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한국갤럽의 치과의사 이미지 설문 조사 보고서를 보았다. 우리 치과의 집단에 대한 다른 사회 집단들의 견해와 관심을 사회학적으로 분석을 시도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터라, 이번 조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사회집단이 치과 치료에 대해 가지는 태도와 행동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환자 진료 수혜 행위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치과 진료를 문화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우리 집단, 우리 직업에 대한 생각과 가치, 위상이 다른 사회집단에 우리의 얼굴을 내밀었을 때, 우리를 인정해 주는 평가 기준이 우리가 생각, 기대했던 것 보다 평가 절하되었다면, 다소의 충격과 괴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치과의사 개인으로 볼 때 그런대로 적절한 수입과 보람으로 사회 속에서 동경과 부러움을 사고 있는 대상으로 안주해 있다고 해서, 우리 치과계 자체가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집단으로 그 위상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다.
환자들이 구강 건강이나 진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분석을 하여 환자들의 신념 및 행위의 독특한 유형에 대해서 분석하는 치의학적 민간문화(LAG Culture of Dentistry)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나라가 이런 저런 혼선과 갈등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고 걱정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당연히 경기가 나빠지고 모든 소비문화도 둔화된다. 몇 년 전에 겪었던 IMF사태 때 가장 타격을 받았던 곳이 치과 병원이었다고 한다. 환자들이 치과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동기 유발을 일으키는데 순수한 인간적 기준보다는 경제적·사회적 접근에 더 민감한 영향을 받고 있다. 즉 사회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가 호황일 때 치과의료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난다. 옛날에 비해 치과치료 가용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났음엔 틀림없는것 같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치과를 1년에 한번도 가지 않는다는 통계가 50%정도나 되었다. 그러나 치과 치료 이용도가 그런대로 높아진 것은 치과의사 자신들의 부단한 환자 개발 의지가 이루어 놓은 업적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급진적인 산업화에 따른 선진화의 물결과 고도 경제성장의 후광이 더 많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된다.
치과 의료문화는 일반 의료문화 보다는 다른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치과 의료문화의 독자적인 행보와 처신을 할 필요가 있다. 치료 의료에 대한 형식과 방법에 대한 자체적인 개혁과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으면서도 자기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다거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치과 질환은 질환이 아니며 건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단순한 불편함’)보기 싫은 것과 같은 개념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치의학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건강보다는 미용(아름다움, 편안함)의 추구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치과 진료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전문가(치과의사) 생각과 소비자(환자)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지 않음이 치과 의료문화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치과 치료의 예방적 수단을 선택하는 동기를 만드는데 일반 의학보다 매우 불리한 입장에 있다.
이번 조사에도 치과의사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부분이 친절함에 많은 비중을 두고 오히려 진료 수준에 대한 평가는 14%에 불과했으며, 부정적 이미지에는 비싼 치료비에 대한 불만이 50%가 넘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구강위생에 대한 계몽이나 예방 치료에 중요성을 우리 스스로 벌이면서 단순히 경제적 이윤에 성과가 높은 수복치료 일변도로 치과의료가 치닫고 있는 현실은 크게 잘못된 현상이다.
지금 우리 치과 임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