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개업일지
후배에게 ‘길’이 되고
이전개원 하더라고 큰 도움
차타고 돌아다닌 거리 4200Km, 비행기타고 다닌 거리 1만7920Km, 1:5,000지도 4권 (서울, 경기, 인천, 부천, 일산, 파주), 만난 사람 121명, 들어간 돈 수백만원….
“미아찾기”에 나선 어떤 부모의 행적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제가 3개월 동안 경기·서울지역 52군데 상가를 찾아 돌아다닌 거리입니다.
저보다 많이 돌아다녀보신 선생님도 계시겠지만 정말 매주 금토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먹이를 찾아나선 하이에나처럼 정신없이 찾아 다녔습니다.
돌아다니다 배가 고파 들어간 식당이 장사가 잘되면 ‘나도 식당이나 할까? 이 정도 돌아다니면 식당을 차려도 이것보다 잘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가져 본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물섬 찾듯이 입지를 분석 하고나니 또 다른 난관이 닥쳤습니다. 장비와 인테리어….
학창시절이든, 수련의 시절이든 환자를 진료하는 것만 알았지 무슨 장비가 왜 좋은지 얼마나 주고 사야 잘사는지 이런건 배워보질 못한거죠. 결국 주변에 먼저 개업한 동료나 선배님들에게 SOS를 쳤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하는 말씀이 “예전에 알았는데 지금은 잘 몰라, 일단 내가 이거 써보니깐 좋더라.” “글쎄, 다른건 잘 모르겠고 난 이 업자랑 거래하니 한번 만나봐라.”
답답했습니다. 처음 개원하는거니 돈도 절약해야하고 그러면서도 괜찮은 제품을 구입해야 하니 넘쳐나는 정보 속에 허우적거리는 제가 불쌍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아직도 진료에 대해 공부하기도 바쁜데 기자재며 인테리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메모광이라 일단 닥치는대로 정보를 얻고 책을 보면서 모르는건 업자들을 만나면서 물어보고 선배들 병원 돌아다니면서 기자재도 써보고….
이런 노력탓인지 개업비용 몇 천은 아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깝기도 하고 방치해두면 복잡하고 힘든 경험이라 금방 잊어버릴 것 같아 적어두었던 노트가 어느덧 4권, 5권을 넘어가니 이왕 이렇게 된거 제대로 정리해서 후배들이 나같은 경험을 하지 않게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컨설팅 업체에서 개업일지를 공유해줄 수 있는지 문의가 들어왔을 때,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 결국 개업에서 업자보다 좀더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쨌든 개업하신 선배님들이 존경스럽더군요.개원, 원장… 이거 아무나 막하는거 아니더군요. 혹시 개원준비중인 선생님들, 후배들을 위해‘개원일지’ 꼭 좀 쓰십시요.
저도 선배들한테 개업에 대해 물어보면 다들 잊혀져서 자기가 거래하는 업체정도 밖에 모르시더군요.
개업하실 때 여러 업체, 입지 다 알아보셨을텐데 1~2년 지나면 다 잊혀지는 것 같습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됐지만 이런 식으로 모은 자료들이 사과박스 하나 정도 되더군요.
그래서 언제 정리가 다 될지도 모르는 개업일지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개업일지 꼭 쓰십시요. 선배 원장님들께서 알고 계신 정보, 나중에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다시 이전개원을 하더라도 큰 도움이 되리라 감히 생각이 듭니다.