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모습이다.
우리 사회 진정한 발전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약 20년이 된 일이다.
과히 멀리 떨어지지 않은 농촌으로부터 초로의 부부가 보철치료를 위하여 내원하였다.
부인이 말을 하지 못하여 남편이 옆에서 설명을 하게 되었다.
부인은 듣는데는 문제가 없었고 우리가 이야기 하는 모든 것을 잘 이해하였고 무척 영리하게 보이는 분이었다.
외부로 드러난 모습으로 판단하건대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고 자식들도 훌륭하게 성장하여 좋은 학교 훌륭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입안을 살펴 보는 순간 나는 “악”하고 스스로 소리치고 말았다.
Cleft Palate 이니 여태껏 벙어리 아닌 벙어리로 살아온 것이다.
“아니 입천장이 ...이런, 이거 수술로 고쳐드릴 수 있는데 ...”하는 순간 그 부인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불같이 화를 내고 진료실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모든것이 순식간의 일이었다.
어쩔 도리 없이 나는 전심으로 사과를 하고 말았고 바깥어른분께 나름대로 성의를 다하여 설명하고 이해시키고자 무진 애를 썼다.
50평생을 자기만의 비밀로 간직하여 온것을 새파란 젊은 사람이 감히 알아내고는 지적을 하고 수술이 필요하다니 뭐 내가 몹쓸 장애자이냐는 식이었다. 나의 전문적인 지식은 그분들께는 당치 않는 소리에 불과하였다.
요즈음과 같은 첨단의 Mass Communication시대에 살면서도 아주 가끔 인간관계에 있어 충분한 의사전달이 되지 못하여 마음 편치 못한 날들이 있다.
충분히 자료가 마련이 되어 있고 잘 설명을 할 수 있는데도 그리고 나는 인내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순전히 상대방이 철저하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 용기를 내어 힘껏 끝까지 시도하여 보고픈 건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으나 실상은 바쁜 일상에다 책임을 전가하면서 편하다는 구실과 함께 수동적으로 시류에 영합, 순응하는 안일을 매일같이 연습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깜짝 놀라곤 한다.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모습이다. 우리 사회 진정한 발전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누구에게나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서로의 견해를 존중하는 태도를 참을성있게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치과의사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치과계를 더욱 강하게 단합하게 해서 보다 보람되고 실제적이면서 동시에 훌륭한 단체가 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개선이 필요한 가치있는 많은 일들을 올해에도 여러가지를 가지고 있다.
다만 공론화를 망설일 뿐, 각기 다른 그룹에서 자신들의 입장과 나름대로의 서로 다른, 그러나 효과있을 해결책들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