날 티페에게서 무한히 계속되는 여섯 번째의 질문을 듣게 된다.‘너는 지금 행복한가, 그리고 변화했는가?’ 그리고 결국 숱한 조롱과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여섯 가지 질문에 해답을 찾게 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며 그런 용기를 자각적으로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우리는 지금 변화하는 삶을 꿈꾸는지, 아니면 변화를 두려워하며 늘 하던 대로 살기를 고집하는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변하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일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히 달라야만 한다. 변화를 걱정하는 나무늘보가 되기보다는 설령 그것이 어설프게 보인다 하더라도 변화를 주도하는 나무늘보가 되는 것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김경선 / 치협 문화복지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