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연습으로 1년만에 1시간25분 단축
등산·스쿼시·골프 등 만능 스포츠맨
“헉! 헉! 숨이 차다…”
“그러나 난 할 수 있다!…”
“난 해 낼 수 있다!”
42.195㎞ 마라톤…. 흔히 인생을 비유할 때 마라톤 경주와 같다고 한다.
왜 이 힘든 뜀박질을 할까? - 그건 왜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일거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고 왜 산에 오르냐고 하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마라토너들 보고 왜 뛰냐고 한다면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난 10월 21일 춘천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의암호를 배경으로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이번 마라톤 대회는 특히 국내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1만명 가량의 참가자가 42.195km 풀코스에 도전, 마라톤 사상 첫 ‘풀코스 1만명 시대’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가 이번에 만난 방치웅 원장도 1만명의 풀코스 참가자 중 한 사람으로 마라톤에 참여해 3시간 49분이라는 수월치 않은 기록을 내며 완주해 냈다.
기자가 방 원장을 처음 만났던 건 1년 전 이맘때 즈음. 당시 방 원장(연대 73학번)이 회장을 맡고 있던 연세대학교 마라톤 동호회(연치마)취재 차 그를 만났었다. 그리고 일년 만이다.
그는 지난해 5시간 15분이 소요됐던 풀코스 기록을 1년만에 무려 1시간 25분을 단축, 3시간 49분이란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체계적인 연습과 식이요법을 병행,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없었을 정도로 가뿐하게 완주했다.
땀흘리는 운동을 할 때 느껴지는 “심장이 펌프질하는 듯한 그 느낌이 좋다”는 그는 90년도부터 시작한 등산을 비롯, MTB(산악자전거), 스쿼시, 골프 등 해보지 않은 운동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 매니아다.
그러나 98년 마라톤을 시작하고부터는 다른 운동들에 대한 매력이 반감됐다고.
98년 10㎞ 마라톤에 첫 도전해 완주해 냈고 이후 99년 조선일보 하프완주 2000년, 2001년 2년 연속 풀코스 완주를 해 냈다.
“첫 풀코스를 뛰던 지난해에는 체계적인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 혼났었죠. 20㎞부터 한계가 오기 시작해 정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어요.”
하지만 이미 주위사람들에게 완주하겠다고 큰소리를 쳐 놓은 상태라 포기도 못하고 그저 오기로 걷다가 뛰기를 반복, 절뚝거리며 결국 5시간 15분만에 결승점에 들어왔다.
이때 큰 경험을 한 그는 이후 체계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부터 과천 동호인회에 가입해 국가대표선수에게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풀코스 연습을 시작한 것.
올 들어서 만도 1월부터 9월까지 거르지 않고 각종 마라톤 대회 참석했을 정도로 풀코스 완주와 기록 갱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마라톤을 뛰면서 패션까지 신경을 쓸 만큼 여유가 있는 마라토너가 됐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때 기념 사진이라도 멋지게 남기려면 패션을 무시할 수 없죠.” 대회참가전 선글라스에 운동복, 운동화 하다못해 두건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그래선지 그는 마라톤이 돈이 안드는 운동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패션도 패션이지만 작년에만 마라톤 대회에 10번이상 참여했다는 그의 말을 듣고서야 그 말에 의미를 이해 할 수 있었다.
한번 참가할 때마다 대회비만 3만원, 교통비, 식사비 금방 달아 없어져 버리는 신발 등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 정도의 지출쯤이야 마라톤이 주는 매력에 비하면 얼마든지 감당해낼만하다.
방 원장,
그는 오늘도 새벽을 가른다.
하루라도 뛰지 않으면 그의 인생이 없어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