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산업 인식 투자 아끼지 말아야”
의학을 비롯한 의학분야의 국내 임상연구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의학회가 지난달 15일 개최한 심포지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전체 연구비 중 보건의료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1.4%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건의료 연구개발비중 임상연구비와 관련, 미국의 경우 10.2%를 차지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0.6%에 불과해 정부의 임상연구에 대한 지원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 참조>
박영국 학술이사는 이와 관련 “미국의 경우 의료산업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금융, IT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돼 의료서비스의 질 개발에 노력, 경쟁력을 높여 의료시장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임상연구에 많은 개발비가 투입돼 신의료,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의료를 국민의 복지를 위한 사회 공공분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의료와 관련된 제한된 자원을 의료서비스 수요에 맞춰 적절하게 배분하는데 초점을 맞춰 의료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또 “한국은 의료인력이나 의료장비와 관련된 인프라가 상당히 앞서 있다. 정부에서는 의료를 분배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간주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 한국 임상의학이 세계적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인철 서울치대 교수는 “주로 연구비가 제약사나 치과기재업체서 지원되고 있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비를 얻는데는 어려움이 많다”며 “최근에는 교수들의 연구 업적이 교수 평가와 연관돼 정부의 연구비 지원에 관심이 많다. 연구비를 얻는데 상당히 치열하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연구비 지원 예산을 늘려 임상연구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까지 국내서 사용되는 의료기술이나 약제들이 대부분 외국자료에 의존해 허가되고 있으며, 적절성에 대한 자체평가는 거의 없는 상태로 국내에서 체계적인 임상연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의료계 스스로 임상연구를 소홀히 취급한 측면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영석 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는 “실험적인 연구만이 가치 있는 의학 연구로 생각하는 의사들이 여전히 많다”며 “의대 교수들이 해외연수를 가게 되면 대부분 기초의학연구 기술을 배워 귀국 후에도 실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대석 서울의대 교수는 “생명공학 중 의료와 관련된 연구는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라며 “지난 수십년간 우수한 인력들이 집중돼 왔고 민간의료시설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며 정부의 임상연구에 대한 집중적 투자를 강조했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