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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재 대표의 북한 방문기 <下>
어서 오시라요, 반갑습네다

신덕재 열린치과의사회 대표가 지난 5월18일부터 25일까지 한민족 복지재단의 치과대표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민간대표로서 북한을 방문한 신대표는 지원창구를 단일화 해야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동포로서 계속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신대표의 방문기를 지난호에 이어 게재한다. <편집자 주>
뜻밖의 환대에 동포애 느껴 옥경이! 옥경이! 2002년 5월 18일 오후 4시 2명의 북한 안내원의 도움으로 수속을 마치고 한창 모내기를 하는 들판을 지나 김일성 동상이 있는 만수대에 꽃다발을 놓고 (꽃다발이 미화 5불이었다) 쌍둥이 빌딩인 44층의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고려호텔의 호텔요금은 층마다 빌딩의 위치에 따라 달랐다. 우리는 2호관 16층 이었다. 이곳의 요금은 북한 돈 360원 즉 미화로 180불 정도였다. 대체로 일반방은 약 120불, 호화방은 160~190불 정도였다. 호텔내부는 다른 나라 호텔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호텔이었다. 저녁 7시에 민경련에서 주최하는 만찬이 있다고 했다. 다소의 시간도 있고 평양의 거리를 보고싶은 충동도 커서 호텔 밖으로 나왔다. 안내원들도 없었다. 거리는 한가로웠고 자동차의 소음도 없었다. 아니 너무나 한적했다. 다만 호텔 앞 사거리 건너에 울긋불긋하게 치장한 포장마차 같은 간이시설이 나의 마음을 끌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곳으로 향했다. 아주 짧은 거리다. 도로 하나만 건너면 되는 곳이다. 그 곳에는 삶이 살아 넘치는 생의 원천이 이었다. “어서 오시라요, 반갑습네다.” 포장마차와 같은 작은 매점이 10여개 연이어져 있다. - 가물치 회집, 단고기 집, 흑맥주 판매대, 지지미 대(빈대떡), 소라 꼬치 대, 식해(가재미나 동태를 좁쌀과 함께 발효시킨 함경도 음식) 판매대, 륭성 맥주, 송악술, 들죽술 등 주류 판매대 등 “이런 곳을 무어라고 합니까?” “야외매대! 야외매대라고 합네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야외 무어라구요?” “야외매대 말입네다. 야외매대!” “아하 야외 매-대, 그러니까 야외에 있는 매점같은 것이군요” “네 그렀습네다.” 야외 파라솔 주위에 의자가 있었다. “여기 안즈시라요.” “우리는 지금 서울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저녁 7시에 만찬이 있어서 음식을 먹을 수는 없고 이곳의 모습을 사진에 찍고 비디오에 찍고 싶습니다” “일 업서요. 그러케 하시라요” “동무는 이름이 뭐요?” “옥경이라고 합네다. 김옥경” 앞가슴을 보니 정말로 김옥경이라는 명찰이 달려 있었다. 나는 이 곳에서 순수함과 깨끗함을 보았다. 남한이 어떻고 북조선이 어떻고 하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 이것이 나와 옥경이 아니 당신과 나 사이에 바라는 꿈이 아니겠는가? 먼데서 오신 손님에 대한 친절함과 남 모르는 여인에 대한 인연의 정. 2002년 5월 18일 오후 7시 민경련에서 주최하는 만찬이 있었다. 만찬에 익숙지 못한 나에게는 어색한 저녁식사였고 긴장된 순간이었다. 만찬 식단은 푸짐했다. 기본식단으로 빵, 경단 떡(4색), 술(륭성 맥주,포도주,송악술,샘물) 김치가 준비되어 있었고 다음으로 칠색나물, 조막고기(소고기 3점에 무국과 같이 나온 음식), 생선꼬치구이(이면수와 야채를 꽂아 구운 음식), 밥, 국(만두국인데 만두가 아주 작아서 그 곳에서는 방울국 이라고 함)이 이어졌다. 양측의 인사가 끝나고 식사가 한창 일 때 한 안내원 동무가 진지하게 한마디했다. “신덕재 선생님께서 야외매대에 가신 것 때문에 지적을 받았단 말입네다. 앞으로 그런 곳에 가실라면 같이 가시기 바랍네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야외매대에 김옥경 동무하고 만찬이 끝난 후에 다시 가기로 약속을 했으니 안내원 동무와 같이 가시지요. 정말로 옥경이 동무는 미인이고 친절해서 다시 꼭 가야겠습니다.” 주위에서 옥경이에게 반했다고 놀려댄다. 나는 그것이 싫지가 않았다. 왜 우리는 깨끗하니까. 2002년 5월 19일 오전 9시 오늘은 만경대의 김일성 생가와 봉수교회를 가는 날이다. 호텔 로비에 나오니 젊은 안내원이 “신선생님 이제는 옥경이 동무를 만나지 못하게 됐단 말입네다. 옥경이 동무가 휴가를 갔단 말입네다. 섭섭해서 어떻게 하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제 밤에도 그런 말 없었잖아? 그래 언제 까지 휴가 래?” “24일 까지 랍네다.” 24일이라면 우리가 평양을 떠나는 전날까지 아닌가? 그러면 옥경이와는 영영 만날 수 없단 말이다. 아! 이런 경우도 있단 말인가. 그 아름다운 미소와 깨끗한 마음이 지금 이 순간 사라지고 만단 말인가. 그 후 만경대, 주체사상탑, 동명성왕 능, 개선문, 묘향산의 국제친선 전람관, 남포의 서해 갑문 등을 관광하면서 그곳에 나온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