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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801)>
일등보다는 꿈을 지향하는 교육환경을 꿈꾸며…
오성욱(A플러스치과 원장)

"서러우면 열심히 공부해라! 아플 시간이 어디있냐?" 학교 종이 땡! 땡! 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학교에 가기를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이들을 반기는 선생님의 사랑이 가득한 학교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들어있는 노래이다. 요즈음 학교를 떠나려는 아이들이 늘고있는 현실을 보면 나의 아이도 이들 중의 하나는 아닐까 하는 불안함과 함께 답답함을 느끼며 우리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갈 세대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개업 초에 초등학교로 구강검진을 나간 적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15년이 지난 후의 초등학교의 모습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고 한 학급의 50여명의 복작 되는 아이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선생님의 통솔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잘재잘 되는 아이들, 이를 정리하기 위해 반장의 도움을 구하며 애쓰시는 선생님, 아마 내 아이도 조금 더 크면 장차 이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한 학급에서 선생님의 통솔을 보며 장차 내 아이에 대한 불안함이 일어났다. 함께 떠들고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 중에 어떤 아이에게는 매우 관대하고 나긋한 어조로 타이르시고 다른 한 아이는 거친 말투로 무시하듯이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르는 모범생일까? 아니면 장난을 치다 선생님으로부터 호된 야단을 맞고 풀이 죽어버리고 만 저 아이 같지는 않을까? 차별적인 대우를 받은 내 아이는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털어놓을까? 아니면 그저 자신의 아픔으로 묻어두고 눈치를 보는 아이가 될까? 아니 하루 지나면 기억조차 못하며 없었던 일로 지나가 버리고 내일을 맞는 아이가 될까? 집에서 애지중지 키웠던 아이가 이제 사회에 나와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호된 시련을 맛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아이가 성장하여 학교에 입학할 즈음에는 모든 교육환경과 여건이 변하고 좋아 질 것이다 며 그냥 지나쳐 버렸다. 내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떨어진 아이들을 야단치며 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서러우면 열심히 공부해라! 아플 시간이 어디 있냐?”그 당시 전교생을 일류대에 보내는 것이 학교의 목표였고 높은 진학률은 선생님과 학부모 및 학생들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니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선택하기보다 일류대에서 성적에 맞추어 과를 택하는 우스운 일이 일어나고 이를 학생이나 부모나 모두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한과 100명 정원에 100여명이 지원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고 그해 20여명의 합격의 결과를 얻었다. 과연 그런 선택이 옳았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난다. 지난 졸업 20주년 동문회에 그 당시 은사님들이 많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고 우리들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은사님들도 평교사에서 지금은 교장선생님등 교육계의 지도자로 변해 있었다. 축사로 우리 졸업생들의 전례에 없이 높은 일류대 진학에 대한 자랑과 그날의 영광을 되새겨 보는 듯하였다. 그러나 나는 가슴 한구석에 답답함을 느꼈다. 이 자리에는 일류대를 가지 않은 친구들도 나와 있을 터인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일류대를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차별을 받는 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그 당시 일류대만을 고집하여 자기 적성에 맞지 않은 과를 선택하였고 지금은 이를 후회하는 친구들도 있을 텐데 과연 이들은 어떻게 받아드릴까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 당시 일류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열심이셨던 한 선생님은 이젠 교장선생님이 되셨는데 그 열정은 아직도 식지 않으신 것 같았다. 자신의 학교의 일류대 합격률을 높이려고 일선교사들을 종용해도 이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한탄의 말씀이셨다. 예전 같이 아직도 일류대의 진학이 교육의 목표이신 것 같았고 일선 선생님들이 자신의 교육관을 따르기를 바라시는 모양이었다. 나는 우리 나라의 교육이 벽에 부딪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학교, 선생님, 부모 어느 누구도 20여년 전과 바뀐 것은 없고 우리 자녀들에게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된 세상에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는 우리의 자녀는 디지털 세대로 변해있고 이들의 사고는 20여년 전의 우리의 사고와는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사고를 강요하니 오히려 반발을 가져오고 그들을 더욱 고독하게 만들며 학교를 떠나게 할 뿐이다. 우리는 교육제도를 비판하고 개혁을 외쳤지만 우리 자신의 개혁에는 너무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고 주위의 눈치를 보며 금새 대세의 흐름에 동조할 따름이었다. 이제는 우리의 반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실한 시기에 도달한 것 같다. 나의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기 보다 이 아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