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MBC TV ‘시사매가진 2580’이란 프로그램에서 노인틀니 수가의 문제점에 대해 다뤘다. 치협은 사전에 이같은 사실을 접하자 마자 이수구 부회장을 통해 치과계 입장을 제대로 전달했다. 처음에는 틀니수가를 터무니없이 높게 받는다는 취지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치과계의 현실을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상당히 완화된 채 방영됐다.
방송사측은 먼저 재료대 및 기공수가를 포함한 원가대비 수가의 폭리성에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같은 틀니를 지역마다 의료기관마다 달리 받는다는 사실을 지적했을 뿐 이것이 원가대비 폭리라는 직접적인 말은 피했다. 이로써 일단 치과계로서는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언론사와 치과계 모두에게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언론사에게는 정해진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에 꿰맞추어 취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우매한 일인가를 배웠을 것이다. 그들은 먼저 노인틀니 수가를 조사한 후 치과의사들이 너무 천차만별 터무니없이 많은 시술료를 받는다는 점을 포착하고 원가를 분석해 이를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막상 취재해 보니 원가를 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일인지, 진료와 관련 다양한 여건들을 하나로 묶어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치과계가 ‘그것 봐라’는 식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우선 치과계는 왜 이런 문제가 심심하면 하나씩 툭 터져 나오는지 알아야 한다. 노인틀니 문제나 지난해 물의를 일으켰던 임프란트 수가 문제 등은 민원에서부터 출발했다. 수많은 민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노인틀니나 임프란트 등에 드는 실질적인 적정한 수가를 일률적으로 책정할 수는 없어도 일반인들이나 주변 동료들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정도의 고가의 시술료를 받는다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각각의 산정이유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이해되는 선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민원이 뜨게 된다. 민원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로 인해 치과계 전체가 불신과 폭리의 상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치과의사들이 돈만 벌려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이들이 도처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인틀니도 수많은 치과의사 봉사자들이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무료시술을 하고 있어 그나마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지 모른다. 앞으로도 이렇게 사회에 자신을 환원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적정한 수가를 스스로 지켜나감으로써 불필요한 불신을 주는 일이 없도록 자정적인 노력도 해나가야 한다. 사회가 나를 이해해 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내가 사회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