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보다 영혼 건강이 더 중요
상처·고통받는이와 함께 할터”
신문칼럼 등 글쓰기 재능 탁월
1987년 신림동 어느 외진 방 한칸에서 시작된 작은 쉼터. 처음 시작할때만해도 ‘석 달이면 망할 것’이라며 설립자조차 암울해하던 그 공간이 이제는 지금까지 거쳐간 환자만도 33만여명에 이르는 대표적 사회봉사체로 살아 숨쉬고 있다.
영세민 환자와 무의탁 행려환자, 알코올 중독환자,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함께해 온 ‘요셉의원’.
이곳에서 16년간 아주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영등포 ‘김평일 치과의원’의 金平一(김평일) 원장.
가톨릭 의대출신의 선우경식 원장이 개설한 요셉의원에 치과의사로 개원 당시부터 동참한 이는 金 원장을 비롯 김정식·박철제·오수만 원장 등 총 4명이다.
현재는 30여명의 치과의사들이 고정으로 참여하고 있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확대된 치과의사들의 봉사정신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마다 당번을 정해 오후 7시 이후 치과 전과목을 진료하고 있는 중이다. 또 경북 칠곡 및 전북 고창 등지에는 반 고정 진료소가 있을 만큼 지방 진료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요셉의원이 다른 곳에 비해 특별한 이유는 노숙자나 행려환자 등에 대한 치료뿐아니라 샤워시설이나 세탁시설까지 구비해 이발·목욕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200여만원의 설립금으로 출발한 요셉의원이 자리를 잡기까지 도와준 많은 사람들의 정성은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준 아름다운 ‘기적’이었다.
金 원장은 이에 대해 ‘일용할 양식’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나님은 한달치나 일년치의 양식을 한꺼번에 내려주시지 않는다”며 “그때그때 필요한 자금과 양식들을 충당할 수 있었던 것은 다 우리가 그 진리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고(故) 오정주 교수 20주기 추모음악회에서 공연 수익금을 요셉의원에 기증한 사례며 金정식 요셉의원 치과의사회 회장의 아들인 가수 金동률씨가 유니트 체어 4대를 기증한 사례도 金 원장의 말처럼 이들에게는 ‘일용할 양식’이었다.
金 원장은 “육체뿐 아니라 영혼이 더 건강해야 한다”며 “다른 이와 자신의 영혼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건강의 의미이며 참된 봉사의 시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金 원장이 추구하는 봉사의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 이런 생각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남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金 원장은 늘 강조한다.
진료를 받던 한 20대 환자는 ‘배부르고 나서 이렇게 진료하러 나오니까 기분이 좋냐’며 金 원장의 봉사를 위선이라고 치부하기도했다.
이런 시각에 대해 金 원장은 사회적 변화의 시점에서 이들을 상대로 잘못된 관점을 부추기는 편협한 시각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자기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을 증오심을 부채질하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사회에 대한 공격성을 증폭시켜나간다는 것이 바로 金 원장의 생각이다.
최근 金 원장은 요섭의원을 위해 또 다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요셉의원을 돕기위해 지난달부터 출간된 잡지 ‘착한 이웃’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
이 잡지의 제작에는 나이지리아 대사를 역임한 이동진 해누리 출판사 대표를 중심으로 유홍종·한수산·정호승 등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작가들이 동참하고 있다.
金 원장 역시 평소 치과계 신문 고정칼럼과 시론란의 단골 필자로 글쓰기에 대해 남다른 재능을 선보이는 치과의사중 한명이다.
‘착한 이웃’에도 金 원장의 고정칼럼이 실렸다. ‘건강에세이’라는 섹션으로 연재되는 이 칼럼에서 金 원장은 가톨릭과 불교를 넘나드는 폭넓은 종교관과 특유의 생명사상으로 건강이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적절히 녹여내고 있다.
인터뷰 내내 동석했던 죽마고우 이동진 前 대사는 “金 원장은 내가 어릴 적부터 지켜봤다”며 “물욕이 없고 순수한 신앙생활을 지키는 진정한 봉사자”라고 金 원장을 평가했다.
“봉사하며 훌륭한 일 했다는 생각을 할 필요 없습니다. 치료받는 사람은 상처받고 고통받는 존재입니다. 보살펴 준 것을 뽐내고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봉사할 기회를 준 그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하는게 아닐까요”.
金 원장은 이 모든 것들이 ‘일용할 양식’을 보내준 ‘보이지 않는 손’이 베푼 은혜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
…상략… 그러나 유해 중금속과 같은 내 재산, 내 명예, 내 학문 등등 나 밖에 모르는 아집과 욕망이라는 독성 미네랄이 내 ‘영혼의 물’속에 혼탁하다. “어린이 같지 않고는 천국에 들지 못한다.”하신 말씀은 어린이의 순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