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서 배운 겸손 내 삶의 철학”
‘우리동네 행복만들기’ 나선
김현풍 강북구청장
구청장실내 직소민원실둬 구민의견수렴 노력
부임후 6개월간 도시락 먹으며 업무파악키도
산에 오른다? 산에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로 산에 오른다는 표현을 즐겨 쓴다.
하지만 여기, 산에 오른다는 자체가 자연에 대한 겸손치 못한 표현임을 지적하면서 ‘산에 든다’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다.
산에 든다는 표현처럼 ‘겸손’은 곧 그의 삶의 철학 자체다.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치과의사 출신으로 강북구청장 직에 출마해 압승을 거뒀던 김현풍 강북구청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취임직후에도 치과계 행사가 있는 이곳 저곳에서 김 구청장을 잠깐씩 볼 수 있었지만 산적해 있는 업무 때문인지 매번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잰걸음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가곤 했다.
하지만 그는 종종 걸음을 치는 바쁜 와중에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악수 청하는 것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는, 예나 지금이나 주위사람들에 대한 겸손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구청장으로 부임한지 10개월 여가 흐른 얼마 전, 강북구청 1층에 자리잡은 그의 직무실을 직접 찾았다.
구청장실로 들어서니 직무실 한켠에 ‘직소민원실’이라고 쓰여진 푯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직소민원실이 뭐지?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민원인 인 듯한 남자의 거친 항의 목소리가 빗발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직소민원실은 말 그대로 민원인 들이 다른 통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청장에게 직접민원을 제기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김 구청장이 취임 직후 개설해 구청장실 안으로 들여놓았다.
민원인 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겠단 그의 의지의 반영물인 셈으로, 역시 그 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임 이후 6개월 여까지 구정 업무를 익힐 시간이 부족해 매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는 그는 “근래 들어서야 외부 손님들을 만나 점심을 먹을 수 있게됐다”며 기자를 반겼다.
구청장 출마 당시 ‘치과의사가 뭘 알겠느냐’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떠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개원당시 다양한 환자를 만나 진료하고 상담해왔던 경험들이 현재 민원인 들을 만나서 대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십년 동안 치과의사로서, 치아가 아픈 사람들의 이를 치료하며 인술을 베푸는일을 소임으로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구민들의 아픈 마음을 최대한 보듬어 치료하고 행복을 심어주는 일을 소임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이러저러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가 평생을 넉넉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서도 균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 ‘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실제로 그는 수십년간 새벽 산행을 해오고 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집 근처 도봉산에 1시간 가량 든다.
“산에 오른다는 표현 자체가 자연 앞에 겸손치 못한 표현인 것 같다”는 그에겐 “산에 든다"는 표현이 더 좋다.
매일 아침 산에 들어 자연으로부터 겸손함을 배운다.
이러한 겸손함 때문인지 이곳 저곳에서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 수없이 많았다.
김 구청장은 그간 김현풍 치과의원 원장이라는 직함 외에도 서울지부 회장, 치협 부회장, 도봉문화원장, 강북문화원장, 전국문화원 연합회 서울지부 회장, 대동 산악회 회장, 자연보호 중앙회 서울지부 회장, 강북 우체국 고객대표 회장, 성북구교육청 학교운영위원 협의회 회장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장을 지내왔다.
어디 그뿐인가 라이온스 클럽부터 시작해서 치과이사회까지 각종 단체의 꽃이라는 총무직을 대부분 거쳤다.
“소싯적 많게는 50개정도 모임에 총무직을 한꺼번에 수행키도 했었다”는 그에게 “그 만큼 여기 저기서 인정을 많이 받았었나봐요”라고 했더니, 금새 “내가 좋아서 한 일인걸 뭐...” 한다.
이렇듯 다양한 회무 경험과 자연으로부터 습득해 자연스레 몸에 베인 겸손한 자세, 거기에다 서민적인 향이 짙은 막걸리를 아주 좋아한다는 소박한 성품의 그라면...
‘우리 동네 행복 만들기’란 구청장 재임동안의 목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달성해 낼 것 같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