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Bisco에서 준비한 이른 조찬을 마치고 역시 Bisco 본사로 향했다. 자기네 회사의 자랑과 함께 자신들만이 갖고있는 장비등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특히 ACUVOL이라는 실험 장비는 자체 제작하여 대학 실험식에도 납품을 할 수 있을 만큼 객관성을 미국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었다.
오전의 실습과정중 Resin handling course가 있었는데 다른 나라의 치과의사들과 겨뤄서 동메달을 받을 수 있었던 필자에게는 또 다른 추억거리가 되었다.
미국식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이어지는 강의와 실습 끝에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여 약간의 휴식 후 호텔 연회장에 마련된 저녁 식사로 또 함께 해결하면서 미국에서의 4일째 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다시 호텔에서의 일정이었다. Richard Simonsen 교수의 ‘Ethics of Esthetic Dentistry’란 제목으로 강의가 있었다.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미국에서도 심미치료 분야에 있어서의 과잉 치료에 대한 논란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작금의 우리나라의 상황과 견주어 볼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여러 가지 저널에 발표된 증례를 예로 들어가면서 약 2시간만에 걸쳐 진행된 그분의 강연은 필자로 하여금 다시한번 치과의사로서의 자세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았다.
Simonsen 교수의 강의후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전날 있었던 Bisco 본사에서의 실습에 관한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이어지는 강연은 William Lienberg 교수의 전치, 구치부에서의 심미치료에 대한 자신의 증례발표에 따른 여러 가지 술식과 함께 재료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Lienberg 교수의 강연으로 3일간의 심포지엄이 전부 종료되고 우리는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서병인 박사님이 캐나다에서의 강연회 일정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다음날인 금요일은 정식으로 Chicago Dental society에서 주최하는 Midwinter Show가 시작되었다. Chicago 시내의 downtown 내에 위치한 멕코믹 센터는 우리나라 서울의 코엑스빌딩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로서 그 규모의 거대함은 저절로 우리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세계 각국의 약 4,500여개 치과관련 업체가 자기네 회사의 제품에 대해 전시하고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려고 애쓰는 장소였다.
올해의 추세는 전반적으로 치과관련 장비들의 디지털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았다. 또한 새로운 레진계통의 재료가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이곳에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신흥을 비롯하여 한림덴텍과 오성 등 낯익은 몇몇 업체의 부스가 다른 나라 업체들의 부스와 나란히 하는 모습에 새삼스럽게 애국심이라는 단어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토요일에는 midwinter show 일정중에 쉐라톤 호텔서 열리는 기공장비 전시회를 찾았다. 마침 이곳에서는 Bisco사의 신제품 Tecera에 대한 전시도 함께 하는 중이었다.
기공장비의 현대화에도 역시 장비의 디지털화 컴퓨터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미주 지역에는 기공일 하시는 우리나라 동포들이 많이 있어서 상당수의 한국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우리 민족의 손재주는 어느 곳에서도 표시가 나는 모양이다. 쉐라톤 호텔에서의 일정을 끝으로 미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의 숙소로 돌아왔다.
일요일인 관계로 Chicago O’hare 공항은 의외로 조용했다. 일요일에는 이곳을 이용해 이착륙하는 비행기도 많이 줄어든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가는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우리가 출발하는 날 하필이면 공항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줄이야.
최첨단을 자랑하는 이곳의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일부 승객들은 수기로 탑승권 수속을 치러야 했고 일부 승객은 결국 한국에 도착해서 짐도 못찾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마침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여유있게 햄버거에 콜라로아침을 해결하던 우리는 일찍 수속을 마친 관계로 별 무리없이 검색대를 통과하여 빠듯한 일정으로 피곤해진 몸에 여유를 줄 수 있었다. 결국 비행기는 거듭되는 안내 방송 후에 정시에서 약 20여분간 지난 후에 고국을 향하여 이륙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