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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형 동업치과의 핵심적인 성공 조건

시론

2003년 8월말로 대학병원을 나와 공동개원치과(이하 동업치과)에 지분참여 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는 새내기 개업의로 제대로 된 치과경영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업치과는 동업의사 간 대화와 합의를 통해 운영해 간다. 그런데 오래 단독치과를 해 왔던 동업의사와는 동업치과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좀처럼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문제는 1년 반 후에 필자가 동업치과의 대표를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필자는 동업치과의 운영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 동업치과의 투자자인 강남본원 이사회에 귀동냥으로 몇 개월 참관해 보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 앞에 불쑥 나타난 책이 바로 “공동개원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병원경영서였다.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오히려 “공동개원을 제대로 하는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주었다. 이에 이 책이 제시해 준 공동치과 운영의 방법대로 때론 우왕좌왕, 때론 좌충우돌 하면서 깨달은 필자의 일천한 경영 경험을 동료의사들과 간략히 나누어 보고자 한다.


# 동업치과 5가지 필수조건에 대한 공감대 형성
먼저 동업치과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적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경쟁력 있는 규모와 시설을 완비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 의사로 인해 진료 범위 확대와 수준 향상 및 자기 시간의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증례와 사례 공유를 통한 학습 및 경쟁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다양한 차별화 포인트로 시장 경쟁력의 확대와 외부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혹시 모를 동업의사의 유고에도 폐업 혹은 파산의 위험성이 거의 없다. 신규 의사의 안정적 시작과 기존 의사의 명예로운 마무리(fade out)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동업치과를 운영해 본 필자의 경험은 달랐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는 동업의사끼리 병원 진료와 운영에 대한 시각과 열정이 달라 ‘동업은 절대로 하지 마라’, ‘동업해서 잘 끝난 경우를 보지 못했다’ ‘정말 실속 없다’ 등의 말이 더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의 책을 통해 깨달은 바는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근본 원인이 동업의사 간에 경영 프레임에 대한 이해와 공감 부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공동개원의 5가지 필수조건” 즉 Pool(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 Goal(비전 공유), Role(대표의 권한과 책임 위임), Rule(병원운영의 원칙), Tool(병원경영의 기법이나 도구 지원)에 대해 몰랐거나 아니면 이해와 공감 부족이었다는 말이다. 특히, Role 부분에서 똑같이 투자해서 똑같이 나누어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기 보다는 반드시 대표의 권한과 책임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개인회사, 합명회사, 유한회사, 주식회사로 기업이 발전해 온 형태에서 알 수 있다. 비록 동업의사 간 상하관계는 없을지라도 동업치과는 상법상 합명회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동업치과의 5가지 필수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적과 동침, 콩가루 집안, 배가 산으로 가고, 원칙 없이, 말만 많고 실적은 없는 동업치과가 되어 존폐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동업의사의 7가지 창업의(創業醫) 마인드 공유
한편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의사만이 개설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업치과의 주체는 동업의사들이다. 그런데 필자의 동업치과 경험으로 보건데 동업의사는 단독치과의 개업의(開業醫) 마인드가 아닌 창업의(創業醫)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의 7가지 측면에서 지향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개업의는 혼자서 모든 치료를 하고, 입지를 중시하며, 안정을 추구하고, 많은 수익과 함께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면서 삶의 여유를 중시하며, 모든 직원에게 잘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창업의는 함께 만들어 가고, 진료의 질을 중시하며, 대담한 목표 설정, 많은 수익은 물론 핵심가치가 있으며, 사회를 생각하고, 지속적인 배움과 함께 원칙에 맞는 직원에게 잘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창업형 동업의사의 마인드가 단독치과의 개원의사나 동업치과의 직원 의사의 마인드와는 다른 점이다.

 

간단히 말해 창업형 동업의사는 동업치과의 필수조건 5가지를 늘 숙지하면서 병원 진료와 경영 실무가 체화(體化)된 7가지 창업의 마인드를 공유하는 의사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동업의사는 “정확한 진료기록 보존과 함께 경영정보의 투명성으로 환자고객관리 및 그와 연계된 각종 경영기법의 활용은 물론 합법적 절세와 수익의 일정 부분 재투자 등”에 흔쾌히 동의한다. 이것이 두 가지 경영 형태의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단독치과의 경영 프레임과는 다른 점이며, 또 단독치과 원장 몇몇이 합쳐 공동치과를 개설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원 당시 필자의 창업형 동업치과 경영을 동료 개원의사들이 마치 개업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 혹은 폭풍 전야의 해변에서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는 “철부지”의 경영 형태라고 여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창업형 동업치과를 운영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 이제는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단독치과보다 공동치과가 훨씬 더 강점이 많은 경영 형태임을 말이다.”


# 외부전문가를 통한 동업계약서 작성: 창업원칙에서 해지방법까지
마지막으로 동업치과 개설의 요체는 외부전문가를 통한 제대로 된 공동개원계약서(이하 동업계약서) 작성이었다. 이 동업계약서에는 병원 투자와 분배는 물론 동업 해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야 한다. 통상 신규 개원의는 투자와 분배에 집중할 뿐 동업 해지에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시작부터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를 전제한다는 것이 무언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개원의 5가지 필수조건의 지속적인 공감대 형성과 7가지 창업의 마인드의 공유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업치과의 성장 여부와 의료시장의 여건 변화로 동업 해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업계약서에는 개설 단계부터 장단기별 동업 해지에 따른 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이 오히려 공동치과를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물론 투자자 정리나 동업 해지도 외부전문가를 통해 진행할 때 동업의사 간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경영 전반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기에 바른 판단을 위한 충분한 자료 제공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필자도 치과 개설 후 곧 영리병원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영리병원 도입은 커녕 오히려 1인 1개소법으로 의료법이 강화되면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문제를 겪었다. 이로 인해 투자자 대표가 필자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걸어왔고,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 속에 무려 6년이라는 투자자 정리 시간이 필요했다. 또 투자자 정리 후에는 곧 바로 동업 해지를 통해 각자의 길을 갈 수가 있었다. 이 시점에서 남는 의사 떠나는 의사 모두 잃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받은 혜택과 얻은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동업치과 개설 당시 층별로 분리가 가능한 진료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이별 후에도 별 어려움 없이 한 층씩 사용할 수 있게 된 점도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비싼 수업료와 함께 몇 번의 동업의사와의 장단기 이별을 거쳐 공동치과 경영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는 필자의 공동개원의 5가지 필수조건 충족과 7가지 창업의 마인드 제고로 누락 없는 진료기록은 물론 투명경영을 실천했기에 가능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덤으로 현재의 단독치과도 이러한 동업치과의 5가지 필수 조건과 7가지 측면의 창업의 마인드가 있기에 나름대로 견실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신규 혹은 확장 이전 공동치과를 앞두고 있거나 꿈꾸고 있는 동료들에게 창업형 공동치과를 위한 필자의 제언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