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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767)>
영어공부
허성욱(마산시 허성욱치과의원 원장)

영어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쏟은 시간과 노력  문법·토플·회화 3일만 열심히, 도로아미타불 영어공부에 쏟아부은 노력과 시간, 돈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지경이다. 내가 영어를 처음 접한 중학교 때는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난다. 기억나는 것은 ABC 철자를 거짓말 좀 보태서 1천번쯤 쓴 기억 뿐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그 놈의 문법공부한다고 성문기본 보고 나서 종합인지 뭔지 좀더 단계가 높은 책을 본다고 날밤을 새우고 단어 몇 개 더 많이 외운 것을 자랑하고 다녔다. 그러나 영어 듣기 평가는 그 때부터 생겨 가지고 맨날 바닥을 기어 다녔다. 영어로 듣기만 하면 왜 그리 딴 생각이 나는지 그 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학에 들어와 영어실력은 더 줄어 들었다. 그나마 알고 있던 단어들마저 다 잊어버려 전공 단어 말고는 사전을 계속 찾아야 하는 수준이 되었으며 사전을 찾다가 그 단어에 줄이 그어져 있으면 고등학교 때 공부 많이 했구나 하는 반가움도 잠시 돌아서면 잊어 버린다. 그러나 다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에 방학 때는 토플 특강에 영어단어 1천 단어 정복이라는 거창한 목표아래 3일은 열심히, 정말로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끝이다. "그래 토플은 무슨 토플, 영어회화가 최고야" 그래서 다시 영어회화 공부를 위해 영어학원에 3일은 잘 나간다. 그리고 끝. 다시 영어 학원 반복. 예쁜 여학생이라도 있으면 열심히 다니기만 하였다. 대학 졸업, 졸업 후에는 더욱 영어 쓸 일이 없는 오지 보건소로 다녔지만 영어공부는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항상 가지고 다녀 그 놈의 토플책은 버리지 못한다. 개업후 그 놈의 세계화 때문에 영어공부를 또 다시 시도한다. 영어학원도 다니고 토플책도 보고 그러나 1주일은 넘기지 못하고 그 놈의 세계화를 주도한 놈만 욕하고 그만 둔다. 이제는 인터넷 세상이란다. 또 다시 영어가 필요하다. 이제까지의 실례를 거울 삼아 이제는 테이프로 승부해 보자. 영어회화와 단어가 들어있는 테이프를 거금을 주고 1Box나 샀다. 처음에는 딸애를 울려가면서까지 테이프를 아껴 잘 보관해 두었다. 지금은 그 놈의 테이프는 왜 그리 많은지 어느 구석을 청소해도 나온다. 이런 때 서점에서 접한 책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이다. 어라! 영어공부를 하지 말래. 영어공부에 진저리를 치고 있던 차에 잘 되었다. 바로 사서 그날 저녁으로 다 보았다. 내용인즉 어린애가 말을 배우듯이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내가 실패한 이유가 다 적혀 있다. 돈도 얼마 안 든다. 그냥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6개월후 영어가 술술 나온단다. 그날 저녁은 흥분이 되어 시킨 것보다 더 했다. 그러나 그냥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두 달후 알게 되었지만 영어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방향을 잡아준 것만 해도 이 책은 읽어 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