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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변신은 무죄(?)

신문창 씀

-87년 서울치대 졸

-현)마포 합정치과의원 원장

 

진짜 변신이 필요한 사람은
우리같은 전문직이 아닐까


망설이지 말고 나아가자고…오늘 아침에 문득 내 나이가 벌써 40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이가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옛말이 떠올라서 갑자기 거울을 한번 들여다보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봤다.
공자님 말씀 중에 나이 40이면 ‘불혹’이라고 하셨는데 그 당시의 분위기로는 세상의 온갖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마음가짐을 이야기 한 것이리라. 하지만 인간의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늘어가고 있는 요즘 분위기로는 소설가 은희경이 소설 속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불혹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유혹이 많아지는 시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만큼 놀랄 일이 줄어든다고 말하지만, 연어가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흘러가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하는 망상에 빠져보기도 한다.
 결국 세월이 흘러가면서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은 때론 아주 조용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바뀌기도 하면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치과의사 면허를 받은 지 어언 16년이 흘렀고 치과를 개원 한지도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치과개업의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변한게 뭐가 있나 되돌아보게 된다.
과연 생활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편안함인가 아니면 지겨움인가를 생각하면서 정신없이 뛰어온 내 생이 사소한 일상에도 멀미를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가를 느껴보면서..
한동안 여행에 심취해 인도. 네팔을 비롯해 세계 방방곡곡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도 했었고, 음악을 한 답시고 치과의사 아마추어 락밴드에 가입해 미친 듯이 일렉기타 연주를 하기도 했었다.
또한 평생의 한이었던 운동을 잘해보고 싶어서 마라톤 풀 코스 완주를 비롯해 스쿠버다이빙, 산악자전거, 골프, 수영 등 여러 가지 레저 스포츠에 열광하기도 했었으며 작품사진을 찍는다고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가지고 경치 좋은 곳을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겪으면서 치과의사 생활을 10년 넘게 하다보니 이제는 확실하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변신을 꿈꾼다.
얼마 전 화장품 광고 CF에서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그 광고를 들으면서 ‘그렇다면 남자의 변신은 유죄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진짜 변신이 필요한 것은 여자가 아니라 우리 남자들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같은 전문직종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살아가는 치과의사들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보는 것도 아름답지 않은가..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당신의 눈앞에 있거든 망설이지 말라.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분명하면, 기꺼이
  확고한 의지로 그 길을 가라.
  혹시 당신이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멈추어 서서
  가장 훌륭한 충고자들과 상의하라.
  만일 당신이 가는 길에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면,
  정의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당신이 갈 수 있는 곳까지 조심히 나아가라. 
 - 아우렐리우스 -

 

나는 위의 글에서 용기를 얻었다.
어차피 인생은 한번 사는 것이고 남이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것인데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떠난다는 것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자 낯선 것과의 새로운 만남이므로 일상에서의 탈출을 시도해 새로움을 접하고 익숙하지 못한 것들을 익숙해지도록 만들어가며 살아가자고...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