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환자에게 지쳐
풀어지지않던 심장근육이
부드러워짐을 느낀다
작년 11월초 아내가 구입한 난초가 아파트 베란다에 놓여져 있었다
난초는 키우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어왔기에 내가 돌볼 것도 아니면서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소식도 없이 꽃을 피워 향기를 조용히 날릴 거라는 기대를 가지며 아주 가끔씩 느슨한 눈빛으로 홀로 앉아 있는 난초를 바라보았다.
올 여름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늦은 출근길을 서두르다가 무심코 바라 본 난초는 이미 정갈하고 소담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 순간 향기로운 구름 한 점이 솜사탕처럼 입술을 달콤하게 스치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다로운 환자에게 지쳐 풀어지지 않던 심장근육이 부드러워 졌으며 동시에 내 코를 즐겁게 해주는 난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다.
그날 저녁 퇴근 후, 조심스럽게 난초를 돌보았을 아내의 어깨를 스트레스를 풀 겸 세게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말을 하려는데 아내는 난초에 감동한 똥그란 내 눈을 보며 자꾸만 웃는 것이었다.
“여보, 난초가 조화라는 것을 몰랐어요”
순간 나는 이게 정말 무슨 조화인지 몰라 멍해졌으며 머릿속에 곱게 저장됐던 난초의 향기는 콧물과 함께 뒤죽박죽돼 버렸다.
그럼 내가 콧구멍을 활짝 열고 맡은 은은한 향은 무엇이었으며, 꽃 없던 난초는 하늘에서 누군가가 던져 주셨다는 말인가?
유홍준님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관심을 가지는 만큼 정확하게 보인다는 말도 포함돼야 한다.
따라서 나도 이제부터는 머리가 아프더라도 적당히란 말보다는 정확하게 보고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그러다가 쓸데없는 일까지 신경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가지다가 집안 사람들에게 내몰려 동네 정신과 선생님과 돈을 줘가며 친해질까 사실 겁이 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드릴 것은 두가지인데 첫 번째 치의학 전문대학원 문제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폐지됐으면 한다.
선진국은 하나의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 짧게는 십 수 년을 연구한다고 하는데 갑자기 시행된 제도로 인해 정말 똑똑하고 실력 있는 이공계생들이 자신의 길을 버리고 고시아닌 고시에 매달려 청춘을 소모해서는 안된다.
이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국가관을 심어주고 그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은 수의 애국자는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많은 수의 애국자는 국가가 만드는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 공감이 간다.
과학입국이라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글이 생각난다.
두번째 이야기 드릴 것은 95년 출장 구강검진이 생길 때부터 검진을 하며 느낀 것은 아직도 대부분 선생님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실성 없는 수가체계와 행정상의 문제이겠지만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하고 치과계의 발전(부치신문 322호 사설참조)을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 얽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국민의 구강검진발전을 위해서 치과위생사협회에 우리가 줄 것은 주고 우리가 받을 것(인력문제와 관련법규)은 받으며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내가 아는 만큼 보고 관심을 가지는 만큼 정확하게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