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주·합·시·다"
“절주운동 동참으로 건전한 음주문화를”
악마가 인간을 찾아갈 시간이 없을 때 대신 술을 보냅니다. 술이란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는 양처럼 온순하지만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욱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부르며, 계속 마시면 토하고 뒹굴며 형편없는 꼴이 되어 마치 돼지처럼 추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사탄이 인간에게 준 선물입니다.”
범국민절주운동본부(이하 절주본부) 실천본부장인 金椿鎭(김춘진)서울 독일치과 원장은 탈무드에 나오는 술의 기원을 이와 같이 소개하면서 절주를 강조했다.
金 원장은 술을 마시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몸에 해롭지 않은 주량을 마심으로써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발생하는 건강상의 폐해와 사회적 손실을 예방하자는 절주운동가이다.
한국알코올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金 원장은 음주로 생기는 폐해를 최소화하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기 위해 작년 4월 절주본부를 결성했다.
김수환 추기경, 남덕우 前국무총리, 권이혁 前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고문으로 있으며, 서영훈 대한적십자 총재가 상임대표로 있고, SBS ‘야인시대’에 출연중인 탤런트 김영철 씨, 개그맨 조정현 씨, 가수 설운도 씨 등이 홍보대사로 선임되는 등 각계 사회 인사를 절주본부에 영입했다.
개인의 힘으로 술 문화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사회가 조직적으로, 범국민적으로 움직인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 金 원장은 시민운동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사회 유명 인사들을 영입했고 이를 통해 언론에서도 보다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金 원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등 9개 도시에서 보건복지부, 대한보건협회 등과 공동으로 ‘절주의 날’ 선포식 행사를 갖고 절주헌장을 선포했다.
또 절주본부는 매년 신학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대학생들의 음주사고 예방을 위해 3월을 ‘음주사고 예방의 달’로 정하고 지난 7일 고려대학교에서 행사를 갖고 전국 400여개 대학에 절주를 권장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했다.
절주본부에서는 정풍송 씨가 작사, 작곡하고 설운도 씨가 노래한 절주의 노래를 만들어 작년부터 4만여개를 전국에 배포하고 있다.
金 원장의 말을 빌자면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특이’하며 ‘관대’하다.
취중실수를 관대하게 보아주며 집단적인 술문화로 인해 개인의 주량과 무관하게 잔을 돌리면서, 술을 즐기기보다는 취하기 위해 마시고 또 마신다. 이는 과음과 폭음으로 이어져 열러 종류의 폐해를 야기하고 있다. 건강상의 폐해는 물론이고 가정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술잔돌리기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이기도 하다. 폭탄주, 원샷 등 모두 술잔돌리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윗사람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특색이다.
金 원장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장·차관급 인사의 프로필에서는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우리 사회는 술 잘 먹는 사람을 능력 있는 것처럼 평가하고 술에 관대한 것이 큰 문제”라며 “게다가 뱀주, 인삼주, 더덕주 등 술이 마치 신비한 효험이 있는 양 인식이 돼 있다”고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술에 대한 인식을 비판했다.
“술주(酒)자를 한자로 풀이하면 삼수(水)변에 닭유(酉)자로 마치 닭이 물을 마실 때처럼 한 모금 한 모금씩 마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도 술잔 돌리기를 자제하며 천천히 조금씩 자신의 건강에 해롭지 않을 만큼만 마시는, 절주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시급합니다.”
절주본부에서 권장하는 몸에 해롭지 않은 주량은 남자가 하루에 소주 4잔, 여자가 2잔이다. 미국국립알콜중독연구소에 따르면 5잔 이상을 마시면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의 알콜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통계로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사람은 알콜분해 효소가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선천적으로 낮지만 알콜중독유병률은 21.8%에 달하며 이는 대만 7.5%, 독일·미국이 13%내외라는 것에 비해 심각한 수치다.
또 지나친 음주는 여러 종류의 사고를 유발하며 범죄의 60~70%가 술과 관련돼 있고 술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손실이 연간 34조원(정헌배, 1999)에 이른다고 한다.
절주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80%가 술을 마시고 그 60%가 과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간 질환 사망률은 세계 최고이고 사망자의 12.4%가 직접적으로 음주와 관련된 사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金 원장은 “술을 조절하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치과의사들도 절주운동에 동참해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데 관심 갖기를 바란다”며 절주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강조했다.
金 원장은 절주본부에서 활동하는 것 외에도 현재 친환경생활국민운동본부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