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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수필<제913번째>
죽음의 病
손창인 치과의원 원장

살아갈 이유가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죽지 않는다 사랑할 곳이 있다는 것은 자살을 막는 명약인 셈이다 자살하려고 벼랑 끝에선 사람이 최후의 결심을 하고 뛰어내렸다. 그 순간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아의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추락하지 못하고 큰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한참후 정신을 처린 그는 찢어지는 고통속에서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는 그 아픈 고통속에서 삶을 찾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사람은 죽음이 위험으로 다가오면 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사람은 서서히 다가오는 빠져 나갈 수 없는 막다른 절체절명의 위기에 이르면 죽음을 희망하게 된다. 죽음을 희망하게 될 정도로 위험이 증대되면 그때가 절망이며 절망은 죽을 수 있다는 희망까지도 상실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현재의 절망은 바로 죽음의 병이다. 보도에 의하면 작년에 연간 자살자는 1만2000명이고 올해는 1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하루 36명이란 사람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연간 인구대비 20만명의 자살율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살이 마치 전염병같이 창궐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지금 이 사회는 ‘자살경보’가 내려져 있는 그런 생명위기의 상태에 있다. 거의 매일 자살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이 나라! ‘자살공화국’이라고까지 말한다. 어떻게 이런 풍조가 우리를 휩쓸고 있을까? 우리는 죽고자하는 병에 전염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의 자살율은 그 유례가 없는 하나의 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욕구불만, 좌절, 자괴감등에 의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 순간 조그만 희망이라도 발견되면 그 생각은 사라진다. 또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시련과 역경으로 단련되지 않은 사람일수록 쉽게 자살을 행동으로 옮긴다. 더욱이 마음이 복잡한 사람 보다는 단순한 사람, 불완전을 추구하는 사람 보다는 완벽을 목숨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죽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사회는 이러한 종합적인 요인들이 피부처럼 쉽게 우리곁에 달라 붙어 한사람의 죽음이 전염병처럼 퍼져 나가는 것은 사회가 생명의 존엄을 생각할 수 있는 정도로 여유있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그 물은 썩어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이 사회도 그 물고가 트이지 않는 절망의 정체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의 마음은 병들고 결국 마음의 병은 나아가서 육체를 죽이는 사실적 죽음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사실, 겉으로는 멀쩡하면서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 이것은 더욱 치유하기 힘든 만성 자살병이 돼어 언제라도 쉽게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준비단계에 이르러 사회 자체의 붕괴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자살은 죄악이라고 한다. 원래가 사람은 신이 만들어준 육체를 스스로 죽일 수 없게 돼어 있다. 모든 것이 신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왜 사람은 죄악임을 알면서도 쉽게 자신을 버리는 것일까? 이것은 한마디로 희망과 의지할 구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사람이 곤경에 빠지고 절망을 느낄 때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탈출구 즉, 의지할 대상, 사랑, 희망이 없으면 곧 마음은 극도로 나약해져 사리판단과 방향성을 잃고 고독과 허무주의에 빠져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세가지 유혹속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육체적인 욕망, 우월감, 이기심이 그것이다. 과도한 육체적 욕망으로 몸이 병들고 정신마저 혼미해지며, 우월적 교만으로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며 이기심으로 생명력이 고갈되고 행복을 탈취당한다. 욕심을 버리고 남을 기쁘게 함으로써, 자신이 행복하고 교만을 버리고 겸손해 짐으로써 봉사와 이타정신이 자신을 살찌우는 것이다. 자살은 억울함, 분노, 욕망, 이기심으로 가득차 있고 또 성취감을 위해 좌우 돌아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강행군하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이제 우리는 자신과 이웃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절망에 사로잡혀 진퇴유곡에 있을 때 욕망의 한계를 낮추고 이기심을 이타심으로 바꾸며 자신의 교만을 과감히 버릴 때 자신과 남을 사랑하는 조그만 희망의 빛이 발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신이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좌절의 역경에 처해 있을 때 밤길의 조그만 등불같이 쫓아가 의지할 ‘믿음’을 생각해야 하며 남을 사랑하고, 남을 기쁘게 해주는 조그만 ‘사랑’이 자랄 때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살아갈 이유가 있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이제는 살 이유를 만들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때가 된 것이다. 사랑할 곳이 있다는 것은 자살을 막는 명약인 셈이 아닌가!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