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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숭고한 정신 배지로 재현

주먹밥 광주리 머리에 이고 횃불 든 어머니 모습 담겨
시민문화공간 조성, 매년 5월 민중화가 전시 펼치기도
<인터뷰> 5·18민주화운동 40돌 기념/박석인 미르치과병원 원장

 

올해로 5·18민주화운동이 40돌을 맞았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와 전남 일원 등지에서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은 신군부 세력에 저항하고 민주주의 후퇴를 저지하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이었다.


박석인 원장(미르치과병원)은 지난해 주먹밥을 나눠주며 민주화투쟁에 참여했던 여성의 모습을 본 딴 ‘5·18기념 배지’를 제작했다.

 

또 각계 지도층 10여 명과 함께 시민자생예술공간인 ‘메이홀’을 건립해 민주화정신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 희생과 나눔의 정신으로
“이제는 우리 시대가 역사를 직시하고, 극복해야 할 시기입니다.”


박석인 원장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에게 민주화운동 당시의 기억은 아직도 가슴에 큰 응어리로 남았다. 특히 그맘때 자택이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시내와 비교적 가까워, 그날의 상황이 더욱 생생하게 남았다는 것.


박 원장은 “민주화운동 직전에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친구들과 시내에서 어울리고 있었는데, 그때 시위에 나선 전남대와 조선대 대학생들이 군에 탄압 당하는 장면을 전부 목격했다”며 그날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5·18민주화운동은 광주 시민 모두에게 금기처럼 느껴질 만큼 아픈 상처”라며 먹먹한 심정을 전했다.

 

박 원장이 지난해 민중화가인 홍성담 화백의 ‘횃불행진’ 일부를 떼어 5·18기념 배지를 제작한 것도 이러한 상처를 달래기 위한 상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18년 제주 4·3항쟁 70돌 기념식에서 본 동백꽃 배지를 잊지 못한다.


박 원장은 “제주 4·3항쟁 70돌 기념식을 보는데, 가슴에 모두 동백꽃 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때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끼며, 5·18민주화운동도 상징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5월 정신은 불의에 저항할 줄 아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자발적인 나눔과 이웃 사랑,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석인 원장의 철학은 시민자생예술공간인 ‘메이홀’ 건립까지 이어졌다. 메이홀은 예술·문화·종교 등 10여 명의 지도층 인사와 함께 건립한 소규모 예술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 매년 5월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민중 예술 전시회를 펼치고 있다.


또 박 원장은 전 세계의 국가폭력사태 희생자를 위한 의료 봉사에도 참가하고 있다. 특히 미르치과병원의 자원봉사의료팀과 키르키스스탄의 고려인 마을을 해마다 방문해, 아픈 역사로부터 비롯된 상처를 치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끝으로 박석인 원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치과의사들이 봉사와 사랑,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많은 치과의사가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로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민주화운동에 담긴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