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형 치과 “그래도 괜찮아”
일부 기공소, 고액연봉 직원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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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개원치과가 더 어렵다
한국 공동개원의 대명사로 불리는 역삼동 예치과.
불황의 그림자는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던 예치과도 올해 4, 5, 6월 성장이 멈춘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석균 대표원장은 “특별한 불황탈출 방법은 없다. 그 동안 예 치과를 찾아준 환자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 위생사 등 스텝들에게도 더욱 친절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한 지역에서 오랜시간 개원한 ‘터줏대감형 치과’들은 그나마 기존환자들의 신뢰를 바탕, ‘불황 찬바람’을 비껴가고 있다.
특히 동대문이나 종로 등 상권이 발달한 곳에 위치하고 20년 이상 개원 경력이 풍부한 치과의사들에게는 불황 한파가 아직은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동대문지역에서 개원한지 20여년 째 접어드는 S원장은 “후배들에게 너무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자신은 다행히 어렵지는 않다”고 밝혔다.
결국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불황한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치과는 신 환자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젊은 치과의사들 이다.
문제는 치과의사들의 60% 정도가 40대 이하라는 것으로 국가경제가 회복돼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들의 불황몸살은 계속 된다는데 있다
#수년전 완납한 세금 부족분 “더 내라”
업친데 덥친 격으로 개원가는 올해 들어 부쩍 세무조사 공포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지부 ○○구회 회장은 “관행적으로 세무조사는 3, 4월에 집중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내내 진행되고 있다” 면서 “회원들이 쉬쉬하며 밝히고 있지 않아 정확한 빈도 수는 알 수 없지만 세무조사에 다들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급 납부가 완료된 1∼2년 전 것을 들춰내면서 전에 낸 것이 부족한 만큼, 부족 분 만큼 더 내라는 독촉이 문서화 돼 보내지고 있어 개원의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지부 모 개원의는 “세금납부 부족 분을 소급 적용해 완납하라는 독촉은 개원 15년만에 처음” 이라며 “환자는 줄고 세금 독촉은 계속되고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기공소, 업체도 매출 감소
개원가의 이같은 불황 침체 현상은 기공계와 기자재 업체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원가 불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기공소다.
전국적으로 큰 거래 규모를 자랑하는 A 기공소의 경우 의뢰 보철물 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기 시작, 현재 30%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의뢰 보철물의 종류도 고급재료인 세라믹, 골드 포세린은 줄고 있으나 비교적 값싼 재료 보철물인 PFM 의뢰 비중은 불황 이전인 지난해 초보다 10∼20% 정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상문 기공사 협회 공보이사는 “불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일부 기공소에서는 눈물을 머금고 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을 감원한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재 업체의 불황 체감지수도 만만찮다. 국내 정상급 기자재 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B업체.
B업체의 기계류 판매대수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감소를 시작, 7%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B업체는 올해 새 수입품인 디지털 구강카메라로 성장세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평균 20% 고도성장을 달렸던 A업체도 지난해 6월부터 6월말 현재까지 1년간 매출 실적이 5%대로 급락,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줄은 것도 문제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수금문제” 라면서 “외상매출에 대한 수금문제가 계속 연장되는 상황이어서 현금 유동성 부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A업체와 같은 경우는 현재 기자재 업체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매출감소와 수익성 하락현상을 겪지 않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